스티븐 미란, “연준 독립성은 최우선” 강조하며 구체적 언급은 회피

(로이터/ CNBC)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 Board of Governors) 신임 이사로 지명한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이 12일(현지시간) “연준의 독립성은 최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상원 인준 절차를 이유로 추가 설명을 삼갔다.

2025년 8월 12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미란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연준 독립성의 중요성을 늘 분명히 해왔다”면서도 “곧 상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어 그 과정을 앞서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보수 성향 싱크탱크 ‘맨해튼연구소(Manhattan Institute)’와 공동 저술한 보고서에서 대통령이 연준 이사회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고, 이사 임기를 단축하며, 12개 지역연방은행을 사실상 국유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행정부와 연준 간 ‘회전문(revolving door)’ 관행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상원의 인준을 받으면, 이달 초 돌연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Adriana Kugler) 전 이사의 뒤를 이어 이사진에 합류하게 된다. 쿠글러 전 이사는 조지타운대 교수직으로 복귀하기 위해 사임했다.

미란이 취임하면 이사회는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을 포함해 7명으로 채워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현 이사회 구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임기 중 임명한 2명,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3명, 그리고 미란까지 합류하면 총 7명으로 완성된다.

그러나 미란이 맡게 될 의석의 공식 임기는 2026년 1월 31일까지로 제한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임기가 내년 5월 만료되기 전까지 차기 의장 후보를 물색하는 동안 미란이 공석을 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지표와 관련해 CNBC가 견해를 묻자, 미란은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의미하게 높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으나, 근원지수는 3.1% 올라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 이후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잘 통제돼 왔다”며 물가 급등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근까지도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을 우려하며 금리 동결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7월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시장 분위기는 반전돼 금리 선물시장다음 달부터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월 중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상원 인준이 완료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란은 “그 결정은 상원의 몫”이라며 말을 아꼈다.


용어·배경 설명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 Board of Governors)는 미국 통화정책의 핵심 의사결정 기관으로, 의장을 포함한 7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이사 임기는 14년이지만, 결원 발생 시 남은 잔여 임기를 채울 수도 있다.

연준의 ‘독립성’이란 의회나 행정부의 단기 정치적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법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유롭게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회전문(revolving door)’은 공직과 민간 부문을 오가며 이해관계가 얽히는 현상을 의미한다. 미란은 이러한 관행이 정책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해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영향 분석

“연준 독립성이 ‘최우선 가치’라는 미란의 발언은, 그가 과거 주장한 대통령 통제 강화론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

미란이 인준될 경우, 연준 이사회 내 보수 성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는 지역연방은행 국유화이사 임기 단축 등 급진적 개혁론을 펴 왔다.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통화정책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그는 상원 인준 과정에서 독립성 수호를 재차 강조하면서 시장 안심을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워싱턴 정가에서 연준의 제도적 독립성은 초당적 지지를 받아 왔다.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해, 3%대 근원 CPI는 연준의 2% 목표를 여전히 상회한다. 시장이 9월 인하를 기대하고 있으나, 미란이 합류해도 매파(Monetary Hawk)·비둘기(Dove) 간 힘겨루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끝으로, 파월 의장 연임 여부는 미란의 임시 이사 취임과 별개로 향후 미국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좌우할 최대 변수다. 정치·경제적 변수가 중첩되는 2025년은 연준의 정책 기조가 급격히 변화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