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매든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 관세·비용 상승 직격탄
뉴욕에 본사를 둔 신발·액세서리 기업 스티브 매든(NASDAQ: SHOO)이 2025 회계연도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64.9% 감소한 0.20달러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했다. GAAP 기준 매출은 6.8% 증가한 5억 5,900만 달러로 집계됐으나, 성장분은 전적으로 영국 기반 럭셔리 브랜드 커트 가이거(Kurt Geiger) 인수 효과에 기인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경영진은 신규 관세와 인수 통합 비용으로 인해 마진이 급격히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수입품에 부과된 추가 관세가 원가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회사는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무역 환경 변동성을 이유로 2025 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를 전격 철회했다.
스티브 매든은 트렌드 감도가 높은 디자인, 빠른 생산·소싱 역량, 그리고 도매(Wholesale)와 직접소비자(DTC) 판매 채널의 균형을 통해 성장해 왔다. 최근 전략은 국제 시장 확대와 제품 개발 가속화에 집중돼 있으나, 이번 분기는 관세 충격과 인수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4.0%(비GAAP)로 전년 동기 10.4%에서 6.4%p 급락했다.
주요 재무 지표 분석
조정 EPS는 0.20달러로 전년 동기 0.57달러에서 65% 가까이 감소했다. 조정 순이익은 1,390만 달러로 6,630만 달러였던 전년 대비 66.3% 축소됐다. 총이익률은 41.9%로 0.4%p 개선됐으나, 제품·채널별로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도매 부문 총이익률은 30.9%로 2.2%p 낮아진 반면, DTC 총이익률은 61.3%로 3.0%p 하락했다.
GAAP 기준 영업비용 비중은 매출의 47.2%까지 뛰었다. 여기에는 커트 가이거 인수 관련 보상비 3,880만 달러와 일회성 법적 합의 비용, 인력 구조조정 비용이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GAAP 영업손실은 4,030만 달러를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도매·DTC 채널 동향 및 커트 가이거 효과
커트 가이거 인수를 제외할 경우 도매 매출은 12.8% 감소했고, 직접소비자 매출도 3% 감소했다. 반면 인수 효과를 포함하면 DTC 매출은 43.3% 급증해 전체 매출 성장세를 견인했다. 커트 가이거의 제조 비중 80%가 중국에 집중돼 있어, 관세 리스크가 추가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회사 측은 인정했다.
“커트 가이거는 장기적으로 성장을 견인할 핵심 동력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통합 비용과 관세 노출이 부담이다.” – 스티브 매든 경영진
공급망 재편과 가격 전략
회사는 관세 노출을 줄이기 위해 중국 외 지역으로 생산 거점을 급격히 이동 중이다. 커트 가이거를 제외하면 2024년 71%에 달했던 중국산 미국 수입 비중을 가을 시즌에 중·후반대(15% 선)까지 낮출 계획이다. 베트남·캄보디아·멕시코·브라질로의 이전이 진행 중이지만, 해당 지역의 생산 효율은 아직 중국 대비 10~15%가량 비용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비용 상승을 상쇄하기 위해 회사는 평균 10%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도매 거래처가 FOB(본선 인도가격) 조건으로 구매하는 제품의 경우 관세 비용을 직접 부담하므로, 거래처가 주문을 취소하거나 가격 인상에 저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회사는 제조 파트너와의 협상 및 내부 비용 절감으로 마진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재무 상태 및 배당 정책
2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억 1,190만 달러, 순부채는 1억 8,160만 달러로 집계됐다. 커트 가이거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은 3억 달러 규모의 터름론(Term Loan)으로 조달됐다. 이자 비용 증가가 차기 분기 수익성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사주 매입은 진행하지 않았고, 분기 배당은 주당 0.21달러로 유지했다. 경영진은 “현금 유동성과 부채 상환 계획을 고려해, 배당 수준을 당분간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시장 맥락 설명
최근 글로벌 패션·잡화 업계는 고금리·소비 위축과 공급망 다변화 비용 증가라는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 특히 미국의 추가 대중(對中) 관세는 원가 구조가 중국 의존적인 브랜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FOB(Free on Board) 조건은 ‘본선 인도가격’으로, 수입업체가 세관 통관 및 관세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스티브 매든의 도매 파트너가 FOB로 구매할 경우, 관세 부담이 도매상에게 전가돼 주문 취소 리스크가 상승한다.
이처럼 관세 영향이 공급망 재편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업계 전반의 마진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반면, 고가 럭셔리 브랜드는 가격 전가력이 상대적으로 높아 방어력이 크다. 커트 가이거 인수는 스티브 매든이 프리미엄 카테고리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전망과 과제
경영진은 “관세·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향후 공급망 이전 속도, 가격 인상 수용도, 그리고 커트 가이거 시너지 창출 여부가 실적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의 핵심 과제는 ▲관세 부담 최소화를 위한 원가 구조 개선 ▲도매 파트너와의 가격 협상력 확보 ▲DTC 채널 회복을 통한 고마진 매출 확대다. 아울러 중국 외 생산국에서의 품질·납기 안정화가 신뢰 회복의 열쇠로 지적된다.
향후 분기별 실적 발표에서 총이익률 추세와 재고 회전율이 개선세를 보인다면, 주가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관세가 장기간 유지되거나 소비 부진이 심화될 경우 이익 가시성은 한층 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