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새 수장 효과로 주가 급등
Stellantis NV(NYSE/STLA)의 주가가 12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9.2%까지 치솟았다. 새 최고경영자(CEO) 안토니오 필로사(Antonio Filosa)가 대중 앞에서 열린 ‘파이어사이드 챗(fireside chat)’에서 회사의 구체적 우선순위를 제시하며 매출 성장·산업 실행력·점진적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직접적 촉매로 작용했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필로사는 “우리는 곧 전환점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하며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FCF)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과거 경영진이 마진을 물량보다 앞세웠던 전략에서 과감히 선회해, 매출 확대를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전술적 변화
필로사는 북미 시장에서 판매 중단됐던 모델을 재투입하는 것이 성장 가속 레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출시 대상에는 지프 체로키, 지프 레니게이드, 내연기관(ICE)을 탑재한 닷지 차저가 포함됐다. 특히 헤미(Hemi) 엔진이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에만 벌써 4만 건의 선주문이 몰렸다.*
헤미 엔진은 실린더 상부가 반구(hemispherical) 형태인 구조를 말한다. 연소 효율이 높고 고출력·고토크를 내는 것이 특징이지만, 제작 단가와 배출 규제 부담 탓에 단계적으로 퇴출됐었다.
뿐만 아니라 회사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완전 신형 RAM 중형 픽업 트럭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在庫·규제 리스크 관리
딜러 재고에 대해 필로사는 “2024년형 모델과 2025년 라인업 대부분이 이미 판매 완료됐으며, 재고 수준이 현저히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에도 정밀한 재고 관리를 통해 모델 믹스의 품질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규제 당국과의 협의 역시 ‘건설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멕시코·캐나다산 차량에 대한 미국 관세와 관련해 “최종 시나리오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에 대해 과거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무 목표와 가이던스
재무 측면에서 그는 “자유현금흐름이야말로 우리가 집중해야 할 1순위”라고 강조하면서도, “하반기 실적 발표 전에는 추가 가이던스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2026년 1분기부터 분기별 실적 공개를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는 투자자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바클레이즈(Barclays) 애널리스트들은 “필로사의 발언은 전반적으로 건설적이나 본질적으로 새로운 내용은 많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그들은 미국 시장점유율, 재고, 인센티브 지표가 여전히 부진하고, 유럽 가격 환경도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주가 반응은 ‘예상을 웃돌았다’는 분석이다. 바클레이즈는 “스텔란티스의 9.2% 상승폭은 동종 업계인 포드(+3%), 제너럴모터스(+2.4%)를 크게 상회한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가 본 의미
자동차 산업 컨설턴트들은 “매출 중심 전략으로의 전환”을 가장 주목할 변화로 꼽는다. 전동화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흘러가는 가운데, 스텔란티스가 ICE 라인업의 경쟁력 회복에 무게를 두는 전략은 단기적으로 현금 창출 능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환경 규제 강화와 전기차(EV) 확산이라는 거시 흐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병행할 수 있을지가 중장기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필로사가 제시한 ‘산업 실행(Industrial Execution)’이라는 키워드를 해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생산 라인 최적화, 공급망 탄력성 확보, 품질 관리 상향 등 전 영역의 비용 구조를 재설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러한 변혁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12~18개월에 걸쳐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투자자 신뢰 회복이 이번 주가 급등의 핵심 동력이다. 필로사가 “곧 전환점(turn the corner)을 맞겠다”고 강조한 데서 엿보이듯, 그는 실적 가시성을 높이고 규제 리스크를 완화해 주주 가치를 빠르게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2021년 푸조·시트로엥의 PSA 그룹과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합병으로 출범한 다국적 완성차 기업이다. 14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 생산시설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