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규제 혁신과 미국 재정 적자 해소의 장기적 관점
2025년 6월 21일 미국 상원을 통과한 GENIUS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시함으로써 디지털 자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는 이 법안을 통해 “번창하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가 미국 국채에 대한 민간 부문의 수요를 자극하여 정부의 차입 비용을 낮추고 국가 부채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칼럼은 이 혁신이 향후 10년 이상에 걸쳐 미국 재정 적자 구조와 국채 시장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를 심층 분석한다.
1. 법안 주요 내용과 규제 배경
- 준비금 규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예치금, 국채, 환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 중앙은행 예치금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1:1 대비 담보해야 한다.
- 월간 외부 감사: 공인 회계법인의 정기적 검사를 의무화하여 준비금 보유 현황을 투명하게 공시한다.
- 투자자 보호: 투자자는 발행 준비금 비율, 운용 정책, 바스켓 구성 등을 명확히 열람할 수 있다.
- 국채 연계: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에 국채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유도하여 국채 수요 확대를 목표로 한다.
이 같은 조치들은 2023~2024년 규제 공백으로 인한 시장 불안과 일부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부족 사태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이번 법안 통과로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통화 기반 디지털 자산 시장을 법제화하며 금융 혁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
2. 미국 재정 적자와 국채 시장 현황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4년까지 미국 정부의 누적 적자는 약 3조 4천억 달러로 예상된다. 이 기간 동안 국채 발행 규모는 연평균 1조 5천억 달러를 상회할 전망이다.
연도 | 예상 적자(억 달러) | 국채 발행 규모(억 달러) |
---|---|---|
2025 | 1,100 | 1,600 |
2026 | 1,200 | 1,700 |
2027 | 1,300 | 1,800 |
2028 | 1,400 | 1,900 |
2029 | 1,500 | 2,000 |
전통적으로 미국 국채 수요는 은행, 연기금, 보험사, 뮤추얼펀드, 외국 중앙은행 등이 주도해 왔다. 그러나 고연준 금리 체제,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로 민간 부문 수요가 상대적으로 둔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새로운 수요원으로 부상한다면, 국채 가격 안정화 및 수익률 압박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3.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국채 수요 확대 메커니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준비금의 일정 비율을 미국 국채에 투자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 추가적 수요원 확보: 현재 약 2,300억~2,500억 달러 규모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5년 내 후속 규제·보험 적용 확대 등으로 최대 35%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국채 수요로 환산 시 약 800억~9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수요 창출 효과가 가능하다.
- 유동성 공급 강화: 코인 상환 요청 시 준비금 매도 압력이 발생하나, 국채 투자가 안정적 시장 구조를 지원해 장기적으로는 자산 회전율이 강화된다.
- 금리 곡선 안정화: 국채 단기·중기물에 대한 수요 증가는 현물 국채와 선물 금리 차익거래(캐리 트레이드) 활성화를 통해 수익률 스프레드를 축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4. 재무부 차입 비용 절감과 시장 파급 효과
미국 재무부의 자금조달 비용은 연방예산 적자 및 금리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한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직접·간접적 국채 수요 증가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재무부 차입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 평균 수익률 하향 압력: 추가 수요가 채권 가격을 지지함으로써 대비 요구 수익률(수익률 곡선)이 낮아진다.
- 입찰 경쟁 강화: 경매 입찰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낙찰 수익률이 하락하는 효과가 심화된다.
- 시장 심리 개선: 안정적 디지털 자산 수요원 출현이 금융시장 불안 완화에 기여해 글로벌 투자자의 미국 국채 선호도를 높인다.
이로 인한 연간 차입 비용 절감액은 10년물 기준 약 5~10bp 수준으로 추정되며, 연간 수십억 달러의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 개선에 긍정적 신호를 제공한다.
5. 금융 안정성과 잠재적 리스크 관리
물론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의 대규모 국채 편입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과제를 동반한다.
- 유동성 리스크: 시장 충격 시 일시적 국채 매도 압력 증가는 단기 금리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
- 연계 위험: 민간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부실 거버넌트는 전통 금융과의 섀도 뱅킹 연계를 통해 시스템 리스크를 전파할 수 있다.
- 규제 역설: 지나친 국채 편입 비율 규제는 준비금 운용 유연성을 저해해 스테이블코인 안정성 자체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규제 당국은 자본·유동성·레버리지 규제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 공시 의무, 위기 대응 메커니즘을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이는 금융안정위원회(FSB)의 권고사항과도 궤를 같이 한다.
6. 글로벌 자산 시장과 달러 위상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은 디지털 달러화 수요를 확대함으로써 미국 달러의 헤게모니를 장기적으로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디지털 달러 네트워크 효과: 코인 기반 결제·청산 인프라가 글로벌 금융망에 확대되면 달러 결제 비중이 증가한다.
- 경쟁 통화 약화: 유로·위안·엔 등 대체 통화의 디지털 자산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연계 스테이블코인이 더 높은 신뢰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 자본 유입 가속화: 기관·개인 모두 국채 담보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탈글로벌 금융제재 회피 위험이 낮아 달러 자산 선호도가 높아진다.
7. 정책 함의와 향후 전망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는 금융 혁신과 재정 건전성 간의 ‘균형 게임’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주된 정책 함의는 다음과 같다.
- 국채 수요 다각화: 전통 투자자 외에도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새로운 수요원이 된다.
- 통화 주도권 강화: 디지털 달러 네트워크가 글로벌 지급·결제 패러다임을 선도한다.
-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발행사·투자자·감독기관의 역할 분담과 위기 대응 프로토콜이 핵심이다.
향후 12~24개월은 규제 세부 시행령, 회계기준 수립, 감독 체계 구축이 과제로 남는다. 이후 3~5년 내 디지털 자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 국채 시장의 지형도가 바뀔 것이다. 민간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에 편입된 국채 규모가 수천억 달러를 넘어서면, 달러화 수급 균형과 금리 결정 과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 제언
• 자본시장연구원: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금융 혁신과 안정성의 조화가 관건이다. 준비금 자산 바스켓에 대한 탄력적 접근이 필요하다.”
• IMF: “디지털 자산 편입 국채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안정 위험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협력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 블룸버그애널리틱스: “미국 국채 입찰에서 스테이블코인 참여자 비중을 모니터링하고, 전자 채권 입찰 플랫폼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스테이블코인 규제 혁신은 미국 재정 구조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는 한편, 금융안정과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수적인 과제로 남는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달러 생태계가 강화됨에 따라 국채 수요 안정, 차입 비용 절감, 달러 위상 제고라는 3중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