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규제 명확화가 미국 국채 시장 및 재정 지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

스테이블코인 규제 명확화가 미국 국채 시장 및 재정 지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

최근 상원을 통과한 GENIUS 법안(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은 스테이블코인 기업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자산 시장에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준비금의 상당 부분을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면서, 정부의 재정 조달 환경과 장기 금리 전망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 배경 및 법안 핵심 내용

GENIUS 법안은 다음과 같은 주요 조항을 담고 있다:

  •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자산을 미국 달러 현금, 미국 국채, 국채 환매조건부채권(RP), 중앙은행 준비금 예치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고유동성·고안정성 자산으로 한정
  • 준비금 보유 내역을 월간으로 공인회계법인 감사를 통해 공개
  • 발행사에 대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예금자 보호·파산 절차 기준 적용 검토
  • 지갑 운영자·중개업체에 대한 등록 및 자본 적정성 규제

미 하원도 STABLE 법안(Stablecoin Tethering and Bank Licensing Enforcement Act)을 마련 중이지만, 상원안의 통과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스테이블코인 발행·운영의 제도권 편입을 의미한다.

2.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와 성장 전망

2025년 6월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2,500억 달러 수준이다. 대표 코인별 시가총액은 다음과 같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시가총액(억 USD)
Tether (USDT) Tether Ltd. 820
USDC Circle 550
BUSD Binance & Paxos 150
DAI MakerDAO 60
그 외 920

저명 투자은행 및 정책연구소들은 향후 5년 내 시장 규모가 최소 5배 이상 확대되어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배경에는 전통 금융기관·테크 기업·빌링 플랫폼의 참여 확대, 글로벌 결제 및 송금 수요 증가, 디파이(DeFi) 생태계의 확장 등이 있다.

3. 미국 국채에 대한 새로운 수요 창출 메커니즘

GENIUS 법안이 요구하는 고유동성 자산으로서의 미 국채 보유 의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시장에 신규 발행되는 미국 국채를 매입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낼 전망이다.

  1. 기존 주요 수요처(연기금·외국 중앙은행·금융기관·MMF 등)에 더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새로운 매수 주체로 가세
  2. 단기 및 중기 국채(1~5년물)뿐 아니라, 법안상 허용된 RP·머니마켓펀드 투자를 위해 자본이동이 촉진되어 단기물 수요 증가
  3. 높은 유동성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발행사는 만기가 짧은 국채 비중을 먼저 확대할 가능성이 커, 단기 금리 안정에 기여

특히 CBO(Congressional Budget Office)의 추정에 따르면, 2025~2034년까지 연방 재정적자는 3.4조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수요가 매년 수천억 달러 규모로 확대된다면, 재정 조달 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가 있다.

4. 장기 금리 전망 및 투자자 구성 변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025년 6월 현재 4.1%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수요처별 잔액 구성은 아래와 같다.

  • 외국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 7.0조 달러 (33%)
  • 미국 연기금(사회보장·공무원 연금 등): 4.5조 달러 (21%)
  • MMF 및 머니마켓: 2.1조 달러 (10%)
  • 기타 금융기관 및 개인: 7.9조 달러 (36%)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으로 유입될 자금은 초기 500억~1,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이는 외국 중앙은행과 동급의 비은행(non‐bank) 수요층을 형성한다. 중·단기물 위주로 매수 압력을 가함으로써 수익곡선의 안정화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축소에 기여할 수 있다.

5. 재정 정책 및 부채 관리에의 시사점

새로운 수요층의 등장으로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될 경우, 재무부는 차입 비용을 절감하며 적자 규모를 수월하게 감당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정부의 이자지급부담(Interest outlays)을 줄여, 다른 복지·인프라 투자 및 긴급 재난지원 여력을 높이게 된다.

다만 다음과 같은 리스크와 과제도 존재한다:

  •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변동성·신뢰 저하 시 대량 매도에 따른 금리 급등 위험
  • 발행사 파산 혹은 준비금 부실 관리 시 연쇄적인 금융 시스템 충격
  • 법안 통과 후에도 하원·예비 규제·감독 체계 확립 지연으로 인한 과도기적 운영 불확실성

6. 주요 경제 지표에 미치는 파급 효과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수요 확대가 10년물 금리를 0.1%포인트 낮춘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은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지표 변화폭 기대 효과
10년물 금리 -10bp 주택담보대출 금리(-5bp), 기업채 AAA(-7bp) 하락
주택 시장 거래량 +1.2% 저금리 대출 수요 증가
기업 투자 자본 지출 +0.8% 자금 조달 비용 경감
GDP 성장률 연간 +0.05%p 통화정책 완화효과 일부 대체

7. 정책·시장 관계자 관점

미 연준 정책 담당자는 시장 금리의 안정성이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며 긍정적 시각을 드러내었다. 반면 재무부 고위 관료는 스테이블코인이 정부 부채 수요를 대체할 수는 있지만, 전통 수요처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관계자 또한 “제도권으로 편입된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MMF 수익률과 경쟁하게 되면, 자금 유출입이 국채 수익률 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경계했다.

8. 향후 전망 및 전략적 시사점

향후 1년간 주목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하원·행정부 차원의 법안 확정 및 시행령 공포 일정
  2.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금 자산 구성 비율 변경 동향 분석
  3.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 및 거래량의 분기별 성장률
  4. 단기물 금리·수익률곡선 변동 추이와 연준·재무부 회의 자료 상의 언급

기관 투자자는 향후 국채 포트폴리오 운용 시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수요 현황을 일종의 비은행(non‐bank) 수요층으로 인식하고 금리 예측 모델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발행사의 준비금 공개보고서 및 회계감사 보고서도 신규 모니터링 지표로 포함해야 한다.

9. 결론

GENIUS 법안의 통과는 단순한 암호화폐 규제가 아니라, 미국 국채 시장 구조연방 재정 조달 지형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다.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 자산으로서 미국 국채 수요가 제도권 내에서 대거 확대되면, 금리 안정·차입 비용 절감 효과를 통해 재정 건전성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새로운 수요층의 등장은 시장 충격에 대한 새로운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규제 완비 이후에도 투명성 강화위기 대응 매커니즘 구축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 시장의 핵심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지, 아니면 제도적 미비를 드러내며 위기를 촉발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