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 CEO “금리·무역 환경, 은행 영업에 ‘스위트 스폿’…포트폴리오 스트레스 없어”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 그룹 최고경영자(CEO) 빌 윈터스(Bill Winters)가 자사 자산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하며, 당분간 은행권 전반의 신용 위험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2025년 10월 2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된 퓨처 인베스트먼트 이니셔티브(Future Investment Initiative) 행사 현장에서 블룸버그 텔레비전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2025년 10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윈터스 CEO는 “포트폴리오 어디에서도 스트레스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이번 주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도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스위트 스폿(sweet spot)’에 있다”고 표현했다.

그가 말한 ‘스위트 스폿’이란 정책 금리가 성장세를 꺾을 만큼 높지는 않으면서도 은행 수익성을 뒷받침할 수준으로 충분히 높게 유지되는 구간을 뜻한다. 실제로 윈터스는 “금리가 충분히 높아 유동성이 돌고, 동시에 과도한 인상으로 성장을 제약하지 않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은행들이 겪는 ‘순이자마진(NIM) 확대·대손충당금 증가’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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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퍼스트 브랜즈 그룹(First Brands Group)과 트리컬러 홀딩스(Tricolor Holdings)의 파산은 개별적 요인(one-off 사건)으로 보이며, 전체 신용 사이클이 위기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하지 않는다.” — 빌 윈터스, 2025.10.28

그럼에도 그는 신용 사이클(credit cycle)은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며, 개별 부실 기업이 속출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신용 사이클’이란 경기 확장·금리·유동성·부채 축적 정도에 따라 기업 채무 상환 능력이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금융주기’ 또는 ‘대출주기’로 번역되기도 함.

무역 관세의 영향에 대해서도 윈터스 CEO는 “당사의 비즈니스에 실질적 손익 효과가 중립적(neutral)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는 스탠다드차타드가 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 집중돼 있고, 각 지역별 통상 환경을 다양화함으로써 특정 노선의 관세 리스크를 방어해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해 남은 기간뿐 아니라 2026년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① 대손충당금이 안정적이라는 내부 지표, ② 무역 활동 증가에 따른 거래 금융(trade finance) 수요 확대, ③ 고금리 환경을 활용한 예대마진 개선 등을 근거로 들었다.

전문가 시각 · 추가 분석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고금리 역설”이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통상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기업 부도가 늘어나고 은행 부실이 커지지만,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올라선 금리가 일정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 은행은 고정·변동금리 자산의 ‘재가격 조정’ 효과로 오히려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 다만,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차 역전, 신흥국 고금리·달러 강세로 인한 채무불이행 위험이 중장기 리스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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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탠다드차타드는 총자산 중 신흥시장 비중이 60%를 웃돈다. 신흥국 통화 약세가 심화될 경우, 국가별 외환 규제·송금 제한 등이 은행 수익 구조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윈터스 CEO가 “관세·무역 리스크가 중립적”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는 단기 실적 관점일 뿐, 중장기적으로는 환율 변동, 지정학적 긴장이 변수로 남아 있다.

용어·배경 설명

  • 순이자마진(NIM, Net Interest Margin) — 은행이 받아오는 이자와 지급하는 이자의 차이를 자산 규모로 나눈 값. 금리가 오르면 예대금리 차 확대 효과로 NIM이 늘어나 수익성이 개선된다.
  • 대손충당금(Loan-Loss Provision) — 미회수 가능성이 있는 대출·투자자산에 대비해 사전에 비용으로 적립하는 금액.
  • Trade Finance(거래 금융) — 수출입 기업이 물품·서비스 결제 전후로 필요로 하는 단기 자금을 은행이 신용장(L/C)이나 지급보증 등 형태로 지원하는 업무.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번 주 후반에 2025년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 컨센서스는 순이자이익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순익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영국·유럽 규제 당국이 일부 이머징마켓 익스포저(위험노출) 관리 강화를 주문한 만큼, 향후 분기 실적에서 대손충당금 변동이 주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미국발 기업 부도 사례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글로벌 은행권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시각도 있다. 퍼스트 브랜즈 그룹은 자동차 애프터마켓 부품 공급사, 트리컬러 홀딩스는 멕시코계 미국인 대상 중고차 금융사로, 고금리·차량 가격 급등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가 공통 분모다.

전문가 의견* 필자는 신흥시장 익스포저를 다변화하고, 무역 금융 기반 리스크 헤지를 강화하려는 스탠다드차타드의 전략은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실물 수요를 타격할 경우, 관세·금리가 아닌 ‘무역량 자체의 감소’가 가장 큰 리스크로 부상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분기 실적에서는 대출 성장률보다 거래 건수·국가별 리스크 가중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 이 기사는 원문(Investing.com 영문 기사)을 정식 번역·가공한 것이며, 국내 독자를 위해 용어 해설과 전문가 시각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