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가 올해 상반기 세전이익이 시장 예상을 26% 웃돌며 43억8,000만 달러(약 5조7,000억 원)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은행은 13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과 주당 12.3센트의 중간배당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는 자산 성장과 비용 절감을 병행한 빌 윈터스(Bill Winters) 최고경영자(CEO)의 구조조정 전략이 10년 임기의 반환점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런던 증시에 상장된 동사 주가는 이날 장 초반 보합세를 보였으며, 홍콩 증시에서는 오전 한때 하락 폭을 줄여 0.4% 내린 수준에서 거래되며 홍콩 항셍지수(-1.5%) 대비 선방했다.
이번 실적 발표는 윈터스 CEO가 취임 이후 역점을 둔 세 가지 핵심 사업 부문(자산·부·시장의 ‘Wealth’, 트레이딩, 전통 은행업)의 동반 성장 전략이 결실을 보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자산관리(Wealth)와 금융시장 부문(Markets) 실적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재개로 촉발된 글로벌 변동성 확대를 발판 삼아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1. 세전이익 및 수익 성장
상반기 세전이익 43억8,000만 달러는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38억3,0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총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으며, 연간 가이던스도 기존 ‘5~7% 미만’에서 ‘범위 하단(5%) 수준’으로 상향됐다. 이는 은행이 주력하는 아시아·아프리카 신흥시장에서의 견조한 영업환경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2. 트레이딩·자산관리 부문 호조
은행의 두 번째 주요 수익원인 트레이딩 사업부는 28% 증가한 24억 달러의 운영수익을 기록했다. 자산관리 수익은 위험 분산 수요 확대와 수수료 기반 상품 판매 증가로 24% 급증했으며, 6개월 동안 신규 고액자산가 13만5,000명이 유입됐다. 은행은 향후 5년간 자산관리 부문에서 2,000억 달러의 신규 자산 유치와 두 자릿수 수익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 초기 2년은 구조조정 때문에 특히 어려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창출한 가치가 시장에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 빌 윈터스 CEO
3. 중국 리스크 최소화
스탠다드차타드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대규모 중국 부동산 충당금을 잡은 HSBC와 달리, 336백만 달러의 상반기 손상차손(impairment)만을 계상했다. 이는 주로 개인금융·자산관리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홍콩 상업용 부동산 노출액은 21억 달러로 총대출의 0.5% 미만이다. 2분기 해당 부문 충당금은 3,400만 달러 증가해 1억1,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은행 측은 “차입 기업들의 유동성 압박이 이어질 경우 추가 손상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디아 리케(Sadia Ricke) CRO(최고리스크책임자)는 “글로벌 관세 재격화 위험이 다소 완화됐으나,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원자재 가격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4.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
세전이익(pretax profit)은 법인세 차감 전 영업·투자 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기업의 실제 영업력 판단 지표다.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은 상장기업이 유통 주식을 다시 사들여 유통물량을 줄이는 정책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주당순이익(EPS) 개선 효과가 있다.
손상차손(impairment)은 자산가치가 장부가치보다 영구적으로 하락했을 때 인식하는 회계 비용으로, 금융권에서는 대출 부실률과 직결된다.
5.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스탠다드차타드가 신흥시장 특화 모델을 고수하면서도 수수료 기반 사업 비중 확대에 성공한 점을 호평한다. 다만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이익 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는 반면, 글로벌 금리 하락 전환 시 순이자마진(NIM)이 압박받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은 잠재적 리스크 변수로 꼽힌다.
향후 투자자 관심은 추가 자본 배당 정책,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그리고 미·중 무역갈등 재부각 시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 방어 능력에 집중될 전망이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금융(ESG) 솔루션 확대, 디지털 뱅킹 강화 전략 등도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6. 향후 일정 및 전망
은행은 올해 하반기에도 자산관리·트레이딩 부문의 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연간 수익 성장률 5%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자사주 매입 완료 시기와 추가 배당 정책이 주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스탠다드차타드는 구조조정 이후 안정적인 수익·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중장기 10%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세계 경기 둔화와 지역별 지정학 리스크는 변동성이 상존하는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