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보드 밸류 5% 지분 취득 소식에 플루어 주가 사후거래서 급등

플루어 코퍼레이션(Fluor Corporation, NYSE: FLR) 주가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사후거래(after-market trading)에서 7% 가까이 상승하며 51.12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급등은 주주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한 스타보드 밸류(Starboard Value)가 플루어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타났다.

2025년 10월 20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스타보드 밸류는 플루어 지분 약 5%를 확보했으며, 주가 재평가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통상 사후거래는 정규장 종료 후 발생하는 거래로, 기업 뉴스나 실적 발표 등 변동성이 큰 이벤트 직후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빠르게 반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스타보드의 투자 배경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타보드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신규 인프라·에너지 정책 흐름이 플루어의 본업(토목·플랜트·엔지니어링) 수주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플루어는 미국·중동·아시아 전역에서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기업이다.

주목

플루어 핵심 자산 ‘누스케일’ 지분 40%

스타보드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플루어가 보유한 누스케일 파워(NuScale Power Corp, NYSE: SMR) 40% 지분이다. 누스케일은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전)을 개발‧건설하는 기업으로, 원자로를 모듈화해 공장에서 제작 후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건설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들어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탄소 배출이 적은 원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이에 따라 누스케일 주가는 연초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고, 스타보드는 이 지분 가치가 본업 대비 과소평가됐다고 지적한다.

스타보드는 플루어가 “누스케일 지분 매각·분할·상장 전략 등 모든 옵션을 검토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Activist Investor)란?

주주 행동주의는 기업의 지분을 확보한 뒤 경영진에게 적극적으로 개혁이나 자산 매각,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투자 방식이다. 대표 사례로 엘리엇 매니지먼트,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등이 있으며, 스타보드 역시 이 분야의 노하우가 풍부한 펀드로 알려져 있다.

WSJ에 따르면 스타보드 CEO 제프 스미스(Jeff Smith)는 21일(현지시간) 플루어 투자 배경과 향후 계획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스미스는 과거 다수의 기업에서 대규모 지분을 매입한 뒤 구조조정·자회사 분할 등을 통해 지분가치를 끌어올려 시장의 주목을 받아 왔다.

주목

플루어의 현재 재무 지표

시가총액 약 80억 달러(약 10조 9,000억 원)로, 2025년 들어 주가는 약 3% 하락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지분 취득 소식으로 단기적인 주가 반등이 나타나며 연초 대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EPC 수주잔고 확대, 미국 인프라 법안 통과, 원전·수소 등 에너지 전환 사업이 플루어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플루어가 그간 프로젝트 손실 충당금 문제로 실적 변동성이 컸던 만큼, 스타보드의 가시적 압박이 경영 효율성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SMR과 AI 데이터센터의 시너지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출력이 작지만, 모듈형 설계 덕분에 설치 지역 유연성이 커 데이터센터·산업단지 등 지역 밀착형 전원(Distributed Power)으로 각광받는다. AI 학습 및 추론 과정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므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필수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SMR이 차세대 AI 인프라 공급망의 핵심”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망과 리스크

스타보드의 행동주의 전략이 현실화될 경우, 플루어는 비핵심 자산 매각·재무구조 개선·신규 수주 확대를 동반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반면, 장기 프로젝트 지연·원자재 가격 변동·정책 리스크 등은 여전히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시장의 초점은 21일 공개 예정인 제프 스미스의 발언과 플루어 경영진의 대응이다. 투자자들은 누스케일 지분 처리 방향, 인프라·에너지 정책 수혜 규모, 자본 배당 정책 조정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 용어 정리
After-market trading(사후거래): 정규 거래시간(09:30~16:00, 美 동부시간) 이후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는 매매.
SMR(Small Modular Reactor): 300MWe 이하 출력의 소형 원전. 공장제작 방식으로 경제성과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원전.
Activist Investor(주주 행동주의 펀드): 경영 개선을 통해 주가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기관 투자자.

결론적으로 스타보드의 5% 지분 취득은 플루어 주가 모멘텀을 단기적으로 자극했다. 이후 플루어가 누스케일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미국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본격화될지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