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이해충돌 방지 자산 처분 시한 넘겨—미국 정부윤리청 경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이 정부윤리협약에 명시된 자산 처분(디베스처·divestiture) 기한을 넘긴 사실이 확인됐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종합 취재에 따르면, 미국 정부윤리청(OGE·Office of Government Ethics)은 베센트 장관이 4월 28일까지 특정 금융자산을 매각하겠다는 서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상원 재무위원회에 공식 통보했다.

주요 경과에 따르면, OGE 준법감시국 데일 크리스토퍼(Dale Christopher) 부국장은 8월 12일자 서한에서 “장관이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기한 내에 처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명확히 지적했다. 베센트 장관은 1월 인준 청문회에서 ▲펀드 ▲신탁 ▲농지 등 수십여 개 자산을 매각해 ‘실질적·외관상’ 충돌을 회피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베센트 장관은 공직 취임 90일 이내에 특정 보유 자산을 정리해야 한다는 연방법 규정을 준수하지 못했다.” — OGE 서한 중


베센트는 조지 소로스의 최고투자책임자 출신이자, 헤지펀드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5월 2일과 6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개인 윤리협약을 수정했지만, 핵심 자산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GE는 8월 14일 후속 서한을 통해 “베센트 장관이 올해 12월 15일까지 모든 처분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새로운 일정을 제시했다”라고 상원 재무위원회에 재차 보고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대부분의 자산이 비유동적(illiquid)이고, 매수 희망자를 찾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베센트 장관의 해명에 따르면, 그는 이미 전체 처분 대상의 90%를 매각했으며, 4%만 남았다고 밝혔다. 남은 대부분은 농지로서, “본질적으로 매우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용어 해설: ‘디베스처(divestiture)’는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공직자가 개인 자산을 매각·신탁하는 제도다. 미국에서는 장관급 인사가 취임 90일 이내에 해당 절차를 완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센트 장관이 기한을 넘겼다는 사실 자체가 법적 처벌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행정부 경제정책 신뢰도시장 투명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그가 헤지펀드·농지 등 비전통 자산에 깊이 관여해 온 이력이 있어, 실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해충돌 우려가 반복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파장도 주목된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D. 크레이포(Michael D. Crapo) 상원 재무위원장에게 발송된 OGE 서한은 행정부와 의회 간 긴장 수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윤리 기준 강화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한편, 전·현직 장관의 자산 처분 사례를 살펴보면, 스티븐 므누신(前 재무장관)이 2017년 헐리우드 제작사 지분을 매각하는 데 60일이 걸렸고, 윌버 로스(前 상무장관)는 가족신탁 구조 문제로 180일 넘게 소요된 바 있다. 비유동 자산의 처분 지연은 반복되는 쟁점이지만, 이번 사례는 공직 취임 후 90일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도 미해결 자산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더욱 비판을 받고 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베센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는 통화정책 공조, 세제 개편, 부채한도 협상 등 굵직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해충돌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국채 발행 전략이나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등 실물·금융시장에 미묘한 변동성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향후 일정으로는 ▲12월 15일까지 최종 매각 완료 ▲2026년 1분기 OGE 최종 검증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 보고가 예정돼 있다. 자산 평가와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재무부가 요구해온 거래 익명성·가격 비밀 유지 조건을 어떻게 충족할지가 관건이다.

베센트 장관은 “법률과 윤리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윤리 감독 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과 농업계는 그의 자산 구조와 정책 선택 사이의 잠재적 상관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