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후임자를 결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면접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후보군은 중앙은행 전·현직 인사와 월가 전문가를 아우르는 11명으로, 베센트 장관은 “놀라운 인재 그룹”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 8월 1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이날 CNBC 프로그램 ‘스쿼크 박스(Squawk Box)’에 출연해 “노동절 직후 백악관이 압축한 명단을 바탕으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11명의 매우 강력한 후보를 발표했고, 저는 아마도 노동절 직후 그들과 만나 명단을 추린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정말 놀라운 인물들이다.” —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후보 명단에는 현직 연준 이사 미셸 보우먼·크리스토퍼 월러, 댈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백악관 수석경제학자 케빈 해싯, 전 연준 이사 케빈 워시가 포함돼 있다. 또한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리더, 제프리스 수석전략가 데이비드 제르보스, 경제학자 마크 서멀린, 전 연준 이사 래리 린지,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도 거론된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만료되지만, 백악관은 금리 인하 압박을 가속화하고 있어 인선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다소 침체된 주택시장을 살리려면 긴급한 완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택시장·인플레이션 — 최근 재고 부족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신규 착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베센트 장관은 “주택 공급을 억누르면 1~2년 뒤 어떤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대폭적인 금리 인하가 건설 붐을 촉진해 장기적으로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일정도 언급됐다. 연준은 9월 16~17일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202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 유력하다. 베센트 장관은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년 만에 최대폭 상승했음에도 “주식시장 가치 상승에 따른 포트폴리오 수수료 인상이 주된 요인”이라며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오는 8월 22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심포지엄에서 마지막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5년 주기로 실시되는 통화정책 재검토 내용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이나, 9월 금리 결정에 대한 힌트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용어 해설*
•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산하 회의체.
• PPI(Producer Price Index): 생산자가 받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에 선행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 잭슨홀 심포지엄: 연준이 매년 주최하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학계·시장 관계자 콘퍼런스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장으로 꼽힌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 이후 월가에서는 차기 의장 지명 절차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하에 방점을 찍는 백악관과 완화 속도 조절을 신중히 검토해 온 연준 간의 긴장감이 후보군 면접 과정에서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 영향에 대해 투자은행(IB)들은 “차기 의장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일 경우 장기금리가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매파 기조를 유지할 인물이 선출될 경우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향후 일정상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말까지 차기 의장을 지명하고,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 2026년 초 임명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노동절 이후 진행될 베센트 장관의 ‘11인 면접’ 결과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