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 스위스 증시 벤치마크인 스위스 마켓 인덱스(SMI)가 31일(현지시각) 0.57% 떨어지며 하루를 마감했다. 장 초반 잠시 12,557.62포인트까지 올랐지만, 투자자들의 신중 모드가 이어지면서 종가는 12,475.49포인트로 내려앉았다.
2025년 10월 31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중국 간 상호 관세 부과로 인한 무역 전쟁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종목별 개별 재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30일간 유예하기로 한 결정이 일시적으로 투자 심리를 진정시켰으나, 대(對)중국 관세 전면전 가능성이 계속 부각되며 지수는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UBS 그룹(UBS Group AG)은 2024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7.05% 급락했다. UBS는 전년 동기 손실을 뒤로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배당 확대와 최대 3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주가는 SMI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주요 종목별 등락 현황
청각 보조기기 전문 기업 소노바(Sonova)와 시계·보석업체 스와치 그룹(Swatch Group)이 각각 3.42%, 3.24%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 부품사 VAT 그룹도 1.56% 밀렸다.
자산운용사 율리우스 베어(Julius Baer), 초콜릿 명가 린트 & 슈프렝글리(Lindt & Spruengli), 글로벌 물류기업 퀴네+나겔(Kuehne + Nagel), 통신사 스위스컴(Swisscom)이 0.7%~0.9% 범위에서 약세를 보였다. 노바티스(Novartis)와 네슬레(Nestlé) 역시 0.5%대 하락을 기록했다.
반면 론자 그룹(Lonza Group)은 1.5% 가까이 상승하며 방어주 특성을 드러냈다.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 로지텍(Logitech International)은 0.9% 올랐고, 취리히 보험그룹(Zurich Insurance Group)과 ABB도 각각 0.7%, 0.65% 상승 마감했다.
용어 해설
SMI는 취리히 증권거래소(SIX Swiss Exchang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으로 구성된 대표 주가 지수다. 국내의 KOSPI200과 비슷한 개념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스위스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가늠할 때 가장 많이 활용한다.
시장 분위기와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 분쟁 재점화 가능성에 위험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UBS의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주가가 급락한 것은 ‘실적 발표 후 차익 실현’이라는 전형적 패턴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일부 방어주(Defensive)로의 자금 유입을 자극했다.
전문가들은 “스위스 증시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시장이지만, SMI 상위 종목의 비중이 크기에 소수 대형주의 변동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면서, “향후 UBS의 주주환원 정책, 노바티스의 파이프라인 성과, 네슬레의 원가 관리 전략 등이 지수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이다. 스위스프랑이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를 보일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스위스 대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압박할 수 있다. 반대로 프랑 강세가 주춤하면 수출주 반등 여력이 커질 전망이다.
향후 관전 요소 및 기자 의견
무역 전쟁 재점화 여부가 가장 중요한 리스크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유예를 30일로 제한한 만큼, 한 달 뒤 재협상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UBS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주가 하방 경직성을 높일 수 있지만, 글로벌 금융 규제 강화 논의가 변수다.
기자 개인적으로, 스위스 증시는 유럽 주요 지수 가운데 배당 매력도가 높은 편이어서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조정 국면을 분할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 다만, 달러화 방향성과 미·중 갈등 지표(관세, 수출입 데이터)를 수시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24년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에 따라, 제약·식음료·금융업종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이 투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이 기사에 포함된 의견은 취재 기자의 개인적 분석일 뿐, 투자 권유나 자문이 아님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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