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리, 상반기 순이익 24%↑…보험수익 감소에도 연간 목표 유지

스위스 재보험(Swiss Re) 상반기 실적 개요

2025년 8월 14일, 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세계 2위 재보험사 스위스리(Swiss Re Ltd.)가 2025회계연도 상반기에 26억 1,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의 21억 달러 대비 24% 증가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회사 측은 주력인 재보험 부문에서 꾸준한 언더라이팅(보험 인수) 수익성과 투자 수익 개선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총 보험수익은 6% 감소한 209억 5,000만 달러로 집계돼 성장세가 꺾인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드레아스 베르거(Andreas Berger) 최고경영자(CEO)는 “상반기 동안 견조한 실적을 거둔 만큼 연간 목표치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정학적·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북대서양 허리케인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리스크 선별적 언더라이팅과 비용 효율성 강화로 일관된 수익 창출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부문별 성적표

P&C Re(손해보험 재보험) 부문 순이익은 12억 달러로, 전년 동기의 9억 9,200만 달러 대비 크게 늘었다. P&C Re는 화재·재해·자동차 등 Property & Casualty(재산·손해) 리스크를 인수하는 스위스리의 핵심 사업이다.

반면 Corporate Solutions(기업보험) 부문 순이익은 4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4억 4,100만 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다. 회사는 “고위험 산업 프로젝트에 대한 손해율 변동”을 원인으로 꼽았다.

L&H Re(생명·건강 재보험) 부문 순이익은 8억 3,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8억 8,300만 달러에서 하락했다. L&H Re는 생명보험·건강보험 리스크를 재보험 형태로 인수해 장기적인 위험을 분산하는 사업이며, 금리·인구구조 변화에 민감하다는 특성을 지닌다.


핵심 재무 지표 분석

보험 서비스 결과(Insurance Service Result)는 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 스위스리 2025 H1 실적 보고서

보험 서비스 결과는 보험계약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지표로, 손해율 개선과 수수료 수입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투자이익의 회복도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글로벌 채권금리가 작년보다 높아지면서 운용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이 확대된 것이다.


2분기 실적 하이라이트

2025년 4~6월(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스위스리는 13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계절적 요인으로 볼 때 견조한 실적이며, 북반구 태풍·산불 시즌 이전임을 감안하면 하반기 위험 노출에 대비할 완충력을 마련한 셈이다.


시장·산업적 의미와 전망

전문가들은 최근 재보험료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빈번해지는 기후변화 관련 재해,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등으로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커지자 재보험사들은 가격 책정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 스위스리 역시 “규율 있는 언더라이팅”을 강조하며 수익성 중심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금리 고점 기조가 유지될 경우, 스위스리와 같은 대형 재보험사는 운용자산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한 환경을 누릴 전망이다. 다만 허리케인·태풍, 대형 산불 등 대형 천재지변 발생 시 손해율이 급등할 수 있어, 향후 변동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용어 해설
P&C Re(Property & Casualty Reinsurance) — 화재·재해·자동차·배상책임 등 손해보험 리스크를 다시 인수하는 재보험.
L&H Re(Life & Health Reinsurance) — 생명·건강보험 리스크를 재보험 형태로 인수함으로써 장기적 지급 책임을 분산.
언더라이팅 — 보험사가 위험을 심사하고 보험료·약관을 결정하는 업무. 재보험사 역시 1차 보험사로부터 위험을 인수할 때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CEO 발언의 함의

베르거 CEO는 “광범위한 지정학적·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리스크 관리 강화를 재차 언급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중동 정세, 미·중 기술 갈등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북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의 정점”이라는 시기적 특성을 언급하며 자연재해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비 의지를 드러냈다. 과거 사례를 보면 허리케인 ‘카트리나’(2005년)와 같은 초대형 재해는 재보험 산업 전반의 손해율과 가격 구조를 단숨에 바꿔놓은 바 있어, 수익성 방어를 위한 위험선별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

보험료 사이클 — 재보험료 인상 추세가 2025년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여부
투자이익 변동성 — 미 연준(Fed)의 금리 경로 및 채권 시장 흐름
대형 재해 발생 빈도 —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기상현상 증가세

종합적으로 볼 때, 스위스리는 수익성 중심 전략을 통해 단기 성과와 장기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1월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허리케인 시즌 이후 손해율투자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어떤 결과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