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치 CEO, 미·스위스 관세 갈등 해결 위해 켈러-주터 대통령의 워싱턴 직접 방문 촉구

[취리히]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 스와치 그룹(Swatch Group)의 최고경영자(CEO) 닉 하이εκ(Nick Hayek)스위스 연방 대통령 카린 켈러-주터(Karin Keller-Sutter)에게 39%에 달하는 미국 수입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2025년 8월 4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하이εκ CEO는 월요일(현지시간)

“관세가 8월 7일 발효되기 전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고 말했다. 스위스 시계 산업

이번 관세는 지난 8월 1일 미국 정부가 발표했으며, 스위스산 전 품목에 일괄적으로 39%의 추가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발효일은 8월 7일로 예고돼 있어 스위스 산업계는 일주일 남짓한 유예 기간 동안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 하이렉 CEO의 공개 발언

하이렉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스위스 정부의 수반이자 대통령인 켈러-주터가 직접 비행기를 타고 워싱턴에 간다면 협상 타결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합의점은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 관세를 발표해 놓고 7일까지 유예기간을 둔 이유 자체가 협상할 여지를 남겨두었기 때문

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밝혔다.

그는 또 “문은 항상 열려 있다”라는 표현으로, 외교적 대화를 통한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 스위스 대통령실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외교부 역시 미국 측과의 협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 관세(타리프)란 무엇인가?

관세는 국가가 국경을 통과하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보호무역 수단으로 활용돼 자국 산업을 보호하거나 교섭력 확보, 혹은 외교적 압박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번 39% 관세는 ‘징벌적 관세’ 성격으로, 특정 국가 또는 산업을 겨냥해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스위스 시계산업은 전 세계 하이엔드 기계식 시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미국은 스위스 시계의 2대 수출 시장이기 때문에,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스와치를 비롯한 스위스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 잠재적 경제적 파장

첫째, 관세가 예정대로 발효되면 스와치·롤렉스·오메가 등 주요 브랜드는 판매가격 인상 또는 마진 축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는 소비자 가격 부담이나 기업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둘째, 스위스 프랑화 강세와 맞물리면 미국 내 재고 조정이 길어지고, 이는 4분기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스위스-미국 양국 관계가 악화될 경우, 스위스 금융·제약·기계 분야에도 ‘도미노 관세’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전문가 분석 및 전망

스위스 취리히대 국제경제학과 안드레아 호프만 교수는

양국 모두 고부가가치 상품을 다루기 때문에 완전한 보복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단기적 협상 카드로는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고 진단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무역전문가 마이클 로슨

“트럼프 행정부는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관세 압박’을 대외 전략으로 빈번히 사용하고 있다. 스위스처럼 전통적으로 중립을 지켜온 국가까지 대상에 오른 것은 주목할 만하다”

고 평가했다.

한편 스와치 그룹은 실적 가이던스를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관세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며 사전 재고 조정과 공급망 다변화를 검토 중이다.


■ 취재진 시각

취재진이 입수한 현지 업계 반응에 따르면, 스위스 시계 업계는 이미 비공식 채널을 통해 미 무역대표부(USTR)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외교 총력전을 전개 중이다. 그러나 하이렉 CEO가 대통령의 ‘직항 방문’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정치적 레버리지 부족을 체감한 업계의 절박함을 반영한다.

또한 하이렉 CEO의 낙관적 메시지와 달리, 시장에서는 스위스 무역협상단 구성 및 파견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발효일까지 남은 시간이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만큼, 향후 48시간 내 구체적 일정 발표가 없을 경우 투자 심리는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스와치 그룹 주가는 관세 발표 직후 5% 가까이 하락했으나, 하이렉의 발언 이후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이는 CEO의 자신감이 투자자 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다만 관세 현실화 시 장기적 매출 훼손 우려가 재부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 결론과 향후 관전 포인트

궁극적으로 켈러-주터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날지 여부가 관세 철회 혹은 완화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8월 7일 전까지 정상 간 담판이 성사된다면 스위스 산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협상이 지연되거나 결렬될 경우, 39% 관세는 글로벌 고급 시계 시장의 가격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 가능성이 있다.

스와치·롱진·태그호이어 등 스위스 브랜드를 즐겨 찾는 국내 소비자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관세 공방이 어디로 향할지, 향후 일주일이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