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 유통 대기업 슈퍼 리테일 그룹(Super Retail Group Ltd, ASX: SUL)이 앤서니 헤러티(Anthony Heraghty) 최고경영자 겸 대표이사를 즉시 해임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직원과의 관계에 대한 정보 공개가 충분치 않았다는 이사회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사회는 헤러티 전 CEO와 전(前) 최고인사책임자(Chief Human Resources Officer) 간의 관계와 관련해 추가 자료를 입수한 뒤 해당 임원의 기존 보고‧고지는 회사 정책과 호주 상장사 지배구조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고 결론 내렸다.
“새로 확인된 정보에 비춰볼 때 헤러티 전 대표의 과거 공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 슈퍼 리테일 그룹 이사회 보도자료 중
해당 발표는 같은 날 호주증권거래소(ASX) 공시를 통해 이뤄졌으며, 회사는 디비드 번스(David Burns)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시 CEO로 선임했다. 이사회는 새 CEO 영입을 위한 글로벌 서치를 즉각 개시한다고 덧붙였다.
슈퍼 리테일 그룹은 호주와 뉴질랜드 전역에서 자동차 부품·용품 체인 ‘슈퍼칩 오토(Supercheap Auto)’, 아웃도어 브랜드 ‘맥팩(Macpac)’·‘BCF(Boating, Camping, Fishing)’, 스포츠·피트니스 전문점 ‘레벨 스포츠(Rebel Sport)’ 등을 운영한다. 매장 수만 약 700개에 달하며, 연매출은 수십억 호주달러 규모다.
ASX 상장사 지배구조의 맥락
ASX는 Australian Securities Exchange의 약자로, 호주 상장기업들은 이 거래소 규정과 호주 기업지배구조위원회(ACGC) 권고안을 따라야 한다. 특히 임원 간 이해상충(In conflict of interest) 가능성이 있는 사적 관계는 즉시·충분히 이사회와 시장에 공시해야 한다. 이번 사안을 통해 호주 시장은 경영 투명성과 윤리 규범 준수 여부에 다시 한 번 집중하고 있다.
헤러티 전 CEO 해임의 파장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으로 경영 공백과 브랜드 이미지 훼손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CFO 출신 번스 임시 CEO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재무·운영 공백 최소화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헤러티 전 CEO 개인에 대한 법적 조사는 현재로선 언급되지 않았으나, 투자자들은 향후 이사회·감사위원회 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Chief Human Resources Officer(CHRO): 인사·조직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임원으로, 한국의 인사담당 최고책임자에 해당한다.
- Interim CEO: 임시 최고경영자를 의미하며, 영구 CEO가 임명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조직을 이끈다.
- Disclosures: 상장사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정보 공개 행위를 통칭한다.
전문가 견해 및 전망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이번 건을 “방관할 수 없는 거버넌스 리스크”로 규정한다. 개인적 관계가 경영 의사결정과 인사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즉각 보고·투명성·사전 승인을 의무화한다. 슈퍼 리테일 이사회가 ‘무관용 원칙(zero tolerance)’
을 적용한 것은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또한, 소비재·리테일 부문 특성상 브랜드 평판은 매출과 직결된다. 호주 투자은행들은 브랜드 충성도, 온라인 판매 확대, 매장 운영 효율성 등을 근거로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임시 CEO 체제가 장기화될 경우 인재 유출과 전략 실행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향후 체크 포인트
- 새 CEO 선임 시기 및 후보자 배경
- 전 CHRO의 거취 및 경영진 재편
- 2026 회계연도 실적 지침 업데이트
- 이사회·감사위의 추가 조사 결과
이번 사안은 호주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상장사 전체에 경영정보 공개 가이드라인을 재점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체계의 ‘G(지배구조)’ 항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 속에, 슈퍼 리테일 사례를 벤치마크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