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NASDAQ:SMCI)가 예상을 밑돈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7~9월) 잠정 실적을 공개하면서 23일 미국장 개장 초 주가가 최대 10% 하락했다.
2025년 10월 2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1분기 매출 50억 달러를 잠정 집계해 시장 컨센서스(64억 9천만 달러)와 자체 가이던스 범위(60억~70억 달러)를 모두 하회했다고 밝혔다.
슈퍼마이크로는 디자인 윈(Design Win) 업그레이드가 매출 인식 시점을 2026 회계연도 2분기로 이월시키면서 이번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윈은 고객사가 특정 제품 설계에 자사 솔루션을 채택해 납품 물량과 매출이 확정되는 계약 형태를 의미한다.
AI 서버 수주 잔고는 오히려 확대
회사는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확보한 디자인 윈 규모가 총 12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해당 물량은 대부분 2026 회계연도 2분기(올해 10~12월) 중 인도 요청이 들어온 상황이다. 슈퍼마이크로는 Nvidia GB300, B300, RTX Pro, AMD 355X LC 등 최신 AI·고성능 컴퓨팅(HPC)용 서버 제품에 대해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 출시한 액체 냉각(AI Liquid Cooled) 솔루션에 대한 고객 참여가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다수 핵심 고객이 대규모·복수 분기 단위의 물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 찰스 량(Charles Liang)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량 CEO는 2026 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연간 매출 전망 330억 달러 이상을 재확인하며 “우리는 AI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으며, 고객 수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 관점: 단기 실망·중장기 기회
증권가에서는 가이던스 쇼크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지적한다. 증권사 A 연구원은 “고객 납품 일정 변경은 일시적 요인이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적의 가시성이 다시 한번 흔들렸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같은 보고서에서는 “1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디자인 윈은 회사가 확보한 AI 서버 경쟁우위를 방증하며, 액체 냉각 솔루션을 통한 총 마진률 개선 여지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용어 해설
• 디자인 윈(Design Win): 반도체·서버 업계에서 특정 고객의 시스템 설계에 자사 제품이 채택돼 장래 매출이 사실상 확보되는 상황을 뜻한다. 초기 개발 비용은 늘어나지만 일단 채택되면 수년간 매출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 액체 냉각(Liquid Cooling): 냉각 효율이 공랭식 대비 3~4배 높아 고밀도 AI 서버의 전력·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산업·경쟁사 동향
AI 서버 시장은 엔비디아(Nvidia), AMD 등 GPU 공급사와 델 테크놀로지스, HPE 같은 전통 서버 기업 간 협력·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H100에 이어 2025년 GB300 출시를 예고한 바 있으며, 이를 조립·납품하는 서버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중 하나가 슈퍼마이크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2025~2026년 글로벌 AI 서버 수요가 연평균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률을 적용할 경우, 슈퍼마이크로의 연매출 330억 달러 목표치는 AI 인프라 투자 싸이클이 꺾이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 의견 및 향후 변수
• 공급망: GPU 리드타임(주문~납기)이 개선되지 않으면 서버 ODM 역시 납품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 기술 로드맵: 경쟁사들은 2025년 내 AI 전용 서버용 맞춤형 칩(ASIC)을 출시할 계획을 밝히고 있어, 슈퍼마이크로의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요구된다.
• 주가 밸류에이션: 고성장주 특성상 실적 실망에 대한 주가 변동성이 과대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점에서, 매수 기회로 해석하는 기관도 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당분간 실적 이연에 따른 잡음이 불가피하지만 AI 서버 수요와 디자인 윈 확대라는 중장기 모멘텀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