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미국 현지시간)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훨씬 낮게 나와 시장이 급변했다. 주식은 상승했고,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으며,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금리 관련 시장의 기대치가 변동했다. 그러나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이번 수치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2025년 12월 1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의 연간 물가 상승률이 2.7%로 집계됐고,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CPI는 2.6%로 더 낮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Dow Jones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헤드라인 연간률 3.1%, 핵심 CPI 3.0%)을 밑돌았다.

이번 11월 데이터 발표는 정부 셧다운 영향으로 8일 지연되어 공개됐다. 더 중요한 점은 10월 데이터가 취소되어(BLS의 해당 월 데이터 수집·공개가 이뤄지지 않음), BLS가 이전 달들의 인플레이션 수준에 대해 특정한 방법론적 가정을 적용해야 했다는 사실이다. 이 방법론적 가정의 세부 내용은 경제학자들에게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고, 공개 자료에도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주요 의문은 ‘OER(owners’ equivalent rent·주택 소유자의 임대 등가치)’이다. 경제학자들은 주택 서비스 관련 항목 가운데 OER이 특히 문제적이라고 지적했다. OER은 주거비의 물가 측정에서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주택 시장에서의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주요 구성요소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게이펜(Michael Gapen)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트에서 “하락 서프라이즈는 재화와 서비스 모두의 약세를 반영하지만 부분적으로는 방법론적 문제 때문일 수 있다”며, “BLS가 일부 카테고리에서 가격을 이월해 사실상 0% 인플레이션을 가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게이펜은 이번 11월 수치를 “노이즈가 많아 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noisy, difficult to draw strong conclusions)”고 평했다.
게이펜은 또한 “만약 기술적 요인들이 약세의 주요 원인이라면 12월에는 다시 가속화(reacceleration)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BS의 이코노미스트 앨런 데트마이스터(Alan Detmeister)는 10월의 OER 가격 변동이 “0으로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vercore ISI의 크리슈나 구하(Krishna Guha)는 보다 깊이 분석한 결과, BLS가 OER 산출 과정에서 사용된 약 3분의 1의 도시들에 대해 “다수의 카테고리에 0% 인플레이션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put in zero inflation in multiple categories)”고 밝혔다.
“주거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하향 편향의 위험을 연준이 경계할 것이다.” — 크리슈나 구하
데트마이스터는 이 영향이 향후 몇 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약세는 4월 CPI(5월에 발표)에서 매우 큰 OER 및 임차인 임대료 상승으로 반전되어야 하지만, 그때까지는 OER과 임차인의 임대료 가격 수준이 하향 편향될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BLS에 해당 문제에 대한 공식 의견을 요청했으나 기사에는 BLS의 상세한 답변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 밖에도 다른 이슈들이 지적됐다. Wolfe Research의 스테파니 로스(Stephanie Roth)는 BLS의 데이터 수집 기간이 11월 후반으로 늦춰진 점이 특정 재화 항목에 하방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해당 기간이 “더 많은 휴일 할인(holiday discounting)”이 발생하는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로스는 고객 노트에서 “시장은 이 데이터를 비둘기파적(dovish) 신호로 받아들이는 듯하지만, 기술적 특이점을 고려할 때 연준은 이 수치에 대해 낮은 가중치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세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셧다운 관련 변동성이 정상화되면 반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사실 발표 전부터 일부 월가 관계자들은 셧다운의 영향으로 인한 편향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 왔다. 셧다운은 11월 중순에 종료됐다. 발표 직후 나타난 월가의 열광은 장중 거래가 진행되며 가라앉았고, 기술주가 주도하는 가운데 은행 등 경기 민감업종은 하락세를 보였다. 국채 수익률도 최저치에서 다소 회복됐다.
전문적 해설: OER의 역할과 이번 수치의 정책적 의미
OER(owners’ equivalent rent)은 주택을 소유한 가구가 자신의 주택을 임대한다고 가정할 때의 가상 임대료를 측정하는 항목으로, CPI의 주거 항목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 거래 기반의 임대료 움직임과 달리 설문·추정 방식이 섞여 있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 시점이나 방법론 변화에 민감하다. 이번 발표에서 OER이 사실상 0%로 처리됐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주거 관련 물가를 하향 편향시키는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시장·정책 영향 전망
첫째, 만약 이번 데이터의 하락이 주로 방법론적 요인과 셧다운으로 인한 측정 왜곡 때문이라면, 연준은 단발적 신호로 보아 정책 기조를 급격히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한 바와 같이 연준은 데이터의 지속성(consistency)과 수치의 신뢰성(reliability)을 중시한다.
둘째, 12월과 2026년 초의 물가 지표에서 반등 신호가 나타난다면, 지금의 하락은 단기적 노이즈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모건스탠리 게이펜의 전망처럼 기술적 요인이 원인이라면 12월에 재가속이 관찰될 수 있다.
셋째, 시장은 이번 발표 직후 단기적으로 위험자산을 매수하며 반응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발표의 신뢰성 문제와 추가 데이터의 확인을 기다리는 양상으로 전환하고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은 향후 발표되는 추가 CPI·PCE(개인소비지출) 지표와 고용·임금 데이터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넷째, 정책 결정자와 투자자 모두 이번 사례를 계기로 통계 산출의 투명성 및 방법론 공개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게 됐다. BLS의 세부 가정과 처리 방식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을 경우, 단일 달의 수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리스크가 상존한다.
요약적 결론
이번 11월 CPI 발표는 표면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를 제시했지만, 데이터 지연·10월 데이터 취소·BLS의 방법론적 가정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경제학자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그 신뢰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특히 OER(주택 소유자의 임대 등가치)의 처리 방식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몇 개월간 통계적 왜곡을 낳을 위험이 있다. 정책적으로는 연준이 이 수치를 단독적 근거로 정책을 변경하기보다는 향후 공개되는 추가 데이터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은 통계 발표의 투명성과 방법론 공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차 확인시켜준다.
— 스티브 리즈먼(Steve Liesman) 등의 보도를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