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재무 관리는 복잡해 보이지만, 기본으로 돌아가면 의외로 명료해진다. 『머니 클래스(Money Class)』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재정 전문가 수즈 오먼(Suze Orman)은 “자신의 돈을 통제할 때 비로소 인생을 통제할 수 있다”는 핵심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2025년 8월 16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오먼은 신용관리·저축·투자 등 가정 재무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5가지 원칙을 다시 한번 제시했다. 해당 원칙들은 복잡한 금융 상품 대신,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실용적 기준에 초점을 맞춘다.
“강력한 현금흐름 관리와 자동화된 저축은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 효과를 일으키며 개인의 재정적 자유를 앞당긴다.”
기사에서는 오먼의 조언에 더해, 한국 독자들이 생소할 수 있는 용어(예: FICO 점수·로스 계좌)에 대한 간단한 해설과 기자의 전문적 분석을 덧붙였다.
RULE 1 | 신용카드 빚부터 정리하라
오먼은 “신용카드 금리를 낮추는 교섭이야말로 가장 즉각적인 절약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미국 신용카드 평균 금리는 약 22%*로, 1만 달러(약 1,340만 원)의 잔액을 1년간 방치하면 이자만 2200달러 이상이 된다. 그녀는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금리 인하를 요구하거나, 무이자 밸런스 트랜스퍼(12~18개월)로 갈아타는 전략을 추천한다.
*미국 연준(Federal Reserve)이 집계한 2024년 4분기 가중평균 수치.
RULE 2 | 비상자금을 12개월치로 확충
오먼은 생활비 12개월분의 에머전시 펀드(비상자금)를 마련하라고 강조한다. 물가·금리 변동성이 큰 시기일수록 현금 완충 장치가 재정 파탄을 막는 최후의 방패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평균 실업 지속 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비상자금은 보통예금· CMA· 고수익 온라인 저축계좌와 같이 안전하면서도 유동성이 높은 곳에 분산 예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ULE 3 | 구체적 ‘액션 플랜’을 작성하라
오먼은 오프라닷컴에 ‘5단계 재무 액션 플랜’을 공개해 왔다. 핵심은 지출을 ‘필요(Needs)’와 ‘욕구(Wants)’로 분류한 뒤, 빚이 많거나 저축이 부족하면 ‘욕구’ 항목을 과감히 삭제하는 것이다.
한국 독자에게 FICO 점수는 생소할 수 있다. 이는 미국 3대 신용평가사가 산출하는 300~850점 범위의 신용 점수로, 금융권 대출 금리 결정의 표준으로 쓰인다. 한국의 ‘개인신용점수(나이스·KCB)’와 유사하다고 이해하면 된다.
RULE 4 | 저축 자동화를 생활화
오먼은 “금액보다 일관성이 중요하다”면서, 급여일마다 당좌예금→저축계좌로 자동이체가 진행되도록 설정하라고 권한다. 그녀가 예시로 든 50·30·20 법칙은 세후 소득의 50%를 필수 지출, 30%를 욕구, 20%를 저축·투자에 배분하는 예산 관리 기법이다.
자동이체는 ‘Set it and forget it’ 방식으로 행동 편향을 차단한다. 기자가 한국 시중은행 4곳의 자동이체 수수료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무료이거나 우대 조건(급여이체 실적 등) 충족 시 면제된다.
RULE 5 | 로스(Roth) 계좌 개설
로스 계좌는 세후(After-tax) 자금으로 납입한 뒤, 운용 수익이 비과세되는 미국형 은퇴 상품이다. 오먼은 특히 젊은 세대·미성년 자녀에게 조기 개설을 권고한다. 복리 기간이 길어질수록 세금 절감 효과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연금저축계좌가 유사한 절세 구조를 제공한다. 단, 세율·불입 한도 등 제도 차이가 있으므로, 가입 전 비교 검토가 필요하다.
전문가 시각 | 5원칙의 현실 적용성
첫째, 고금리 카드 부채 상환은 무위험·고수익 투자와 동일하다. 연 20% 이상의 확정 수익을 준다는 점에서, 어떤 금융상품보다 우선순위가 높다.
둘째, 12개월치 비상자금 목표는 국내 평균 3~6개월 권고치보다 높지만, 주택담보대출 비중과 영끌 투자가 많은 가계 구조를 고려하면 설득력이 있다.
셋째, 자동화 전략은 ‘월급날만 되면 돈이 사라진다’는 심리적 부담을 줄여 행동경제학의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를 역이용한다.
넷째, 로스 계좌와 유사한 국내 상품은 세액공제·과세이연 효과가 엇갈린다. 따라서 세후 수익률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오먼의 조언은 복잡한 금융 상품이나 변동성 높은 자산군보다, 행동 변화와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에 방점을 찍는다. “오늘 당장 작은 한 걸음을 내디딜 때, 향후 10년·20년 뒤의 재무 곡선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그의 메시지는 한국 가계에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