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재정 관리 전략을 세울 때는 화려한 투자 기법보다 기본에 충실한 접근법이 장기적으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머니 클래스(The Money Class)』 등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미국의 재정 전문가 수전 오먼(Suze Orman)은 “돈을 통제할 때 비로소 인생을 통제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강조해 왔다. 그녀는 약 7,500만 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실천 중심의 ‘생활 밀착형’ 조언으로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2025년 9월 1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오먼은 신용 점수 개선, 저축 습관 형성, 금융 문해력 제고 등 “재정적 자유(financial freedom)”를 달성하기 위한 5가지 핵심 규칙을 다시 강조했다. 다음은 그녀가 제시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기자의 분석을 덧붙인 전문이다.
오먼의 조언은 복잡한 파생상품이나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고위험 투자 전략이 아니다. “지출을 관리하고 미래에 대비하라”는 원론적이지만 강력한 메시지로, 경제 환경 변동에 취약한 개인 가계에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RULE 1: 신용카드 빚 정복하기
오먼은 “지출이 소득을 초과하는 순간, 자산 형성은 멈춘다”고 경고한다. 평균 22%에 달하는 신용카드 금리는 복리 효과로 부채를 눈덩이처럼 불린다. 그녀는 우선 카드사에 전화해 금리 인하를 요청하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조사에 따르면, 협상만으로 연 3~6%p가 낮아진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
또 다른 방법은 ‘밸런스 트랜스퍼(balance transfer)’이다. 이는 타 카드사로 잔액을 이체하면 12~18개월간 무이자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으로, 이 기간에 원금을 집중 상환할 수 있다.
“이자 없이 빚을 갚을 수 있는 시간은 재정 재설계의 골든타임”이라고 오먼은 강조한다.
*용어 설명 밸런스 트랜스퍼는 일정 수수료(보통 잔액의 3%)가 붙을 수 있으므로 이자 절감액과 비교해 실익을 따져야 한다.
RULE 2: 비상자금 마련하기
오먼은 “최소 12개월 생활비를 커버할 비상자금(emergency fund)을 확보하라”고 반복적으로 언급한다. 실직, 질병, 경기 침체 등 예기치 못한 변수는 자산을 잠식할 뿐 아니라 추가 부채를 유발한다. 통계적으로 미국 가계의 57%가 1,000달러 미만의 비상자금만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월급일마다 일정 금액을 별도 계좌로 자동 이체해 긴급 상황에서도 ‘빌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RULE 3: 행동 계획(Action Plan) 수립하기
오먼이 Oprah.com과 협업해 공개한 ‘5단계 금융 행동 계획’의 핵심은 ①빚 청산 → ②신용 점수 개선 → ③지출·저축·은퇴 전략 설계의 순환 구조다. 먼저 모든 지출을 ‘필요(needs)’와 ‘욕구(wants)’로 구분하고, 신용카드 빚이나 저축 부족 상황이라면 욕구 지출을 과감히 삭제한다.
“욕구를 줄이는 행위는 곧 미래의 선택권을 늘리는 투자”라고 오먼은 설명했다.
기자 역시 지출 다이어트가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포트폴리오 재배분’과 같다는 점에 공감한다.
RULE 4: 저축 자동화(Automation)하기
오먼은 자동 이체를 통한 ‘세이브 퍼스트(save first)’ 원칙을 강조한다. 금액이 크지 않아도 일관성(consistency)이 자산의 체력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한 번 설정하고 잊어버려라(set it and forget it)”라는 문구를 즐겨 쓰며, 이는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디폴트 효과(default effect)’를 활용한 전략과 맞물린다.
대표적 방법으로 50/30/20 규칙이 있다. 즉, 소득의 50%는 필수 지출, 30%는 선택 지출, 20%는 고수익 저축·투자 계좌(예: 고수익 예금 High-Yield Savings)로 자동 이체한다. *참고 한국에서도 CMA·MMDA 계좌를 활용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RULE 5: 로스 계좌(Roth Account) 개설하기
마지막으로 오먼은 젊은 층일수록 조세 혜택이 큰 로스 계좌(Roth IRA, Roth 401(k))를 활용하라고 권한다. 로스 계좌는 세후 납입·세금 면제 인출 구조로, 은퇴 시점의 세율 상승 리스크를 완충한다. 그녀는 “가능하다면 자녀 명의로도 로스 계좌를 열어라”고 제안한다.
*용어 설명 Roth IRA는 미국 개인 은퇴 계좌로, 59세 6개월 이후 인출 시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한국에는 동일 구조의 상품은 없지만, 연금저축·IRP의 세액공제와 세제 혜택을 조합하면 유사한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자의 시각: 왜 지금 오먼의 ‘기본’이 중요한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빚투’로 상징되는 고위험 투자 열풍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오먼의 5대 원칙은 화려한 수익률 대신 재무 안정성(financial stability)을 우선순위에 둔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특히 한국처럼 변동금리가 높은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는 부채 관리와 긴급 자금 확보만으로도 가계 파산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요컨대, 금융환경이 불확실할수록 ‘기본기’는 더욱 빛을 발한다. 오늘 당장 카드사에 전화해 금리를 낮추고, 자동이체를 설정하며, 필요·욕구 지출표를 만들어보라. 오먼의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실행 여부가 재정적 자유를 가르는 분기점이 된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
© 본 기사에 인용된 모든 발언과 수치는 2025년 9월 1일 나스닥닷컴 원문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