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원당 10월물(#11)과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5)이 일제히 2% 안팎 급등하며 최근 기록한 4년 만의 저점에서 빠르게 반등했다. 24일(현지시각) 뉴욕 ICE 원당 10월물은 전일 대비 +0.33센트(+2.03%) 오른 파운드당 16.63센트에,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은 +8.80달러(+1.87%) 상승한 톤당 478.30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세 차례 주간 하락으로 4.25년 내 최저치를 찍었던 설탕 가격이 저가 매수와 수요 회복 기대로 단숨에 방향을 틀었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신규 수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중국 설탕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폭증한 42만t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Coca-Cola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당을 사용하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다”
는 지난주 발언이 전해지면서, 미국 설탕 소비가 현재 1,100만t에서 1,150만t으로 약 4.4% 증가할 것이라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추정치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공급 측 불안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전날 설탕 가격이 3주 만의 저점으로 미끄러졌던 배경은 인도의 수출 확대 관측이었다. 블룸버그는 10월 시작되는 2025/26 생산연도에 인도 정부가 설탕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7월 21일 기준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6% 많아 대풍이 예상된다는 점이 근거다.
브라질 측 공급 전망도 약세 요인이다. 컨설팅업체 데이터그로(Datagro)는 건조한 날씨가 공장 가동을 앞당겨 7월 상반기 브라질 설탕 밀착분쇄(cane crushing)의 54%가 설탕 생산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리그(Covrig)는 이에 따라 3.2만t 수준의 추가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2위 생산국 인도의 공급 회복 전망 역시 가격에는 부담이다.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6월 2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인도설탕제조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t) 대비 반등세다. ISMA는 또 7월 7일 기준 10월~5월 누적 생산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t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3개월간 원당과 백설탕 가격은 각각 4.25년·4년 신저가를 기록했다. 그 배경은 2025/26 시즌 8년 만에 최대치인 750만t 글로벌 설탕 잉여 전망이다.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가 6월 30일 내놓은 예상치이며,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세계 설탕 생산이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t에 달하고, 재고는 7.5% 늘어난 4,118만8,000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점은 가격 하단을 지지한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 우니카(Unica)는 6월 말까지 2025/26 누적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만9,000t이라고 밝혔다. 또한 브라질 농업공급공사 코나브(Conab)도 2024/25 생산이 가뭄·폭염 여파로 3.4% 감소한 4,411만8,000t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도 변수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에 따르면 2024/25년 태국 설탕 생산은 전년보다 14% 증가한 1,000만t으로 집계됐다. 태국은 설탕 수출 규모 세계 2위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세계 설탕 수급이 547만t 공급부족으로, 9년 만에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생산 전망은 1억7,480만t으로 하향 조정됐다.
USDA는 2025/26년 세계 인간용(휴먼) 설탕 소비가 1.4% 늘어난 1억7,792만1,000t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별로는 브라질(4,470만t·+2.3%), 인도(3,530만t·+25%), 태국(1,030만t·+2%)의 생산 증가 전망을 제시했다.
• 용어 해설
고과당 옥수수시럽(High-Fructose Corn Syrup, HFCS)은 옥수수 전분을 효소로 분해해 과당 함량을 높인 감미료다. 제조 단가가 낮고 단맛이 강해 탄산음료에 널리 쓰이지만, 사탕수수당(cane sugar) 대비 건강 논란이 있어 미국 소비자 선호도는 꾸준히 변동해 왔다. 코카콜라의 사탕수수당 전환 결정은 설탕 시장에서 상징적인 수요 신호로 해석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단기적으로는 4년 만의 저점에서 유입된 저가 매수세와 중국·미국발 수요 기대 심리가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도·브라질·태국의 생산 회복 속도가 시장 컨센서스보다 빠른 경우, 2025/26 시즌 8년 만의 최대 공급 과잉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리스크도 적지 않다. 따라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헤지·분산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곡물·연료 가격 변동, 환율, 기후 요인 등 외부 변수가 크므로, 시장 참가자는 각국 정부의 수출 정책과 기상 데이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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