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파이, 북미에서 조용히 결제 공룡으로 부상하다

쇼피파이(Shopify)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넘어 북미 최대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 중 하나로 도약했다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이 평가했다. 번스타인은 쇼피파이를 결제 매출 기준 북미 ‘톱10’ 기업으로 분류하며, 자사 분석 결과를 통해 그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2025년 7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쇼피파이는 전체 매출의 74%, 총이익의 약 57%를 결제·머천트 서비스에서 창출하고 있으며, 이는 2019년 41%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번스타인은 특히 “쇼피파이의 총상품거래액(GMV) 가운데 약 66%가 자체 결제 서비스 ‘쇼피파이 페이먼츠(Shopify Payments)’를 거친다”고 강조했다. GMV(Gross Merchandise Volume)는 플랫폼에서 거래된 상품·서비스의 총액을 의미한다.

쇼피파이 페이먼츠는 2019년 14개국에서 제공되던 서비스였으나, 현재 39개국으로 확대됐다.

“북미 등 성숙 시장에서는 쇼피파이 페이먼츠 침투율이 90% 이상”이라고 번스타인은 분석했다.

또 번스타인은 쇼피파이가 미국 e리테일(eRetail) 시장의 약 14%, 중소사업자(SMB) e리테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POS 사업 확대와 오프라인 진출

쇼피파이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판매 시점(Point of Sale·POS) 비즈니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 거래는 전체 결제 볼륨의 약 12%를 차지하며, 연평균 27%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동종업계 경쟁사 스퀘어(Square)클로버(Clover)를 능가하는 속도다. 번스타인은 “쇼피파이의 POS 성장세가 기존 사업자들의 성장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페이팔과의 미묘한 ‘동맹·경쟁’ 관계

쇼피파이는 페이팔(PayPal)을 유통 파트너로 두고 있으나, 자사 체크아웃 솔루션 ‘숍페이(Shop Pay)’를 통해 더 많은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번스타인은 “숍페이는 쇼피파이 결제 볼륨의 약 46%를 담당하며, 연간 750억 달러를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 이후 연평균 48% 성장 중인 숍페이는 페이팔의 브랜드 결제 볼륨(약 5,000억 달러, 성장률 둔화)과 대조된다.

숍페이의 차별점은 원클릭(One-click) 체크아웃으로, 소비자가 카드 정보를 반복 입력하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한 구조다. 번스타인은 “숍페이의 편의성이 쇼피파이 생태계 결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쇼피파이가 결제·정산 인프라를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SaaS(Software as a Service) 구독 기반 비즈니스를 보완해 하이브리드 수익 모델을 구축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SMB e리테일의 절반 이상을 이미 장악한 것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고정 고객·데이터·거래량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의미다.

글로벌 투자은행 관계자는 “결제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쇼피파이는 대안 신용평가·대출·보험 등 핀테크 분야로 사업 확장이 용이하다”며, “결제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플랫폼 구독 대비 높아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경쟁 심화도 변수다. 매출 5,000억 달러 규모의 페이팔, 그리고 POS 시장에서 강력한 고객 풀을 보유한 스퀘어·클로버·애드옌(Adyen) 등이 쇼피파이의 성장 속도에 대응하기 위한 신기능·수수료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제 공룡’으로 불리는 배경

쇼피파이가 북미 결제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1) 높은 플랫폼 락인 효과, 2) 개발자·앱 생태계, 3) 소비자 친화적 UX·UI 세 가지로 요약된다. 번스타인은 쇼피파이가 “미국 e리테일 성장률 2%포인트(ppt)를 단독 견인했다”고 추산하며, 향후 성장률 유지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POS(Point of Sale)란 매장에서 결제를 처리하는 단말·소프트웨어를 통칭하며, 일반적으로 카드 결제기·스마트패드·모바일 결제 앱 등이 포함된다. SMB(Small and Medium Business)는 통상 직원 500명 이하, 또는 매출 5억 달러 이하 기업을 의미한다.

요컨대 쇼피파이는 플랫폼 사업자에서 종합 결제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했으며, ‘숍페이’·‘쇼피파이 페이먼츠’·POS 솔루션을 중심으로 온라인·오프라인 양쪽에서 폭넓은 결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다각화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경쟁사보다 우위에 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