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그룹(SoftBank Group Corp.)이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Foxconn Technology Group)이 보유한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소재 전기차(EV) 공장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추진 중인 초대형 AI 인프라 사업 ‘스태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2025년 8월 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수 계약은 비공개 금액으로 이뤄졌으며, 인수 후 공장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부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계획은 블룸버그 뉴스(Bloomberg News)가 8월 8일(현지 시각)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처음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스태게이트’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하며,
“민간 부문이 최대 5,000억 달러를 투자해 차세대 AI 인프라를 건설할 것”
이라고 밝혔다. 자금 조달에는 소프트뱅크, 오픈AI(OpenAI), 오라클(Oracle Corp.)이 공동 참여한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프로젝트 재원 조달 구조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어 왔다. 이에 손정의 회장은 아이폰을 조립하는 애플(Apple Inc.) 공급사 폭스콘을 설득해,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 및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획에 동참하도록 협상을 진행했다.
블룸버그는 오하이오 공장이 ‘스태게이트’의 첫 번째 데이터센터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개조 일정이나 투자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해당 보도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하면서, 소프트뱅크는 논평을 거부했고 폭스콘 역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태게이트 프로젝트’는 미국 내에서만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컬 제조업·건설·IT 인력 수요가 동시에 확대될 전망이다.
용어‧배경 설명
1 스태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란? : AI 모델 학습‧운용에 필요한 초고성능 데이터센터를 미국 주요 거점에 구축하는 민관 합작 인프라 투자 계획이다. 이름은 ‘우주 관문’을 뜻하는 ‘스타게이트’에서 따왔다.
2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집중 배치해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보관·분석하는 물리적 시설이다. AI 학습 연산량 폭증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3 폭스콘(Foxconn): 대만 훙하이정밀공업(Hon Hai Precision Industry)의 자회사로,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글로벌 IT 기기를 위탁생산(EMS)하는 세계 최대 전자 제조업체다.
4 소프트뱅크(SoftBank):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기업(종목코드 9984)으로, 비전펀드 등 대규모 벤처 투자로 유명하다. AI‧반도체‧통신 분야에서 공격적 인수·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 관점
오하이오 공장 인수는 미국 제조업 재건 기조와 AI 인프라 주도권 경쟁이라는 두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가 물리적 자산 확보를 통해 자금 집행 속도를 앞당기고, 규제‧정치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포석으로 분석한다. 또한 폭스콘 입장에서는 가동률이 낮았던 전기차 라인을 매각함으로써 현금을 확보하고, 자사 핵심 사업인 전자 제조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5,000억 달러 규모라는 천문학적 투자 계획이 실제 금융시장 자금 조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둘째, 미국 각 주(州)의 인센티브 경쟁이 데이터센터 배치 지형을 어떻게 바꿀지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적으로, 이번 거래는 AI 인프라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적 제휴 및 자산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