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그룹(도쿄증권거래소: 9984)이 자사 일본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PayPay)의 미국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해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이상의 자금 조달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 핀테크 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골드만삭스(NYSE: GS), JP모건체이스(NYSE: JPM), 미즈호 파이낸셜그룹(도쿄증권거래소: 8411), 모건스탠리(NYSE: MS)를 대표 주관사로 기용해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장은 2025년 4분기 중 이뤄질 수 있으나, 구체적인 시기와 공모 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될 전망이다.
페이페이는 2018년 출시 이후 ‘결제 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캐시백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시행하며 현금 중심이었던 일본 소비자들의 결제 습관을 전자결제로 빠르게 전환시켰다. 최근에는 송금·예금·대출·신용카드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회사 측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와 결제 건수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페이페이의 성공적인 뉴욕 증시 상장은 2023년 반도체 설계 기업 Arm Holdings(NASDAQ: ARM) 이후 소프트뱅크가 다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를 미국에서 상장시키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오요 등 과거 투자 실패를 겪은 뒤, 올해 들어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과 투자 회수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번 IPO 역시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미국 IPO 시장 회복세도 페이페이 상장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로이터는 “2024년 기술기업 실적 개선과 투자심리 회복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 건수가 반등했다”고 전했다. 이는 2025년 초 미·중 무역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위축 국면에서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다만 금리 변동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 변수로 꼽힌다.
용어·배경 설명
- 간편결제 앱: 모바일 앱을 이용해 오프라인·온라인 가맹점에서 QR코드·바코드 또는 NFC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 애플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대표적.
- 공모(IPO): 기업이 주식을 최초로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이 대표적인 미국 IPO 시장.
- 주관사(리드 매니저): IPO 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 투자설명서 작성, 수요예측(북빌딩) 등을 총괄하는 투자은행.
시장 전문가들은 “페이페이가 일본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했지만, 앞으로는 해외 확장과 수익모델 다각화가 관건”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일본 금융당국의 규제 변화, 경쟁 서비스의 등장, 환율 변동 등이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소프트뱅크는 2024 회계연도 결산에서 순손익이 개선됐음을 강조하며, “비전 펀드의 투자 회수 본격화”를 예고했다. 이와 맞물려 페이페이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가 그룹 차원의 재무 건전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투자자들에게는 공모가 산정이 최대 관심사다. 최근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이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을 겪은 만큼, 소프트뱅크가 희망 공모가 범위를 어디에 설정할지에 따라 수요예측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복수의 애널리스트들은 ‘페이페이의 성장성 자체는 주목할 만하지만, 일본 특유의 현금 선호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지적한다. 또한 미국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확보하더라도, 환차손·회계 기준 차이 등 추가 리스크 요소가 존재한다. 우리는 상장 직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측하며, 소프트뱅크 지분가치 역시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결론적으로, 소프트뱅크의 이번 결정은 ‘투자 회수’와 ‘미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0억 달러 이상이라는 대규모 자금 유입이 가시화되면, 페이페이는 일본을 넘어 아시아·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향후 증권신고서 제출 일정, 공모가 밴드, 주식 코드 등 세부 정보가 공개되는 대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