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이 2025 회계연도 1분기(2025년 4~6월)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핵심 투자기구인 비전펀드(Vision Fund)의 대규모 평가이익이 실적을 끌어올린 결과다.
2025년 8월 7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1분기 연결 기준 4,218억 엔(약 28억 7,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구 레피니티브)의 컨센서스 1,276억 엔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라는 의미를 가진다. 전년 같은 기간(2024년 4~6월)에는 1,742억 8,000만 엔의 순손실을 기록했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분기에 비전펀드 가치가 4억 8,000만 달러(약 7,200억 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부문은 비용 등 기타 요소를 반영한 결과 4,514억 엔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AI 투자 확대
마사요시 손(Masayoshi Son) 회장은 지난해부터 “AI 혁명의 과실을 선점하겠다”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챗GPT(ChatGPT) 개발사 오픈AI(OpenAI)에 대한 400억 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를 주도하고 있으며, 6억 5,000만 달러에 AI 반도체 설계업체 앰페어 컴퓨팅(Ampere Computing) 인수를 추진 중이다.
비전펀드의 구체적 성과도 공개됐다. 상장 지분 가운데는 동남아 차량 호출 서비스 그랩(Grab), 인도 음식 배달 플랫폼 스위기(Swiggy) 등의 주가 상승이 기여했고, 인도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 가치도 상승했다.
미국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참여
소프트뱅크는 미국에서 5,000억 달러(약 650조 원) 규모로 추진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이기도 하다. 해당 사업은 AI 인프라와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계획이다. 현재 투자자들은 소프트뱅크가 이 프로젝트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 주목하고 있다.
과거 투자자산 매각·손익
올해 5월, 소프트뱅크는 4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당시 실적 회복에는 과거 투자 자산인 알리바바(Alibaba), T-모바일(T-Mobile), 도이체 텔레콤(Deutsche Telekom) 지분 가치 상승이 기여했다.
그러나 2025년 4~6월에는 2,565억 5,000만 엔 규모의 기타 투자손실이 발생했다. 알리바바·T-모바일 주식 매각 손실이 원인으로 지목됐으며,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 보유 지분 평가이익이 일부 손실을 상쇄했다.
회사 측은 8월에 T-모바일 주식 1,300만 주를 30억 달러에 처분했다고 밝혔다. 자금 확보 목적과 더불어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으로 풀이된다.
자회사 Arm 실적
소프트뱅크가 지분 대다수(약 90%)를 보유한 반도체 설계사 Arm Holdings는 이번 분기에 86억 6,000만 엔의 손실을 냈다. 연구·개발(R&D) 비용이 매출 증가 속도를 앞지른 것이 주요 원인으로, 손 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 투자”라고 강조했다.
용어 해설
• 비전펀드(Vision Fund): 2017년 출범한 기술 전문 투자펀드로, 세계 최대 규모(1,000억 달러 이상) 벤처·기술기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미국 내 AI 특화 데이터센터 및 초고속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초대형 민관 합작 프로젝트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비전펀드가 두 분기 연속 이익을 내며 “고위험 고수익” 구조가 정상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OpenAI·앰페어·스타게이트 등 대규모 투자 결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특히 자회사 Arm의 R&D 지출이 단기간 수익성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어, 향후 AI 수요 확대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손 회장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AI를 둘러싼 혁신적 기회가 이제 막 열리고 있으며, 우리는 그 중심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추가적인 투자·매각 전략에 따라 소프트뱅크의 실적 변동성은 커질 수 있으나, 비전펀드 핵심 자산의 상장 및 가치 회복이 이어질 경우 재무 체력 역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