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그룹(도쿄증권거래소: 9984)이 2025 회계연도 1분기(4~6월)에 대규모 흑자로 돌아서며 인공지능(AI) 테마의 재부상 속에서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1분기 순이익 4,218억 엔(약 28억 7,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1,743억 엔 손실에서 극적인 반전이다. 세전이익은 206% 급증한 6,899억 엔으로 집계됐다.
흑자 전환의 주역은 손정의 회장이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조성한 비전펀드 Ⅰ·Ⅱ다. 두 펀드는 AI 혁명을 선도한다는 목표 아래 전 세계 스타트업 지분에 대규모로 베팅해 왔다. 이번 분기 비전펀드 관련 투자이익은 6,602억 엔으로, 쿠팡(Coupang LLC)과 심보틱(Symbotic Inc)의 주가 급등이 평가차익을 밀어 올렸다.
비전펀드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아부다비 무바달라 펀드가 대규모 출자자로 참여해 각각 1,000억 달러 안팎의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 기술투자 펀드다. AI, 로봇, e커머스 등 고성장 섹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공격적·장기적 접근법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AI 시대의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 손정의 회장
AI 인프라 전략 투자도 가속
소프트뱅크는 오픈AI(OpenAI)에 대한 400억 달러 규모 신규 자금조달 라운드를 주도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총액 중 100억 달러를 공동투자자에게 재판매(신디케이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영구 투자금은 최대 300억 달러로, 1분기 말 기준 누적 투자액은 97억 달러다.
이와 병행해 미국 내 ‘스타게이트(Stargate)’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도 선두 투자자로 참여 중이다. 총 사업비는 500억 달러로, GPT·생성형 AI 학습에 필수적인 초대형 연산 인프라 구축이 목표다.
홀딩컴퍼니 손실·배당 정책
광폭 AI 전략에도 불구하고 홀딩컴퍼니(지주회사) 부문에서는 2,565억 엔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T-모바일 주식 평가손 4,019억 엔, 알리바바 주식 손실 1,715억 엔의 영향이 컸다.
회사는 연간 배당을 주당 44엔으로 유지한다고 재확인했다. 안정적 배당 정책을 통한 주주환원 의지로 풀이된다.
주가·시장 반응
실적 발표 직후 도쿄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2.4% 상승한 229.8엔을 기록했다. AI 산업에 대한 장기적 모멘텀과 비전펀드의 가치 회복이 주요 재료로 지목된다.
전문가 시각
글로벌 AI 투자 열풍이 지속될 경우 비전펀드 평가익이 추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 다만 T-모바일, 알리바바 등 대형 상장주식에 대한 변동성 노출은 향후 실적 가늠자의 변수로 남는다. AI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자본지출(CapEx)이 요구되므로 캐시플로 관리가 관건이다.
또한 오픈AI 투자가 차세대 GPT 모델 상용화로 이어질 경우 소프트뱅크 생태계 전반에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규제 리스크 및 빅테크 경쟁 격화는 투자성과를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결론 및 전망
소프트뱅크는 AI·데이터센터·통신 인프라를 삼축으로 ‘투자→시너지→재투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 한다. 향후 비전펀드의 IPO(기업공개) 회수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가동 여부가 주가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