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그룹 주가 9%대 급락…아시아 기술주 동반 하락

SoftBank Group headquarters

일본 대표 기술투자회사 소프트뱅크 그룹(도쿄증권거래소 코드: 9984)의 주가가 9.17%까지 급락하며 장중 한때 7,300엔 선이 무너졌다. 이는 전일 대비 2거래일 연속 약세로, 아시아 기술주 전반의 하락세와 맞물려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결과다.

2025년 8월 2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Nvidia)를 비롯한 빅테크 종목이 약세를 보인 직후, 아시아 장에서도 반도체·플랫폼주가 줄줄이 조정을 받았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전날 발표한 20억 달러 규모의 인텔(Intel) 지분 투자가 투자자들의 단기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되며 매도 압력이 집중됐다.


주요 하이라이트

* 소프트뱅크 그룹 -9.17%
* 어드반테스트(Advantest) -6.27%
*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Renesas Electronics) -2.46%
* 도쿄 일렉트론(Tokyo Electron) -0.75%

같은 날 일본 증시에서 반도체 검사 장비 1위인 어드반테스트가 6% 넘게 빠졌고, 차량용 MCU(마이크로 컨트롤러) 강자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도 2%대 약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주 도쿄 일렉트론 역시 낙폭을 키우며 투자심리 악화를 방증했다.

아시아 주요 기술주도 동반 하락했다. 대만에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1.69% 밀렸고, 아이폰 제조 파트너로 유명한 훙하이정밀(폭스콘)은 2.16% 하락 마감했다. 두 회사 모두 미국 인공지능(AI) 붐의 핵심 공급망으로 꼽히지만,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진 모습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SK하이닉스가 3.33% 하락했고, 삼성전자만 0.75% 소폭 반등하며 대조를 이뤘다. 한편 홍콩의 항셍테크지수는 장 초반 0.87% 하락했다. 지수 내 최약체 종목은 콰이쇼우(-4.8%), 징둥헬스(-3.31%), 호라이즌로보틱스(-2.29%) 순이었다. 알리바바와 샤오미도 각각 1%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CHIPS & Science Act 관련 불확실성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CHIPS법(칩과 과학법)은 2022년 8월 발효된 이후 여전히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보조금을 받은 기업에 대해 정부가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사실상 ‘공적 지분 참여’로, 투자자 관점에서는 주주가치 희석이나 경영 간섭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 해당 법안으로 자금을 지원받은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미국 내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러트닉 장관의 발언이 현실화될 경우, 민간 주주와 정부 간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가 지분을 갖는다는 의미는 리스크·리턴 구조가 바뀐다는 것”이라며 “향후 배당·자본배분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첫째, 단기 조정인가 구조적 위축인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TSMC·삼성전자 등 글로벌 AI 밸류체인 핵심 기업의 실적 가이던스가 중요하다. 특히 8월 말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AI 투자 사이클의 ‘온도계’로 받아들여진다.

둘째, 원화·엔화 등 아시아 통화 약세가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준(Fed)의 고금리 기조와 달러 강세는 신흥·선진국을 가리지 않고 기술주 밸류에이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미국 정부의 지분 참여 이슈가 현실화될 경우, 주주 행동주의경영권 방어 전략이 주요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아시아 반도체주 디스카운트를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CHIPS법이란?

CHIPS & Science Act는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첨단 과학기술 연구 지원을 목적으로 2022년 제정됐다. 총 527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세액공제가 제공되며,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R&D를 수행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해당 법은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중국 견제’와 ‘첨단 기술 자국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외교·산업 정책상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부 지분 참여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조건이 제시되면, 기업의 의사결정 독립성투자 매력도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론 및 전망

이번 소프트뱅크 발 조정은 단순히 한 기업의 주가 급락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전체 기술 섹터의 투자심리 약화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당분간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금리·환율, AI 수요 모멘텀 등 복합 변수를 동시에 주시할 전망이다.

향후 변수로는 ① 엔비디아 실적 발표, ② 미국 CHIPS법 세부 가이드라인, ③ 일본·대만·한국의 반도체 설비투자 계획 변경 여부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AI·고성능 컴퓨팅(HPC) 수요의 구조적 성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의견과 “과열된 밸류에이션이 정상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시각이 혼재돼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