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증시] 일본 제조업 빅3가 미국 투자 소식에 동반 강세
소프트뱅크그룹(도쿄증권거래소·9984), 파나소닉홀딩스(6752), 히타치(6501) 등 일본 산업계의 대표 기업 주가가 29일 장중 최대 5%까지 치솟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당시) 방일 기간에 맞춰 공개된 새로운 미·일 투자 프레임워크에 이들 기업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개선된 결과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부가 공동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 측은 5,500억 달러(약 738조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대출·보증을 미국 에너지·인공지능(AI)·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계획은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일본 기업에는 첨단 산업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
발표 직후 소프트뱅크와 파나소닉 주가는 장중 5% 급등했고, 히타치도 4% 오르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거래량 역시 평소 대비 1.7배 이상 증가해 수급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① 20개 참여 기업 명단과 시장 반응
소프트뱅크·파나소닉·히타치를 포함해, 무라타제작소(6981), 미쓰비시전기(6503), 후지쿠라(5803) 등 총 20개 일본 기업이 이번 프레임워크 참여 기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종목들은 모두 3~5%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니케이225지수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날 니케이는 전장 대비 2.1% 오른 51,311.47포인트로 장을 마쳐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전기·전자·통신 장비 업종이 지수 상승분의 58%를 차지했고, 특히 대형 수출주에 집중된 외국인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② 트럼프 방문과 미·일 경제 협력 강화 배경
트럼프 대통령은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공급망 안정화와 첨단 기술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투자는 그 첫 성과로 평가된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
일본의 자본과 기술이 미국 제조업 부흥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역시 자국 기업이 미국 내 친환경 에너지·AI·배터리·반도체·희토류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어 독자 참고: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은 배터리·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리튬·코발트·희토류 원소 등을 통칭하는 용어다.
③ 주요 기업별 투자 포인트
소프트뱅크그룹은 비전펀드를 통해 AI 스타트업 및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구체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00억 달러 이상이 배정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파나소닉은 이미 미국 네바다주와 캔자스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며, 이번 틀 안에서 추가 증설을 추진한다. 테슬라와의 공급 계약 확장 여부가 실적에 주목되는 부분이다.
히타치는 에너지 솔루션 자회사 히타치 에너지와 함께, 재생에너지용 그리드(송배전망) 투자에 집중한다. 히타치는 2024년에도 영국 그리드 솔루션 업체를 20억 달러에 인수하며 글로벌 전력망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바 있다.
④ 전문가 시각 및 향후 변수
도쿄 소재 다이이치라이프리서치의 다케다 마사토 수석애널리스트는 “5500억 달러는 일본 GDP의 약 10%에 달하는 거액으로, 실질적으로는 민관 합작(PPP) 형태로 단계적으로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엔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일본 기업의 해외 설비투자 매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일 양국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책 불확실성·규제 리스크가 변수로 꼽힌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의 정합성 여부, 일본 정부의 재정 부담 등이 실제 투자 집행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⑤ 용어·배경 설명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기계가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구현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스마트폰 음성인식부터 자율주행 시스템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된다. PPP(Private-Public Partnership)는 민간 자본과 정부가 공동으로 사회간접자본(SOC)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초기 투자 부담을 분담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채택된다.
한편 니케이225지수는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로,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기업 중 225개 우량주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이번 사상 최고치 경신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 엔화 약세,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⑥ 종합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협약을 양국 전략 산업 협력의 분수령으로 평가한다. 일본 기업은 기술·자본을 제공하고, 미국은 시장 규모·정책 인센티브를 내세워 윈윈 구조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특히 재생에너지·전기차·AI 인프라 분야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경우, 관련 부품·소재주에도 중장기 호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 원자재 가격 변동,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따라 투자 계획 규모와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며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의 사업 구조, 재무 건전성, 북미 매출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5,500억 달러 투자 프레임워크는 일본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과 미국의 산업 정책이 맞아떨어진 결과물로, 향후 구체화 단계에서 나올 세부 프로젝트·협력 파트너 선정 결과가 양국 증시의 추가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