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3분기 실적 전망 상회…35억 달러 규모 자사주 추가 매입 단행

영국-네덜란드계 에너지 대기업 셸(Shell plc)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2025년 3분기 성적표를 내놓으며 35억 달러 상당의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강도 높은 주주환원 기조를 재확인하는 조치로, 셸은 무려 16분기 연속 분기당 최소 30억 달러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해 왔다.

2025년 10월 30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셸의 조정 순이익(adjusted earnings)은 54억 달러로 집계돼, LSEG(구 리피니티브)가 취합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50억 5,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회사가 별도로 제공한 VARA 리서치 전망치(50억 9,000만 달러)도 상회했다.

이번 실적은 전년 동기 조정 순이익 60억 달러 대비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2025년 2분기) 42억 6,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뚜렷한 반등을 보여준다. 와일 Sawan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마케팅 부문과 미국 멕시코만·브라질 심해 유전의 견조한 생산 실적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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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은 이번 분기 말 기준 순부채(net debt) 규모가 412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의 432억 달러보다 20억 달러가량 줄어든 수치다. 한편, 런던 증시에 상장된 셸 주가는 연초 이후 16% 이상 상승하며 동종 대형 석유 메이저들 가운데서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용어 설명
조정 순이익(Adjusted Earnings)은 일회성 비용·이익, 감가상각 등을 제외해 본업에서 벌어들인 ‘핵심 영업이익’을 보여주는 지표다.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은 기업이 발행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행위로, 주당 순이익(EPS) 제고와 주주환원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순부채(Net Debt)는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차감해 산출하는 실질 부채 규모다.


동종 업계와의 비교

전일(29일)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Equinor)는 2025년 3분기 조정 영업이익이 62억 1,000만 달러로 예상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시현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주 후반에는 미국 엑손모빌(Exxon Mobil)셰브런(Chevron)이, 다음 주 화요일에는 영국 BP가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 전반이 고유가·고비용 환경 속에서 수익 구조 다변화와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하는 흐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시장·투자자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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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천연가스 트레이딩 수익 기여도: 셸 경영진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트레이딩 기여 확대’를 주요 호재로 언급했다. 석유 메이저들은 전통적인 생산·정제 이익뿐 아니라 파생상품·스프레드(정제 마진)·지역 간 수급 차이를 활용한 트레이딩 이익을 적극 추구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저탄소 투자 행보: 주주환원 강화와 함께 저탄소·수소·전력 소매 사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어느 수준으로 유지할지가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관건으로 꼽힌다.
배당·자사주 매입 지속성: 국제유가가 변동성을 키우는 상황에서도 셸이 16분기 연속 30억 달러 이상 자사주 매입을 유지할 수 있는 현금흐름 탄탄함이 핵심 투자 포인트다.


전문가 시각

다수 애널리스트는 셸의 ‘포트폴리오 최적화’ 전략에 주목한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90달러 선에서 움직이는 동안에도, 고마진 딥워터 자산과 부가가치가 높은 마케팅·트레이딩 사업을 연계해 ‘비(非)생산 부문’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전략은 원가 구조 개선과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확대를 이끌어 주주환원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해준다.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국제 원유·가스 가격 하락,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규제 강화, 극심한 환율 변동성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 감축 정책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 이후, 석유 메이저의 화석연료 자산 가치 평가가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셸은 견조한 3분기 실적과 함께 추가적인 35억 달러 자사주 매입 발표를 통해 ‘주주 친화적’ 기조를 재확인했다. 국제유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고수익 자산 운영과 트레이딩 강화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동사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가 셸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가치평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