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232 초고율 관세’의 장기 폭풍 — 구리·자동차·의약품을 넘어 미국 경제·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할 10년의 시나리오

이중석의 미국경제 딥다이브 | 2025 년 7 월 10 일


1. 서론 — 관세라는 이름의 구조조정, 왜 지금 다시 주목해야 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7월 첫째 주 이틀에 걸쳐 14개국에 25~40%의 ‘상호주의 관세’ 서한을 발송한 데 이어 50% 구리·철강·알루미늄·자동차·의약품 ‘섹션 232’ 관세를 추가로 공표했다. 서한·행정명령·대외 발언이 꼬리를 물며 규제 문구는 아직 안갯속이지만, 시장은 이미 가격·공급·투자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필자는 본 칼럼에서 ①데이터가 보여주는 관세 충격의 현실 ②산업별·매크로별 장기 시나리오 ③투자·기업 전략 포인트를 3,000 여 단어 분량으로 총정리한다.

2. 정책 메커니즘 — ‘섹션 232’와 ‘상호주의 관세’ 쌍두마차

  • 섹션 232 (무역확장법 §232) :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특정 품목·국에 일방 관세 또는 수입쿼터를 부과 → 법원·WTO가 관여하기 어려운 치외법권형 도구.
  • 상호주의 관세 : 상대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한 수치와 동일·상응 관세를 매기는 맞불 방식 → 협상 레버리지.

즉, 트럼프 행정부는 품목별(232)국가별(상호주의) 규제를 동시에 걸어 ‘디커플링 폭’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3. 데이터 스냅샷 — 시장 충격은 이미 시작됐다

① 가격 : 7월 8일 COMEX 구리 +13% (파운드 5.69달러, 사상 최고), LME 대비 프리미엄 2,600달러/톤 → 역대 최대.
② 수급 : 미국 구리 소비의 50%는 수입(칠레 21%, 캐나다 12%, 멕시코 9% 등). 관세 발효 시 ’23년 기준 하루 1만 톤 수입 중 6,000 톤에 50% 세금.
③ 기업 비용 : 냉장고 제조사 A사 원가 분석 — 구리 비중 6% → 관세 반영 시 완제품 원가 +3.2% 포인트, 소비자가격 +2.1% p. 자동차 배선·모터용 구리 1 대당 40 ㎏ → 관세 전후 차량당 비용 +280달러.

4. 산업별 딥다이브

4-1 구리 & 광물

50% 관세는 단기엔 미국 내 제련·전선업체 마진 폭등, 중기엔 전력·EV·재생에너지 CAPEX 급증. 장기적으로는 알루미늄·탄소나노튜브 대체 수요가 실제 확대.
리스크 : 섀도플리트 활용 우회 수입·환적 → 관세 회피 단속 비용 상승.
기회 : 아리조나·유타 신규 구리광산 프로젝트의 NPV(순현재가치) +78%.

4-2 철강·알루미늄

2018년 25% 관세→2024년 50% 두 배 상향은 이미 철강지수(S&P Steel Index)를 3개월 +37% 끌어올림. 다만 건설·항공·음료캔 OEM은 스프레드를 전가 못 하면 영업마진 -1~-4 p 감소 예상.

4-3 자동차

25% 관세 대상은 일·한·EU 수입차. 카플란 연구소 시뮬레이션: 연 200만대 수입차 → 판매가 평균 +6,000달러, 내수 합산 수요 -11%. 멕시코 USMCA 원산지 조항 회피 분량이 늘 가능성.

4-4 의약품

세부 세율 미공개이나 “매우 높은 (very high)” 수준 시사. 미국 제네릭 공급의 38%를 차지하는 인도·중국 CMO가 타깃이면 단기 의약품 품귀 → CMS(메디케어) 예산 압박.

5. 매크로 경로 — 인플레이션·연준·달러

A. 인플레이션 경로
연준 시뮬레이션(제임스 블러드 논문) : 관세 10% p 인상 → 1년 뒤 CPI +0.3~0.4% p. 이번 패키지는 가중치 기준 약 6~8% p 충격. 2026년 예상 코어 PCE 2.4% → 2.9% 상향 가능.

B. 연준 정책
트럼프는 기준금리 ‑300 bp 요구. 그러나 관세발 인플레로 연준의 가능 인하 폭은 50 bp 미만으로 축소될 전망.
C. 달러 지위 : 관세 장벽이 달러 유동성 축소를 동반하면 COFER 통계상의 달러 비중 57.7% → 5년 내 54%까지 완만 하락 시나리오. 단기엔 안전통화 수요로 DXY 반등.

6. 글로벌 재편 — Friend-shoring & 공급망 쪼개기

품목 1차 우회 생산지 투자주체 예상 가동 시점
정련 구리 멕시코·캐나다 Freeport McMoRan / Teck 2028
EV 배터리 전선 베트남·폴란드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2027
제네릭 의약품 말레이시아·이스라엘 테바·Mylan 2026

7. 수급·가격 전망

  • 구리(톤당) : 2025 平均 10,500달러 → 2026 Q1 COMEX 13,000달러 척도 가능. 이후 신규 공급(카메론, 칠레 Quebrada Blanca II) 가동 시 2028 9,500달러로 정상화.
  • 철강 HRC(Hot-rolled Coil) : 2025 Q3 1,050달러/톤 예상, 인플레 완화 시 2027 800달러.
  • 의약품 CPI 서브지수 : 2026 +2.1 p, 1992년 이후 최고.

8. 기업 실적 레버리지 — 승자와 패자

Winner : Freeport-McMoRan, Nucor, Alcoa, Cleveland-Cliffs
Loser : Tesla(원가 +1,300달러/차), Whirlpool, Pfizer(원가 +5%p), BMW US Sales

9. 투자 전략 — 다섯 줄 요약

  1. 가격전가력이 큰 소재·에너지주 비중 확대, 저가 Consumer Discretionary 비중 축소.
  2. 구리 ETF(COPX)·알루미늄 ETF(JJU) 스프레드 롱으로 LME-COMEX 프리미엄 수렴 베팅.
  3. 유로화·스위스프랑 레이트 앤드 캐리 전략 → 달러 강세 완충.
  4. 미 10Y-TIPS 스프레드 상단(2.5%) 도달 시 인플레 헤지용 금(GOLD) 1~2% 편입.
  5. 미국 내구재 수요 둔화 가정, S&P 산업재 이익률 -50 bp 시나리오 반영해 풋옵션 헤지.

10. 결론 — 관세는 단기 카드가 아닌 구조적 방아쇠

트럼프 행정부의 ‘50% 구리 관세 + 다계층 상호주의 관세’ 패키지는 이미 가격∙공급∙정책 시계열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필자는 향후 10년간 ①글로벌 공급망 지역화(frag-men-ta-tion) ②이익률 구조 재편 ③통화 패권 미세 조정이라는 세 갈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투자·기업 재무·정책 수립은 모두 이 슬로우 모션의 기조를 전제해야 한다. ‘관세 폭풍’이 잦아들 때쯤엔, 우리는 지금과 다른 월드맵 위에서 사업과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2025 년 여름 우리가 확인한 구리·철강·자동차·의약품 관세의 장기 메시지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이며,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