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p)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경제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무살렘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현 경제 여건과 전망을 고려할 때 이처럼 큰 폭의 완화 조치는 지나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 머물러 있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 목표선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상적인 물가 수준 대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급격히 완화할 경우, 물가 안정을 되레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살렘 총재의 발언 직전 공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공급단계에서의 가격 압력이 소비자물가로 전가(pass-through)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다. 그는 “가격 변동성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reasonable probability가 있다”며 물가 상방 위험을 거듭 경고했다.
앞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최근 고용지표 둔화를 들어 9월 회의에서 한 차례에 50bp(0.50%p)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러나 무살렘 총재는 “노동시장의 위험 요인을 일정 부분 인정한다”면서도, 지금은 점진적·데이터 기반 접근이 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기업들은 여전히 수입 관세 충격을 가격에 전가하기 시작한 초기 국면에 있다. 관세 요인이 본격 반영되면 물가 변동성이 생각보다 더 지연될 수 있다.” —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그는 특히 대중국 추가 관세와 같은 무역 정책 변수가 향후 6~12개월 안에 물가 경로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는 일시적으로 보이지만,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구조적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OMC 결정 구조 해설
FOMC는 8명의 지역 연은 총재와 7명의 연준 이사로 구성되며, 통상 6주마다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결정한다. 0.5%p(50bp) 조정은 최근 10여 년간 ‘비상 대응’ 때 주로 사용된 폭으로,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
무살렘 총재의 어조는 완화적 전환을 요구하는 정치권·시장 일각과는 온도 차가 크다. 그는 “현재로선 점진적·보수적 접근법이 물가와 고용의 복원을 동시에 달성하는 최선”이라며, 인위적 경기 부양보다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우선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발언으로 9월 회의에서 25bp(0.25%p) 인하 또는 동결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에 따르면, 보도 직후 연방기금선물 시장에서 50bp 인하 확률은 전일 대비 12%p 급락했다.
다만 그는 “노동시장이 열위 전환할 위험이 분명 존재하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점에 추가 완화를 단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에 따라 향후 발표될 8월 고용·소비·물가 지표가 FOMC 최종 결정을 좌우할 전망이다.
전문가 해석: Fed가 ‘높은 물가 vs. 둔화하는 고용’이라는 정책 혼선에 직면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Fed의 ‘데이터 디펜던트’ 전략이 신뢰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결국 9월 FOMC에 대한 기대감은 8월 고용보고서,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핵심 지표 발표에 따라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무살렘 총재의 완화적 속도 조절론은 ‘빅컷’ 기대를 상당 부분 진정시킨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