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액공제 종료 직전 미국 EV 수요 급등… 테슬라, 사상 최대 3분기 매출로 시장 전망 상회

테슬라(Tesla Inc.)가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월가 전망을 넘어섰다. 미국 소비자들이 핵심 전기차(EV) 세액공제 종료를 앞두고 구매를 서둘렀던 것이 주요 배경이다. 다만 연구개발비·관세 부담 확대와 규제 크레딧(regulatory credits) 감소 탓에 순이익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5년 10월 2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3분기(7‧8‧9월) 매출이 281억 달러(약 37조9,00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 263억 7,000만 달러를 큰 폭으로 웃돈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0.50달러로, 애널리스트 전망치(0.55달러)를 하회했다.

이번 사상 최대 매출은 분기 차량 인도가 최고치를 경신한 데 힘입었다. 세액공제 만료(9월 30일)를 의식한 미국 소비자들이 차량 인도를 서두르면서 내수 판매가 급증했다. 그러나 인건비·연구개발(R&D)·AI 투자 확대에 따라 운영비가 50% 급증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부품 수입에 부과한 관세로 약 4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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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크레딧이란 완성차 업체가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때 친환경차 업체로부터 구매하는 배출권이다.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친환경차 중심 생산 구조 덕분에 동 배출권을 판매해왔으나, 3분기 관련 수익은 4억 1,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7억 3,900만 달러) 대비 43% 급감했다.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자체 전동화 확대와 최근 통과된 미국 환경 규제 완화법안이 맞물리며, 크레딧 판매 수익은 향후 지속 감소할 전망”

라고 CFO 바이바브 타네자(Vaibhav Taneja)는 말했다.

또한 테슬라는 AI 연구, 자율주행 로봇택시(robotaxi), 메가팩(Megapack) 3 배터리 등 미래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타네자 CFO는 “2026년 자본적 지출(capex)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Tesla 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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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우려도 적지 않다. 카멜쏜 인베스트먼츠의 자문역 션 캠벨(Shawn Campbell)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적절히 섞어 팬과 비판론자 모두를 달랬다”면서 “이번 실적이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액공제(Purchase Tax Credit)는 미국 내 7,500달러 규모로, 친환경 차량 보급 가속화를 위해 도입됐다. 2025 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라 지난달 말 종료돼 향후 EV 수요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월가에서는 테슬라 2025년 인도량이 전년 대비 8.5% 감소할 것으로 본다.

수요 공백을 메우기 위해 테슬라는 이달 초 모델 Y·모델 3 ‘스탠더드’ 트림을 새롭게 출시하며 가격을 5,000~5,500달러 인하했다. 그러나 부품·사양을 대폭 축소한 만큼 차량당 원가 절감 폭이 판매가격 인하분을 상쇄할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3분기 자동차 총마진(규제 크레딧 제외)은 15.4%로, 애널리스트 전망치(15.6%)를 소폭 밑돌았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으로 오스틴 일대에서 안전운전 요원 없이 운행하는 로봇택시가 가능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8~10개 대도시에서 상용 운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가 단순 차량 제조업체에서 모빌리티 서비스·AI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회사는 2026년 사이버캡(Cybercab) 로봇택시·세미(Semi) 전기 트럭·메가팩 3 배터리의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사업도 선전해, 분기 에너지 저장장치(ESS) 설치량은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그러나 세액공제 종료, 구형 모델 의존, 경쟁사 증산,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 등으로 인해 중장기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테슬라는 올해 연간 인도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무역·관세·재정정책 변동성이 단기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장기 성장과 가치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Tesla Charging

주가 반응은 엇갈렸다.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4% 하락했다. 현재 테슬라 시가총액은 1조 4,500억 달러로, 투자자들은 자율주행·로봇·AI로의 ‘대전환(transition)’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차량 판매가 회사 현금흐름의 핵심이라는 점은 여전히 불변이다.

한편 관세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4년 재선 직후 단행한 ‘미·중 무역확대 관세 2.0’ 조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 부품‧배터리‧희토류 등에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내 EV 제조사들도 부담이 커졌다.

요약하면, 테슬라는 세액공제 종료 전에 몰린 ‘막차 수요’ 덕분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익률은 관세와 R&D 비용 및 규제 크레딧 감소로 압박을 받았다. 향후 주가는 로봇택시 상용화, 가격 전략, 매크로 정책 환경이라는 세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