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발—일본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7-Eleven)을 운영하는 세븐앤아이홀딩스(Seven & i Holdings)가 2026년 하반기로 예정한 북미 사업부 기업공개(IPO)를 통해 추가 부채를 활용한 공격적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년 8월 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티븐 데이커스(Stephen Dacus) 최고경영자는 도쿄에서 열린 전략 설명회에서 “상장 이후 북미 법인이 스스로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미국 내 점포 확장과 볼트온 M&A를 한층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 배경과 목적
세븐앤아이는 최근 캐나다 편의점 대기업 알리멘타시옹 쿠슈타르드(Alimentation Couche-Tard)의 약 460억 달러(약 6조 8,000억 엔) 규모 인수 제안을 저지했다. 쿠슈타르드는 “세븐앤아이 측의 진정성 있는 협의 부족”을 이유로 지난달 제안을 철회했으며, 이 소식 직후 세븐앤아이 주가는 9% 급락했다.
“IPO를 통해 북미 법인은 자체 신용도를 확보하고, 추가 차입을 통해 점포 수를 가속적으로 늘릴 수 있는 재무 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다.” — 스티븐 데이커스 CEO
볼트온 M&A란?
‘Bolt-on M&A’는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와 시너지가 높은 중소 규모 회사를 신속히 인수·합병해 조직에 ‘덧붙이는(bolt-on)’ 전략을 의미한다. 이는 대규모 빅딜보다 리스크가 낮고 통합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미국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
일본 내에서 세븐일레븐은 패밀리마트와 로손 등 후발 주자의 빠른 확장세에 직면해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편의점 매장 수 1위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영업이익률’이 잠재력을 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주 행동주의 압력
세븐앤아이는 수년간 기관투자가와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비핵심 자산 매각과 수익성 강화 요구를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회사는 ▲슈퍼스토어 부문 매각 ▲2030년까지 2조 엔 규모 자사주 매입 ▲북미 사업부 분리 상장 등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재무 계획
데이커스 CEO는 상장에 따른 자본 확충으로 현재 계획보다 빠른 매장 롤아웃이 가능하며, 필요 시 추가 차입을 통해 M&A 재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시점 통화 환산 기준 $1=147.56엔이다.
전문가 시각
일본 투자은행 관계자는 “북미 상장이 성공할 경우, 세븐앤아이는 미국 시장에서 매장당 수익성 개선과 브랜드 파워 확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리 상승과 소비 둔화가 변수로 꼽힌다.
용어 해설
①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최초로 상장해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절차다.
② 행동주의 펀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나 구조조정을 촉구해 주가 상승을 노리는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를 말한다.
세븐앤아이가 캐나다 경쟁사 인수 제안을 거부한 직후 시장에서는 “독자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이번 북미 IPO 계획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경영 청사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상장 예정 시점까지 약 1년 이상 남아 있어, 금리·환율 변동과 미국 경기 상황이 공모 가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