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글로벌 코코아 공급 잉여가 줄어들 것이라는 신호에 따라 급등했다. 2026년 3월 인도거래소(ICE) 뉴욕 코코아(CCH26)는 화요일 종가가 +122포인트(+2.08%) 상승했고, 2026년 3월 ICE 런던 코코아 #7(CAH26)은 +128포인트(+3.02%) 상승해 마감했다.
2025년 12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공급 잉여 축소 전망과 이를 계기로 나타난 숏커버링이 있었다. 시티그룹(Citigroup)은 2025/26 글로벌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종전 134,000MT에서 79,000MT로 하향 조정했고, 이 소식이 화요일 코코아 선물시장에 숏커버링을 촉발해 가격을 끌어올렸다.
재고 측면에서도 코코아 가격을 지지하는 신호가 이어졌다. ICE가 모니터하는 미국 항만 소재 코코아 재고는 화요일 기준 1,651,199가방으로 9개월 최저치로 떨어졌다. 재고 감소는 현물 공급 여력 둔화의 신호로 해석되며 선물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뉴욕 코코아 선물은 내년 1월부터 블룸버그 상품 지수(Bloomberg Commodity Index, BCOM)에 편입될 예정이어서, 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의 매수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시티그룹은 BCOM 편입에 따른 뉴욕 코코아 선물의 수요 유입 규모를 최대 20억 달러까지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런 대규모 자금 유입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선물가격을 추가로 밀어올릴 수 있다.
한편, 생산 측과 수급 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의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 연도인 10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농민들이 항만으로 출하한 코코아는 895,544MT로 전년 동기 894,009MT 대비 +0.2% 증가했다. 이는 공급 측에서 일부 증가 신호지만, 증가 폭은 크지 않아 가격 상승 압력을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국제기구와 은행들의 잉여·생산 전망도 최근 수정됐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11월 28일 글로벌 2024/25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종전 142,000MT에서 49,000MT로 큰 폭으로 낮추고, 같은 기간 전세계 코코아 생산 전망을 종전 4.84MMT(백만미터톤)에서 4.69MMT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라보뱅크(Rabobank)도 2025/26 잉여 전망을 328,000MT에서 250,000MT로 낮췄다.
반면 공급이 풍부할 것이라는 전망은 과거에 가격을 누른 요인이었다. 11월 19일에는 서아프리카의 풍작 기대감으로 코코아 가격이 1.75년 최저치까지 하락했었다. 모기업 모빌레이즈(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 코코아 폿 카운트(cocoa pod count)가 5년 평균 대비 +7%이며 전년 대비 ‘실질적으로 높은 수준(materially higher)’이라고 보고했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주력 수확이 방금 시작된 상황에서 농민들은 수확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규제와 수요 측의 약화도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해왔다. 유럽의회는 11월 26일 산림훼손 규제(EUDR, EU Deforestation Regulation) 시행을 1년 연기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규제의 연기는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 등 산림훼손 이슈가 있는 지역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을 당분간 계속 허용하게끔 해 단기적으로는 공급 측에 우호적이었다.
수요 측에서는 약화 신호가 뚜렷하다. 10월 30일, 미국 초콜릿 제조사 허쉬(Hershey) 최고경영자는 이번 할로윈 시즌의 초콜릿 판매 실적을
‘실망스럽다’
고 표현했다. 할로윈은 2024년 미국 캔디 연간 판매의 약 18%를 차지한다. 지역별 가공(grinding) 통계도 부진을 나타냈다. 코코아협회 오브 아시아는 3분기 아시아 코코아 가공량이 -17% y/y로 183,413MT에 불과해 9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유럽 코코아협회도 3분기 유럽 가공량이 -4.8% y/y로 337,353MT로 10년 만의 3분기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북미는 3분기 가공량이 +3.2% y/y로 112,784MT로 늘었다고 하나, 신규 보고 업체 추가가 통계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 업체 Circana의 자료에 따르면 9월 7일로 끝난 13주간의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또 다른 공급 압박 요인은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 전망이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코코아 협회는 2025/26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1% 감소해 305,000MT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2024/25 예상치 344,000MT). 이와 관련해 나이지리아의 9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14,511MT로 보고됐다.
과거 대규모 적자의 존재도 시장 구조를 변화시켰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글로벌 코코아 적자를 -494,000MT로 수정해 60년 내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ICCO는 2023/24 전세계 코코아 생산이 -12.9% y/y 하락해 4.368MMT가 됐고, 재고대가공비(stocks-to-grindings ratio)는 46년 만의 최저치 27.0%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후 ICCO는 2024/25 글로벌 잉여를 49,000MT로 추정하며 4년 만에 처음으로 잉여 전환을 예측했다. 이 기간 전세계 생산은 +7.4% y/y로 4.69MMT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 참여자 포지셔닝 관련 공시 게시일 기준으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 기자는 이 기사에서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기사에 사용된 모든 정보 및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임을 명시한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공급 잉여 축소 전망과 재고 감소, 그리고 BCOM 지수 편입에 따른 잠재적 패시브 자금 유입(시티그룹 추정 최대 20억 달러)이 결합해 코코아 선물 가격에 상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연초(1월) 지수 편입 시점에는 실제 매수 수요가 집중될 수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반면 구조적 수요 약화 신호(아시아·유럽의 가공량 감소, 북미 내 소비 위축)와 일부 지역의 풍작 관측(서아프리카의 폿 카운트 증가, 아이보리코스트의 출하 증감률이 크지 않음)은 이러한 상승 압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규제 완화(예: EUDR 시행 연기)는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어 가격 상승의 지속성을 시험할 것이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기상 여건(서아프리카 건조·강우 패턴), 각국의 생산 전망(예: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 전망), 주요 기관(ICCO, 시티그룹, 라보뱅크)의 잉여·생산 추정치 변경이 가격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기관들의 잉여 추정치는 최근 잇따라 하향 조정되며 공급타이트닝(sign of tightening)을 시사하고 있어, 만약 수요가 회복되거나 패시브 자금 유입이 현실화하면 가격은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소비 둔화 심화, 주요 생산지의 예기치 않은 풍작, 그리고 지수 편입이 기대만큼의 자금 유입을 견인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 있다. 투자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이벤트(지수 편입, 재고 발표, 기관 보고서 발표)와 더불어 계절적 수확 사이클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
숏커버링(short covering)은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매수 행위로, 대량의 숏포지션이 청산되면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BCOM은 블룸버그 상품 지수로, 원자재 선물 계약을 대상으로 하는 대표적인 상품 지수이며 이 지수에 포함되면 지수 추종 자금의 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 가공량(grindings)은 코코아 빈을 가공해 최종 제품(초콜릿 등) 제조에 투입되는 물량을 의미하며 수요의 바로미터로 사용된다. 재고대가공비(stocks-to-grindings ratio)는 재고를 가공량으로 나눈 비율로, 수급 여건의 여유도를 나타낸다.
이상은 공개된 시장 데이터와 주요 기관의 전망을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투자 판단 시에는 추가적인 위험 요소와 최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