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설문조사 결과 전 세계 성장 기대치가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는 미국 소비자의 견조한 지출 기대와 물가 상승 압력 둔화에 대한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2026년 1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시행된 조사에서 유럽 소재 펀드 매니저 22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응답 중 순응답자 기준 38퍼센트가 향후 12개월간 글로벌 경제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지난 12월에는 같은 지표가 18퍼센트에 머물렀다.
“미국 소비자의 강한 지출이 더 나은 글로벌 성장을 이끄는 가장 유력한 이유”이라고 안드레아스 브룩너(Andreas Bruckner)와 세바스티안 레들러(Sebastian Raedler) 등 BofA 애널리스트들은 분석 메모에서 지적했다.
소비 지출은 미국 경제에서 전체 활동의 두드러진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BofA 메모는 소비 지출이 미국 국내총생산의 대다수를 이루며, 역대 사례에서 가계 지출이 빠르게 늘면 성장률이 단기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미국은 2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기록했는데, 배경에는 견조한 소비가 있었다.
그러나 생활비 상승 같은 역풍은 여전히 남아 있어 서민 가계의 구매력(affordability)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큰 정치·경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부 유럽 국가들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으며, 이는 작년 일련의 무역 협정 이후 진정되는 듯했던 글로벌 관세 갈등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연구기관(예: Vital Knowledge)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한편 BofA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에서의 경기부양 가능성을 글로벌 성장의 또 다른 촉매로 꼽았다. 중국 정부는 소비 부진과 장기화된 주택 위기 속에서 세계 2위 경제를 지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정책적 완화는 글로벌 수요를 자극할 잠재력이 있다.
설문 응답자 중 약 31퍼센트는 중국 성장의 가속을 전망했으나, 응답자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이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정체(flatline)될 것으로 여겼다. 이는 중국 경기의 이중적 신호로, 정책 여력과 구조적 제약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 경제에 대한 기대감은 다섯 달 만에 처음으로 다소 약화됐으나, 독일의 대규모 재정 지출(대형 경기부양책)로 인해 설문 참여자의 64퍼센트는 “향후 유럽 성장 강세”를 전망했다. 즉, 지역 내 주요 국가의 재정정책이 유럽 전체의 경기 모멘텀을 지탱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BofA는 또한 물가 우려의 완화가 금리 인상 사이클 이후에도 글로벌 성장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팬데믹 이후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해 왔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그라들 경우 성장과 물가의 병행 안정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거의 절반가량의 투자자는 이른바 ‘노 랜딩(no landing)’ 시나리오를 글로벌 경제의 가장 가능성 높은 결과로 보고 있다. 또한 순응답자 기준으로 3퍼센트는 향후 12개월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작년 2월 이후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을 가장 강하게 지지하는 응답 수준이라고 BofA는 설명했다.
또한 응답자의 거의 3분의 1에 가까운 비율은 향후 몇 달 동안 견조한 성장과 둔화되는 물가가 공존하는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환경’이 전개될 것으로 봤으며, 이 비중은 지난달의 19퍼센트에서 상승했다.
이 같은 전망에서 나온 실무적 결과로는 유럽 주식에 대한 강한 낙관이 있다. 설문 응답자의 95퍼센트가 향후 유럽 주식의 상승 여지가 존재한다고 예측했으며, 다만 지정학적 불안이 높아지면서 단기적 낙관론은 다소 후퇴한 상태다.
응답자들은 이러한 전망에 따라 유럽 주식에 대한 오버웨이트(overweight) 포지션을 늘렸다고 밝혔으며, 특히 기술(Tech)과 은행(Banking) 섹터가 선호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재(Materials)와 금융(특히 Financials) 섹터도 향후 우수한 성과가 기대되는 분야로 지목됐고, 국가별로는 독일이 유럽 내에서 가장 선호되는 국가로 평가됐다.
용어 해설
No landing은 경기 침체로 급격히 하강하지도 않고, 성장으로 명확히 회복하지도 않는 상태를 뜻하는 관용적 표현으로, 성장률이 완만하게 유지되면서 금융시장과 정책 환경에 스트레스가 크지 않은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Goldilocks는 성장이 견조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둔화되는 이상적 조합을 가리키며, 투자자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매크로 환경으로 간주된다. 오버웨이트는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특정 자산군의 비중을 벤치마크 대비 높게 유지하는 투자 결정을 의미한다. ①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이번 설문 결과는 몇 가지 중요한 시장 함의를 갖는다. 첫째, 미국 소비가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는 한, 단기적으로는 위험자산(주식 등)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내 소비 회복은 유럽과 아시아의 수출 및 기업 이익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어 글로벌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다.
둘째, 물가 둔화 기대가 확대되면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완화되어 채권 수익률의 정점 논쟁이 잦아들 수 있다. 이는 기술주와 성장주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정책 당국의 금리 기조와 실질 경제 지표의 흐름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셋째, 중국 정책의 추가 완화(재정·통화 부양)는 원자재와 산업재 수요를 높여 관련 섹터 수익성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의 구조적 주택 위기와 소비 회복의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이 중국 관련 리스크를 여전히 주시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넷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수출·공급망 관련 섹터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으며, 글로벌 무역 긴장 재점화는 일부 산업군의 이익 전망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은 독일 등 수출 중심 경제에 부정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설문 결과는 성장 모멘텀과 물가 둔화라는 양호한 매크로 조건이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정치적 이벤트(예: 미국 중간선거), 지정학적 충격, 중국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 등은 여전히 주의해야 할 변수다. 투자자는 섹터별·지역별 차별화된 접근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 본 기사는 BofA가 공개한 설문 결과와 해당 기관 애널리스트의 메모를 근거로 작성했으며, 제시된 전망은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