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선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뉴욕·런던 시장에서 큰 폭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6년 3월 인도(뉴욕) 세계 설탕 선물 #11 (SBH26)은 전일 대비 -0.21달러(-1.46%) 하락했고, 2026년 3월 런던 ICE 백설탕 선물 #5 (SWH26)은 -7.20달러(-1.78%) 하락했다. 특히 런던 거래에서는 근월물 기준으로 5년만의 최저가를 기록하며 약세가 두드러졌다.
2026년 2월 10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지난 3개월간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 금요일 뉴욕 설탕은 3개월 최저를, 오늘 런던 설탕은 근월물 기준 5년 최저를 각각 기록했다. 하락 배경에는 글로벌 설탕 공급 과잉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공급 측면의 핵심 지표들이 가격 하락을 뒷받침하고 있다. 브라질 산업체계 통계와 관련된 단체인 Unica는 2025/26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누적 설탕 생산량이 1월 중순 기준으로 40.236백만톤(MMT)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원당(사탕수수) 중 설탕용으로 압착된 비율(분당 설탕 전환 비율, ratio of cane crushed for sugar)이 2024/25의 48.15%에서 2025/26에는 50.78%로 상승했다.
글로벌 여건에 관한 시장 예측들도 전반적으로 공급 과잉을 전망한다. 설탕 트레이더 Czarnikow은 2026/27 작물연도에 세계 설탕 흑자가 3.4 MMT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2025/26의 8.3 MMT 흑자에 이은 흐름이라고 밝혔다. Green Pool Commodity Specialists는 2025/26에 2.74 MMT, 2026/27에 156,000 MT의 흑자를 예측했으며, StoneX도 2025/26년의 흑자를 2.9 MMT로 전망했다.
인도 관련 통계도 공급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도 설탕제분협회(India Sugar Mill Association, ISMA)는 2025/26 회계연도(10월1일~1월15일) 기간의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5.9 MMT라고 보고했다. ISMA는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 전망치를 기존의 30 MMT에서 31 MMT로 상향 조정했으며(전년 대비 +18.8%), 에탄올 생산용 설탕 사용량 전망은 7월의 5 MMT에서 3.4 MMT로 낮춰 인도의 수출 여력을 높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설탕 생산국이다.
인도의 수출 확대 가능성은 시장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인도 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추가 수출 허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2025/26 시즌에는 제분소들이 1.5 MMT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2022/23년 이후 인도는 늦은 강우로 생산이 감소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수출 쿼터 제도를 도입하여 국내 공급을 관리해왔다.
한편, 공급 초과 전망은 일부 기관의 상향 조정으로도 확인된다. Covrig Analytics는 2025/26년 세계 설탕 흑자 전망을 10월의 4.1 MMT에서 12월에 4.7 MMT로 상향했다. 다만 Covrig는 2026/27년에는 낮은 가격이 생산을 억제해 흑자가 1.4 MMT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질의 기록적 생산 전망 또한 가격 하방 요인이다. 브라질 농산물 전망기관 Conab은 2025/26년 브라질 설탕 생산 추정치를 기존의 44.5 MMT에서 45 MMT로 상향 발표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브라질의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상호 상충하는 요인이 존재한다. 컨설팅사 Safras & Mercado는 2026/27년 브라질 설탕 생산이 -3.91% 감소해 41.8 MMT에 이를 것으로 보고, 같은 기간 수출은 -11% 하락한 30 MMT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기적 포지션 움직임도 가격 변동성의 요인이다. 최근 발표된 주간 Commitment of Traders (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자금)들은 2월 3일로 끝난 주에 뉴욕 세계 설탕 선물과 옵션에서 순공매도 포지션을 57,104계약 늘려 기록적인 239,232계약 순공매도를 보였다(데이터는 2006년 이후 기준). 이러한 과도한 순공매도는 급격한 가격 반등을 촉발하는 쇼트 커버링(short-covering)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기구의 전망도 전반적 공급 증대를 시사한다. 국제설탕기구(ISO)는 2025/26년 세계 설탕이 1.625 MMT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2024/25년의 2.916 MMT 적자에서 반전된 것이다. ISO는 인도, 태국, 파키스탄의 생산 증가가 흑자를 주도한다고 설명했고,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을 181.8 MMT로 전년 대비 +3.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Czarnikow는 11월에 2025/26년 흑자 전망을 8.7 MMT로 상향했다.
아시아 주요 생산국의 동향도 주목된다. 태국의 설탕 산업단체인 Thai Sugar Millers Corp는 2025/26년 태국 설탕 작황이 전년 대비 +5% 증가해 10.5 MMT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설탕 생산국이자 두 번째로 큰 수출국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12월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이 189.318 MMT로 전년 대비 +4.6%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인류 설탕 소비는 177.921 MMT로 전년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보았고, 기말재고는 41.188 MMT로 전년 대비 -2.9%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USDA의 해외농업서비스(FAS)는 브라질의 2025/26년 설탕 생산을 44.7 MMT로, 인도를 35.25 MMT로(전년 대비 +25%), 태국을 10.25 MMT로 각각 전망했다.
용어 설명(투자자·일반 독자용)
MMT는 ‘백만 미터톤(Million Metric Tons)’을 의미한다. ‘근월물(nearest-futures)’은 만기일이 가장 가까운 선물 계약을 뜻하며, 이 계약의 가격이 해당 상품의 단기 수급 심리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 COT 보고서는 시카고상품거래소(CFTC) 기준으로 대형 트레이더와 펀드 등의 포지션을 집계해 투자자들의 포지션 편중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순공매도(net short)’는 매도 포지션 잔액이 매수 포지션을 초과한 규모를 말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인도·태국·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의 생산 증가 전망과 수출 확대 가능성으로 인해 설탕 가격은 약세 압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몇 가지 변수가 가격의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첫째, 펀드의 과도한 순공매도 포지션은 급락 시 되돌림을 유발하는 쇼트커버링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 둘째, 브라질의 기상 여건 악화나 자국 내 가공·물류 차질이 발생하면 공급 우려가 확산되어 가격이 단기 급등할 수 있다. 셋째, 인도의 에탄올용 설탕 할당 변경이나 수출 정책 변화는 글로벌 공급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정책 변수다.
중기적으로는 낮은 가격이 일부 생산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어 2026/27년에는 공급 흑자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존재한다. 예컨대 Covrig은 2026/27년 흑자가 1.4 MMT로 축소될 것으로 보았고, Safras & Mercado는 브라질 생산 감소를 통해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구조적 조정 가능성은 가격의 하한을 형성할 수 있다.
실무적 시사점
수입업체와 제분업체는 계약 물량 관리와 헤지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급 과잉이 계속되면 스폿(현물) 구매의 재고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단계적 분산 매수와 선물·옵션을 이용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소비재(식품) 기업들은 원재료 비용 가변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고, 트레이더들은 펀드의 포지션 변화와 각국의 수출·내수 정책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준비가 필요하다.
참고: 본 기사에 사용된 각 기관의 생산·수급 전망과 수치는 해당 기관의 발표와 주간 시장보고서를 기반으로 집계한 것이다. 기사 작성 시점에 공개된 자료를 종합해 정리했으며, 자료 출처로는 Unica, Czarnikow, Green Pool, StoneX, ISMA, Covrig Analytics, Conab, Safras & Mercado, ISO, USDA 등이 포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