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 시장이 다시 한 번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확인했다. 월드골드카운슬(World Gold Council·WGC)은 31일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서 2025년 2분기 전 세계 금 총수요(장외거래(OTC) 포함)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1,248.8t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3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증가세는 특히 투자 부문의 급등(전년 대비 78%↑)이 견인했다. 올해 들어 금 현물 가격(스팟 골드)은 26%나 상승한 가운데, 4월에는 사상 최고치인 $3,500/oz를 찍으며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무역 갈등 속에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금괴(bar) 수요는 21% 증가했으나, 주화(coin) 수요는 22% 감소했다.
WGC는 “금괴 수요 확대가 주화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며 전체 투자 수요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ETF·기관 수요 동향
올해 1~6월 실물담보 금 ETF는 2020년 상반기 이후 최대 순유입을 기록했다. 2분기 ETF 순유입량은 170.5t으로, 전년 동기(순유출 -7.1t)에서 극적으로 반전됐다. WGC는 하반기에도 ETF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주얼리·기술 부문 위축
가장 큰 실물 소비처인 금 주얼리는 높은 가격 부담으로 341.0t에 그쳐 14% 감소했다. 특히 중국·인도 소비가 눈에 띄게 위축되면서 두 국가의 합산 점유율이 최근 5년 만에 세 번째로 50% 아래로 내려왔다. 전자·산업·치과용 수요를 포함한 기술 부문 역시 78.6t으로 2% 감소했다.
중앙은행 매입 둔화
글로벌 중앙은행은 2분기 166.5t을 순매입해 전년 대비 21% 줄었다. 다만 WGC는 “미국 달러 자산에서 금으로의 구조적 자산 재배분이라는 장기 추세는 변함없다”고 평가했다.
공급 동향·리사이클링
같은 기간 총공급은 1,248.8t으로 3% 늘었다. 광산 생산은 908.6t으로 1% 증가했으며, 리사이클링(재활용)은 4% 늘어난 347.2t을 기록했다. WGC는 “사상 최고가에도 불구하고 인도 소비자들이 중고 주얼리를 새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담보로 맡기는 사례가 늘어, 시장에 공급이 일정 부분 막혔다”고 분석했다.
주요 지표 요약※
LBMA 금 고시가격(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40% 급등한 $3,280.4/oz를 기록했다.
• 총수요·총공급: 1,248.8t(각각 3%↑)
• 투자: 477.2t(78%↑)
• 주얼리: 341.0t(14%↓)
• 중앙은행: 166.5t(21%↓)
OTC·헤징이란?
OTC(Over-The-Counter) 거래는 거래소가 아닌 장외시장에서 금융기관 간 직접 체결되는 거래다. 금 시장에서는 국가 간 대량 거래나 은행 간 스왑 등이 해당된다. 프로듀서 헤징은 금 생산업체가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으로 판매 가격을 미리 고정하는 전략을 뜻한다.
전문가 시각
이번 보고서는 ‘금 가격 고점·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투자자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주얼리 소비가 계속 부진할 경우, 가격 조정 또는 소폭의 조정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중국과 인도 시장 회복 여부가 실물 수요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료: Metals Focus, ICE Benchmark Administration, World Gold Counc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