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은 2026년 주요 선거들을 주목하고 있다. 헝가리와 페루의 여론조사(투표)가 이번 주말과 가까운 시일 내에 진행되며, 선거 결과는 채권과 통화, 자본흐름에 즉각적이고 중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4월 1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해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선거가 연이어 예정돼 있어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본 보도는 각국 선거가 자국 경제와 국제 자본흐름에 미칠 영향에 초점을 맞춰 정리했다.
헝가리
이번 주 일요일(기사 시점 기준) 치러지는 헝가리 총선은 국민주의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총리가 지난 16년간 유지해온 장기 집권에 가장 큰 정치적 위협으로 평가된다. 여론조사에서 중도우파 야당인 Tisza(티사)당이 대다수 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오르반 정부는 경제 성장세가 이웃 국가들보다 뒤처진 상황에서 감세와 임금 인상을 단행해 유권자를 달래왔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출을 차단하는 등으로 유럽 주요국과 갈등을 빚어 왔다.
투표 결과가 Tisza의 페테르 마자르(Peter Magyar) 승리로 귀결될 경우, 민주적 기준에 대한 우려로 인해 동결된 EU 자금 180억 유로(약 210억 달러)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소속 경제학자들은 이같이 될 경우 “헝가리 자산의 뚜렷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likely lead to a notable appreciation of Hungarian assets)“이 있다고 분석했다.
페루
페루는 이번 주말에 예정된 대통령 1차 투표에서 우파 성향 후보 두 명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은행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대다수 후보들이 페루의 정통적 경제 모델(orthodox economic model)을 심각하게 흔들 요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유권자들은 의회 의원 선출도 함께 진행한다.
페루는 2018년 이후 8명의 대통령을 배출할 정도로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되어 왔다. 2021년 선거는 소요와 부정선거 의혹으로 혼란을 빚은 바 있어, 은행 오브 아메리카는 혼란스러운 선거가 자본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반수(50%)를 넘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런오프)는 6월 7일에 치러지도록 예정돼 있다.
영국
통상적으로 지방선거는 외국인 투자자의 주목을 덜 받지만, 이번 영국 지방선거(5월 7일)는 예외가 될 가능성이 있다. 노동당(Labour Party) 소속 총리 키어 스타머(Keir Starmer)의 당은 여론조사에서 포퓰리스트 성향의 리폼 UK(팜플릿: Reform UK)와 좌파 녹색당(Green Party)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동당은 경제성장 견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채권시장은 재정긴축 성향의 스타머가 교체될 조짐에 특히 민감하며, 파운드화 약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전쟁(기사 시점의 중동 정세)은 스타머의 조기 퇴진 가능성에 대한 투기적 관측을 다소 약화시켰으나, 온라인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은 연말까지 스타머 교체 가능성을 56%로 제시했다. 다음 총선은 늦어도 2029년 8월까지 치러져야 한다.
콜롬비아
콜롬비아의 대선 1차 투표는 5월 31일로 예정돼 있으며, 3월 의회 선거에서 나타난 분열적 결과 때문에 대선 판세는 여전히 열려 있다. 좌파 성향의 현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는 중앙은행과 갈등을 빚었고 비상경제명령을 추진한 바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중도우파 후보 팔로마 발렌시아(Paloma Valencia)의 부상에 호의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바클레이즈(Barclays) 소속 경제학자 알레한드로 아레아자(Alejandro Arreaza)는 “정치적 여건이 여전히 시장 친화적 정책으로의 전환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평가했다.
에티오피아·잠비아
부채불이행(디폴트)을 경험한 국가들인 에티오피아와 잠비아는 여름에 선거를 치른다. 두 나라 모두에서 경제가 주요 관심사다. 투자자들은 잠비아의 경제개혁과 구리 생산 증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왔고, 에티오피아는 금·커피 수출 증가와 외환개혁으로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아비 아흐메드(Abiy Ahmed) 총리의 번영당(Prosperity Party)은 야당의 보이콧과 보안 문제로 인해 6월 선거에서 사실상 승리가 확실시된다고 보도됐다. 잠비아의 현직 대통령 하카인데 히칠레마(Hakainde Hichilema)도 8월 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나, 이란 전쟁과 관련된 에너지·비료 가격 급등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신용평가사 S&P는 이번 선거가 정책 연속성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10월로 예상되는 이스라엘의 의회 선거는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총리에 대한 일종의 국민평가(레퍼렌덤)로 여겨진다. 이란 전쟁 이전의 여론조사에서는 네타냐후의 우파 연합이 정부를 구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쟁 발발 이후에도 그의 지지율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경제는 2025년에 반등했고 2026년 추가 개선이 예상되었으나 전쟁은 셰켈화와 국채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브라질
브라질의 좌파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Luiz Inacio Lula da Silva)와 우파 상원의원 플라비우 볼소나로(Flavio Bolsonaro·자이르 볼소나로 전 대통령의 아들)는 10월 대선에서 접전이 예고된다. 하원 의석, 상원의 3분의 2, 27개 주지사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물가 상승률은 완화됐고 실업률은 12월에 사상 최저를 기록했으나, 전년 실질성장률 2.3%는 팬데믹 이후 가장 낮았고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은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미스트 펠리페 카마르고(Felipe Camargo)는 볼소나로 집권 시 금리·인플레이션 하방 압력과 함께 부채비율 개선을 위한 정책이 가능해져 시장에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는 의회 통제권을 결정하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에 대한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지지도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공화당이 의회에서 확보한 근소한 다수 의석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여론조사상 다수의 미국인이 중동 전쟁에 반대하며 휘발유 가격 상승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
분석가들은 선거를 앞둔 불확실성이 달러와 주식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지만, 당분간 이란 사태가 선거 이슈를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노던 트러스트(Northern Trust)의 마켓 솔루션 담당 책임자 그랜트 존시(Grant Johnsey)는 “If Trump wants a chance to get affordability back down, well in advance of the midterms… the timing is very tight,”라고 지적했다.
시장 영향과 분석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연도의 주요 선거들은 채권시장, 통화, 주식, 그리고 자본유출입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핵심 리스크와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정책 전환 가능성이다. 헝가리에서 EU 자금 재개는 국채 및 주식에 즉각적인 호재로 작용해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과 통화(포린트) 강세를 초래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지적처럼 자금 유입은 헝가리 자산의 현저한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둘째, 정치적 혼란으로 인한 자본유출 리스크다. 페루에서의 혼란스러운 결선/부정 소문은 외국인 자본의 이탈과 페루 솔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 국채 수익률 상승과 통화 변동성을 높인다. 은행 오브 아메리카의 경고가 이를 지적한다.
셋째, 글로벌 불확실성의 전이다. 이란 전쟁과 중동 불안은 에너지·비료 가격을 자극해 신흥국의 물가와 재정에 부담을 주며, 이는 잠비아 등 원자재 수출국의 회복세를 일시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 S&P의 지적처럼 선거는 정책 연속성에 대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넷째, 선거 결과가 신용·금융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이다. 브라질에서의 정치 변화는 성장률·인플레이션·부채비율에 직접 영향을 주며, 콜롬비아와 같은 국가에서는 중앙은행과의 관계가 재정·통화 정책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 투자자들은 공공재정·구조개혁 의지와 중앙은행의 독립성 회복 여부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 실무 지침으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환리스크 헤지, 국채·기업채의 듀레이션 관리, 신흥국 노출 축소 및 정치적 이벤트를 반영한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이 권고된다. 단기적 이벤트 주도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현금 비중 확대와 국채·금 등 안전자산 비중 조정이 바람직하다.
용어 설명
결선투표(런오프): 한 선거에서 어느 후보도 유효투표의 과반수(50%)를 얻지 못할 경우, 상위 두 후보가 일정 시점에 다시 대결하는 방식이다. 본 기사에서는 페루의 경우 결선투표가 2026년 6월 7일로 예정돼 있다고 명시했다.
EU 자금 동결: 유럽연합은 수혜국의 법치·민주주의 기준 위반 우려가 있을 경우 구조기금 등 지급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 헝가리 사례는 해당 자금(약 180억 유로)의 해제 여부가 정치적 변동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책 연속성 리스크: 선거로 인해 정권이 교체되거나 기존 정책 기조가 급격히 바뀌면 재정·통화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려 신용평가·자본유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S&P의 우려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종합하면, 2026년의 주요 선거들은 각국의 경제정책 방향과 국제자본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투자자와 정책당국은 선거 일정과 여론동향, 국제 정세(예: 이란 사태)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함으로써 단기 충격에 대한 대비와 중장기 구조적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