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ICE NY) 12월물 코코아(CCZ25) 선물 가격이 3일(현지 시각) -4.49%(-291달러) 하락하며 파운드(lb)당 6,199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 12월물 코코아(CAZ25)도 -4.99%(-225파운드) 밀린 4,278파운드로 거래를 끝냈다.
이번 주 뉴욕·런던 코코아 선물은 각각 19개월·2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 산지 정부의 농가 매입가 인상 조치가 농가 판매를 자극해 단기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2025년 10월 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정부가 이번 주 코코아 매입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농가의 출하 의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수급 균형이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다.
1. 코코아 공급 증가 신호
세계 2위 생산국인 가나의 최근 4주(8월 8일~9월 4일) 코코아 포트 도착량(arrivals)은 5만 440톤으로 전년 동기의 1만 1,000톤 대비 4.5배 급증했다. 이는 단기간에 공급이 빠르게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보리코스트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4/25 마케팅 연도(2024년 10월 1일~2025년 9월 28일) 누적 선적 물량은 182만 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기준 +35%였던 증가율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는 둔화됐다.
2. 수요 둔화와 초콜릿 업체 실적 부진
지난 7주간 코코아 가격 하락은 고가격·관세 부담에 따른 초콜릿 수요 위축 우려와 맞물려 있다. 스위스 프리미엄 초콜릿 제조사 린트·슈프렝글리(Lindt & Sprüngli AG)는 7월, 상반기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세계 1위 B2B 초콜릿 원료 공급사인 바리 캘러보(Barry Callebaut AG)도 7월 들어 3개월 만에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을 낮췄다. 회사는 3~5월 분기 매출량이 -9.5% 감소해 10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 산지 작황 회복 가능성
몬델리즈(Mondelez International)는 최근 서아프리카 코코아 포드(pod) 카운트가 5년 평균보다 7% 높고,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됐다고 전했다. 아이보리코스트 주요 추수(main crop)는 10월 본격 시작될 예정이며, 농가들은 품질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한편, 중간 수확(mid-crop)은 올해 평균 40만 t으로 추정돼 전년(44만 t) 대비 -9% 줄 것으로 보인다.
Rabobank는 “늦은 강우로 인해 열매 성숙이 지연돼 품질 저하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품질 악화는 재고 유통을 지연시켜 시세를 지지할 수 있는 요소다.
4. 재고 동향 및 기타 산지 이슈
미 ICE선물거래소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만 재고는 10월 3일 기준 194만 1,368포대로 5.25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고 감소는 통상 가격 상승 요인이나, 최근 공급 전망 개선·수요 부진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평가다.
세계 5위 산지 나이지리아의 2025/26 생산량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만 5,000t이 예상된다. 같은 맥락에서 나이지리아의 7월 수출도 -22%(1만 3,579t)로 축소됐다.
5. 분쇄(grindings) 통계로 본 수요
유럽 코코아협회(ECA)는 7월 17일 발표에서 2분기 유럽 분쇄량이 -7.2%(33만 1,762t)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5%)보다 부정적이다. 아시아 코코아협회(CAA) 집계 2분기 아시아 분쇄량은 -16.3%(17만 6,644t) 감소하며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북미 2분기 분쇄량은 -2.8%(10만 1,865t) 감소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한편, 가나 코코아위원회(Ghana Cocoa Board)는 7월 1일 2025/26 생산량을 65만 t으로 예측, 전년 대비 +8.3% 증가 전망을 제시했다. 향후 추가 공급이 이어질 경우 가격 하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6. 국제 코코아기구(ICCO) 전망
ICCO는 5월 30일 2023/24 시즌 세계 코코아 공급 부족(deficit) 규모를 49만 4,000t으로 상향 조정했다. 1960년대 이후 최대 폭이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14만 2,000t 흑자를 예상, 4년 만에 첫 흑자 전환을 점쳤다. 같은 기간 생산량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484만 t으로 전망했다.
7. 용어‧배경 설명*
*분쇄(grindings)란 원두 상태의 코코아를 버터·파우더 등으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실질 소비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메인 크롭(main crop)은 10~3월, 미드 크롭(mid-crop)은 4~9월 수확으로 1년에 두 차례 이뤄진다. 포드 카운트(pod count)는 나무 한 그루당 열매 수를 세어 작황을 예측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8. 기자 해설 및 전망
최근 시장은 “공급 증가 vs. 재고 감소”라는 상반된 신호 속에서 가격 급락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생산국 정부의 매입가 인상은 장기적으로 농가 수익 안정에 기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선제적 출하 확대를 유발해 가격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
다만 ICE 재고가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라는 점과 나이지리아·코트디부아르의 중간 작황 부진은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다. 따라서 2025/26 시즌 실제 생산량과 4분기 글로벌 분쇄 실적이 확인되기 전까지 시장은 펀더멘털에 기반한 널뛰기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서아프리카 기상 상황, 선적 물동량, 국제선물시장 포지션 변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향후 몇 달간 이어질 추수 현황과 초콜릿 업체들의 가격 전가 능력이 가격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