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2026년 전 세계 경제성장이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다소 탄력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성장은 선진국에 편중되어 있고 전반적으로 극심한 빈곤을 줄이기에는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2026년 1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은행이 반기별로 발행하는 Global Economic Prospects(세계경제전망) 보고서는 2026년 전 세계 산출(실질 GDP) 성장률이 2025년의 2.7%에서 2026년 약 2.6%로 소폭 둔화한 뒤 2027년에 다시 2.7%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2026년 GDP 전망치가 지난 6월 발표한 예측 대비 0.2%포인트 상향 조정되었고, 2025년 성장률은 이전 예측보다 0.4%포인트 상회한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이러한 상향 조정의 약 3분의 2가량이 미국의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GDP 성장률이 2026년 2.2%, 2025년 2.1%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전망치 대비 각각 0.2%포인트와 0.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보고서는 또한 2025년 초 관세 회피를 위한 수입 급증이 2025년 미국 성장률을 일시적으로 제약했으나, 2026년에는 더 큰 세제 인센티브가 성장을 돕고 관세로 인한 투자·소비의 하방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세계은행은 장기적 관점에서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의 전망이 유지될 경우 2020년대는 1960년대 이래 가장 부진한 세계성장 기조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의 침체와 실업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인더메릿 길(Indermit Gill),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에서 “해가 지날수록 세계 경제는 성장 창출 능력은 떨어졌지만 정책 불확실성에 더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그러나 경제 활력(dynamism)과 탄력성(resilience)이 장기간 이탈하면 공공재정과 신용시장에 균열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 이코노미스트는 또 2025년 1인당 세계 GDP가 코로나19 발생 직전보다 10% 높다며 이는 지난 60년간 주요 위기에서의 가장 빠른 회복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많은 개발도상국이 뒤처지고 있으며, 특히 최빈국들 가운데 4분의 1은 2019년 대비 1인당 소득이 더 낮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중·신흥국 성장 전망
세계은행은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이 2026년 4.0%로 2025년의 4.2%에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6월 전망치보다 각각 0.2%포인트 및 0.3%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다만 중국을 제외하면 2026년 해당 그룹의 성장률은 3.7%로 2025년과 동일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의 성장률이 2026년에 4.4%로 2025년의 4.9%에서 둔화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두 수치 모두 6월 전망보다 0.4%포인트 상향조정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는 중국의 재정 부양책과 대(對)미국이 아닌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지목했다.
유로존·일본의 둔화와 구조적 요인
세계은행은 유로존의 성장률이 2026년 0.9%로 2025년의 1.4%에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관세가 유럽권에도 역풍을 미치며 교역과 투자에 하방압력을 행사하는 점을 들었다. 다만 2027년에는 유럽의 국방비 증가로 인해 성장률이 1.2%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의 경우 2025년에 1.3% 성장률을 기록한 뒤 2026년에는 0.8%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의 높은 수치는 관세 회피를 위해 미국으로의 수출이 전세계적으로 앞당겨진 측면에 기인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어 2027년에도 소비와 투자의 둔화로 인해 일본의 성장률은 0.8%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용어 설명: 관세와 1인당 GDP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거나 무역수지에 영향을 주기 위해 사용된다. 관세가 도입되면 수입품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고, 수출국의 생산과 공급체인에도 충격을 줄 수 있어 무역왜곡과 투자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
1인당 GDP(GDP per capita)는 국민총생산(또는 실질 GDP)을 인구로 나눈 값으로 국민의 평균 소득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다. 이 수치의 증가 여부는 경기 회복의 포괄성(inclusiveness)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보고서는 2025년 기준 1인당 세계 GDP가 팬데믹 이전 대비 10% 높아졌다고 평가했지만, 국가별 편차가 커 일부 국가들은 여전히 회복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책적 함의와 향후 영향 전망
세계은행의 분석을 바탕으로 정책적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관세와 같은 무역장벽은 단기적으로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으나, 국제공급망 왜곡과 수입 급증·축소를 통한 성장 변동성 확대를 불러올 수 있다. 이는 단기적 수출·수입 타이밍 조작을 유발해 통계상 성장률의 일시적 왜곡을 초래한다.
둘째, 선진국에 성장 편중이 심화될 경우 신흥·개발도상국의 취약성은 장기화될 수 있다. 이는 자본흐름과 채무지표에 부담을 주어 금융불안의 가능성을 높인다. 세계은행의 경고대로 경제 활력과 탄력성이 장기간 분리되면 공공재정의 건전성 약화와 신용시장 긴장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셋째, 거시경제 지표 관점에서 볼 때, 2026년의 소폭 상향 조정은 단기적 경기 부양 신호로 해석할 수 있으나, 보고서가 지적한 것처럼 2020년대 전반의 성장률 수준 자체가 낮아 향후 실업률 상승 압력과 구조적 불평등 심화 가능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다. 특히 최빈국 대다수는 2019년 수준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빈곤 감소 노력의 재설계가 불가피하다.
넷째, 금융시장과 상품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부문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예를 들어 관세로 인한 공급망 차질은 일부 제조업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으며, 방위비 증가로 인한 유럽의 공공조달 확대는 방위산업 및 관련 장비·소프트웨어 수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성장 둔화국의 통화정책 여력은 제한되어 금리·환율 변동성을 통해 글로벌 자본이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망의 한계와 추가 고려사항
세계은행 전망은 현재의 정책경로와 통상정책, 글로벌 수요의 흐름을 전제로 한 예측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나 새로운 무역장벽, 에너지·원자재 가격의 급등, 금융시장의 불안 등은 전망을 빠르게 변경시킬 수 있다. 특히 관세와 같은 무역정책은 상대국의 보복성 조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의 비용 전가 등으로 단기 및 중기 경제성장에 비대칭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세계 경제는 2026년 소폭의 상향 조정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다소 회복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의 질과 분배 측면에서는 여전히 취약성이 존재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관세로 인한 부작용을 완화하고, 신흥국의 회복을 지원하며, 장기적인 생산성 회복을 위한 구조개혁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