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 가격이 공급 증가 전망 속에 방향성을 달리했다. 3월 만기 뉴욕 ICE 원당(설탕) 11호 선물(SBH26)은 목요일 -0.08(-0.55%) 하락 마감한 반면, 12월 만기 런던 ICE 백설탕 5호 선물(SWZ25)은 +4.50(+1.08%) 상승했다. 상품 개요는 각각 SB*0 개요, SW*0 개요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11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목요일 장에서 런던 설탕(백설탕 5호)은 1주 최고가로 마감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한 달간 설탕 시세는 글로벌 공급 여건의 개선에 크게 압박받았다. 이번 주 월요일 런던 설탕은 근월물 기준 4.75년 내 최저를 새로 썼고, 직전 주 목요일 뉴욕 원당 11호는 근월물 기준 5년 내 최저까지 밀렸다. 배경에는 브라질의 높은 생산과 세계 공급 과잉(흑자) 전망이 자리한다. 특히 국제 설탕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지난 수요일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잉여 추정치를 9월의 750만 톤에서 870만 톤(+120만 톤 상향)으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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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런던 백설탕은 목요일 펀드의 숏커버링 유입으로 반등했다. 이는 12월 런던 백설탕 만기(금요일)를 앞둔 포지션 정리 수요가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됐다.
뉴욕 원당 11호는 장 초반 2.5주래 고점을 시도했다. 이번 주 들어 이어진 숏커버링과 함께, 인도의 수출 물량이 초기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가 가격을 일시적으로 지지했다. 블룸버그는 월요일, 인도 식품부가 2025/26 시즌 설탕 수출 150만 톤 허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당초 시장에 널리 회자된 200만 톤 전망보다 낮은 수치다. 인도는 2022/23 시즌, 막판 강우로 생산이 줄고 내수 공급이 빠듯해지자 설탕 수출 할당제를 도입한 바 있다.
브라질의 기록적 생산 전망은 가격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지난 화요일 브라질 농업공사(Conab)는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 추정치를 4,450만 톤 → 4,500만 톤으로 상향했다. 이어 직전 주 목요일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는 10월 상반월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248.4만 톤이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제당 비중은 48.24%로 전년 동기 47.33%에서 높아졌다. 누적 기준으로는 2025/26 시즌 중남부 설탕 생산이 10월 중순까지 전년 대비 +0.9% 증가한 3,601.6만 톤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Datagro는 10월 21일, 중남부 2026/27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3.9% 증가해 사상 최대 4,4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세계 2위 생산국)에서도 생산 확대 신호가 이어져 가격을 누르고 있다. 인도 설탕제조업협회(ISMA)는 화요일, 2025/26 설탕 생산 전망을 3,000만 톤 → 3,100만 톤으로 높였고, 이는 전년 대비 +18.8% 증가폭에 해당한다. 동시에 인도의 에탄올 전환용 설탕 사용 추정은 500만 톤 → 340만 톤으로 낮췄다. 이는 결과적으로 설탕 수출 여력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인도의 수출 확대 가능성은 가격에 부정적이다. 약우(몽순)의 풍부한 강우가 풍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기상청은 9월 30일 기준 누적 몽순 강우가 937.2mm로 정상 대비 +8%, 최근 5년 중 가장 강한 몽순이었다고 밝혔다. 인도 협동조합 제당공장 연합(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은 6월 2일, 2025/26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늘어난 3,49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ISMA 집계 기준 2024/25 생산이 전년 대비 -17.5% 감소해 2,610만 톤(5년 만의 저점)으로 떨어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반영된 수치다.
태국의 생산 회복도 약세 요인이다. 태국 제당업협회(Thai Sugar Millers Corp)는 10월 1일, 2025/26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5% 증가한 1,050만 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ffice of the Cane and Sugar Board)는 5월 2일, 2024/25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이었다고 보고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수급이 6년 연속 적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적자 폭은 -23.1만 톤으로 2024/25의 -488만 톤 대비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ISO는 2025/26 글로벌 생산을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억8,060만 톤, 글로벌 소비를 전년 대비 +0.3% 증가한 1억8,080만 톤으로 추정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8만 톤(사상 최대), 인류 소비가 +1.4% 늘어난 1억7,792.1만 톤(사상 최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말 재고는 +7.5% 증가한 4,118.8만 톤으로 제시했다. USDA 산하 해외농업서비스(FAS)는 브라질 2025/26 생산을 +2.3% 증가한 4,470만 톤(사상 최대), 인도를 +25% 증가한 3,530만 톤, 태국을 +2% 증가한 1,030만 톤으로 각각 전망했다.
시사점과 해설
단기 요인으로는 만기 앞둔 런던 백설탕 12월물의 숏커버링이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중기·연간 관점에서는 브라질·인도·태국의 생산 회복과 인도의 수출 여지가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중남부의 제당 배분 비중 상승과 누적 생산 증가, 인도의 에탄올 전환 물량 축소는 시장 내 원당 가용 물량 확대를 시사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기관 전망치의 엇갈림이다. ISO는 2025/26 시즌을 소폭 적자(-23.1만 톤)로 보지만, USDA는 생산·소비 모두 사상 최대에 더해 기말 재고 증가를 제시한다. 동일 시즌에 대해 적자·잉여 신호가 혼재하는 만큼, 시장은 브라질 작황·인도 수출 정책·태국 수확 진행 등 실현 데이터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실수요(정제설탕·식음료)와 원당-에탄올 간 배분 탄력성도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로 남는다.
전략적으로는 단기 숏커버링 랠리에 대한 추격 매수보다는, 브라질 수확 진행·인도 수출쿼터 고시·태국 출하시점을 확인하며 공급 측 충격의 과대·과소평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근월-원월(스프레드) 구조와 실물 인도 동향을 함께 점검하면, 단기 변동성 구간에서의 포지션 리스크 관리에 유효하다.
용어 설명
• 원당 11호(Sugar #11): 뉴욕 ICE에 상장된 원당(비정제 설탕) 선물 표준 규격을 의미한다. 세계 설탕 시장의 벤치마크 가격으로 널리 사용된다.
• 백설탕 5호(Sugar #5):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백) 설탕 선물 규격이다. 정제 프리미엄과 지역별 수급을 반영한다.
• 근월물(nearest-futures): 만기가 가장 가까운 선물 계약을 뜻한다. 현물 수급과 가장 밀접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 숏커버링(short-covering):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숏) 포지션을 매수로 환매해 청산하는 행위다. 단기적으로 급반등을 유발할 수 있다.
• MMT: Million Metric Tons의 약자로, 백만 톤을 뜻한다.
•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브라질 사탕수수·설탕 생산의 핵심 벨트로, 전 세계 설탕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면책 및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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