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가격, 이번 주 손실 소화하며 보합세

뉴욕 ICE 원당 10월물(SB V25) 가격이 0.07센트(-0.46%) 하락한 반면, 런던 ICE 백설탕 12월물(SW Z25)0.50달러(-0.11%)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사흘간 급락분을 소화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2025년 9월 2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초반 뉴욕 원당 선물가는 4.25년 만의 최저치, 런던 백설탕 선물가는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격 압박의 주요 배경은 브라질의 생산 급증이다. 브라질 설탕·에탄올 산업협회(Unica)는 8월 하순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8% 증가한 387만2,000톤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브라질 제당공장들이 사탕수수의 54.20%를 설탕 생산에 투입한 점도 전년(48.78%)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2025/26 납기 누적(4월~8월) 중남부 설탕 생산량은 -1.9% 감소한 2,675만8,000톤으로 집계돼, 생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누적 기준으로는 소폭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목

인도 · 태국 변수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에서는 설탕 트레이더 Sucden이 “2025/26 시즌 인도가 설탕 400만 톤을 에탄올 제조로 전환하더라도 국내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라며, 설탕 400만 톤 수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200만 톤)를 두 배 웃도는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에는 추가 공급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태국의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도 2024/25 시즌 설탕 생산이 1,000만 톤(전년 대비 +14%)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동남아 지역의 풍부한 공급은 가격 약세 요인으로 인식된다.


펀드 포지션 · 기술적 요인

주목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발표한 커미트먼트 오브 트레이더스(COT)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9월 9일 기준 펀드는 뉴욕 원당 선물 순매도 포지션을 32,849계약 늘린 182,608계약으로 확대했다. 이는 약 6년 만의 최대치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단기 숏커버링(되사기) 시 급격한 반등을 촉발할 수 있는 잠재적 불씨다.


국제기구 및 정부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규모23만1,000톤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 시즌(488만 톤 부족)에 비해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된 수치다. ISO는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이 1억8,060만 톤(+3.3%), 소비는 1억8,080만 톤(+0.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는 8월 19일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치를 4,450만 톤(-3.1%)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4/25 시즌 생산량은 4,411만8,000톤(-3.4%)으로, 가뭄과 고온으로 인한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1억8,931만8,000톤(+4.7%)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재고는 4,118만8,000톤(+7.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 해설 · 용어 정리

ISO는 1968년 설립된 국제설탕기구로, 전 세계 설탕 수급 통계를 집계·발표한다.

Conab는 브라질 농업공급공사로, 곡물·사탕수수 작황 예측을 담당한다.

COT 보고서는 미국 CFTC가 매주 발표하는 투자자 포지션 통계로, 펀드·투기적 거래자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기자 시각

브라질과 인도, 두 핵심 생산국의 상반된 변수—브라질의 공급 확대와 인도의 잠재 수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심리가 우세하다. 그러나 펀드의 과도한 숏 포지션, ISO가 제시한 여섯 시즌 연속 공급 부족 전망은 기술적·펀더멘털 요인이 엇갈림을 시사한다. 단기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며, 시장은 브라질 수확·인도 몬순 진척, 그리고 연말 재고 지표를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10월 브라질 건기 종료 후 수확량이 예상보다 둔화되거나, 인도가 내수를 우선해 수출 물량을 축소할 경우 숏커버링 랠리가 촉발될 여지도 있다. 반대로 USDA·Czarnikow가 전망한 8년 만의 최대 공급 과잉(7.5 MMT)이 현실화될 경우, 차트상 지난 4년 저점 하회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참여자는 펀드 포지션, 브라질 환율, 원유·에탄올 가격을 핵심 변수로 모니터링하며 헷지·투기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번 주 설탕 가격은 급락 이후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대규모 숏 포지션이 유지되는 한 작은 재료에도 방향성이 급변할 수 있다.” — 기자 분석

본 기사에서 다뤄진 수치·전망은 원문(Barchart) 자료를 바탕으로 하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