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서아프리카의 풍작(bumper crop) 기대감 속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현지 시간 수요일(뉴욕·런던 선물 기준), ICE 뉴욕 12월물 코코아(CCZ25)는 -204(-3.09%) 하락 마감했고, ICE 런던 12월물 코코아 #7(CAZ25)는 -189(-3.97%) 떨어졌다다.
2025년 11월 5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가격 급락의 직접적 배경에는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와 가나를 중심으로 한 서아프리카에서의 작황 개선 신호가 작용했다. 아이보리코스트 농가 보고에 따르면 코코아 나무 생육 상태가 양호하며, 최근의 건조한 날씨는 수확된 원두의 건조를 도왔다. 가나 농가들도 우호적인 기상이 꼬투리(팟) 성장을 빠르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다.
초콜릿 제조사 몬델레즈(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팟 카운트(꼬투리 개수 추정)가 5년 평균 대비 7% 상회하며, 지난해 작황보다 “실질적으로(materially) 높다”고 밝혔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주(主)수확이 막 시작된 가운데, 현지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다다.
한편 전일(화요일)에는 지난주 목요일 발표된 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BCOM) 편입 소식의 관성 효과로 코코아 선물이 5주 최고가까지 상승한 바 있다. BCOM 지수 관리자는 내년 1월부터 20년 만에 코코아를 지수에 재편입한다고 밝혔다. 2024년 말 기준 BCOM 추종 자산은 약 1,090억 달러로 추정되며, 코코아의 지수 가중치는 약 1.7%다. 이에 따라 패시브 자금 유입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피크 트레이딩 리서치(Peak Trading Research LLC)는 “향후 80일 동안 펀드들이 코코아 선물을 약 $19억어치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
공급 측 요인에서는 상반된 신호도 있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아이보리코스트의 수출 둔화가 가격 하방을 일부 방어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11월 2일까지 신(新) 마케팅 연도에 항만으로 반입된 물량은 304,840톤(MT)으로, 전년 동기 365,072톤 대비 -16% 감소했다다.
ICE 모니터링 미국 항만 재고도 줄었다. 화요일 기준 미국 항만에 보관 중인 ICE 공인 코코아 재고는 1,810,657포대로 7.25개월래 최저를 기록하며 가격에 지지력을 제공했다다.
다만 수요 측 위험은 부담이다. 높은 코코아 가격과 관세가 초콜릿 수요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9월 7일까지 13주 동안 북미 지역의 초콜릿 캔디 판매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허시(Hershey)의 CEO는 지난주 목요일, 올해 할로윈 시즌 초콜릿 매출이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2024년 미국 연간 캔디 매출에서 할로윈 비중은 약 18%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컸다다.
그라인딩(grindings·가공 투입량) 지표도 혼조세다. 아시아 코코아협회는 10월 17일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 만의 최저였다고 밝혔다. 유럽 코코아협회는 10월 16일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4.8% 감소한 337,353톤으로 10년 만의 3분기 최저라고 발표했다. 반면 전미제과협회(NCA)는 북미 3분기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112,784톤이라고 밝혔으나, 새로운 보고 기관이 추가되면서 수치가 왜곡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다.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 전망은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세계 5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2024/25 추정치 344,000톤). 관련해 나이지리아의 9월 코코아 수출은 전년과 동일한 14,511톤으로 보고됐다다.
국제코코아기구(ICCO)의 균형표는 중장기 시각에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ICCO는 5월 30일 2023/24 글로벌 코코아 수급 적자를 -494,000톤으로 수정했다. 이는 60년 넘는 기간 중 최대 적자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생산은 전년 대비 -13.1% 감소한 438만 톤(MMT)으로 집계됐다. 재고대비 가공비율(재고/그라인딩)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였다. 다만 2024/25년에는 4년 만의 첫 흑자인 142,000톤 공급 과잉(서플러스)을 전망했고, 전 세계 생산도 전년 대비 +7.8% 증가한 484만 톤으로 추정했다다.
시장 참여 흐름도 주목된다. BCOM 편입은 패시브 자금의 구조적 매수 수요를 유발할 수 있다. 지수 추종 자금이 실제로 가중치(1.7%)에 비례해 코코아 선물을 배분할 경우, 가격 탄력성 높은 소프트 상품 특성상 유동성·변동성 모두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최근 ICE 공인 재고의 저점과 아이보리코스트 선적 지연 같은 공급 제약 요인이 겹칠 경우, 단기 반등의 점화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다.
반면 수요 측 리스크는 여전히 뚜렷하다. 북미 초콜릿 판매 물량 급감(-21% 이상), 할로윈 시즌의 부진, 유럽·아시아의 그라인딩 감소는 완제품 수요의 위축과 가공 마진 악화를 시사한다. 이는 가격 반등의 지속성에 의문을 남기며, 중장기적으로는 원료-완제품 간 가격 전가(pass-through) 탄력과 소비자 저항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다.
용어·지표 설명
– 그라인딩(Grindings): 코코아 원두를 가공해 코코아 리쿼·버터·파우더로 전환하는 가공 투입량 지표다. 지역별 그라인딩은 실수요(초콜릿·가공업체 수요)를 가늠하는 선행 신호로 해석된다다.
– BCOM(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 원자재 시장을 대표하는 종합 지수로, 지수 편입·가중치 변화는 지수 추종 자금의 매매를 촉발한다. 코코아의 1.7% 가중치는 규모가 작은 소프트 상품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수급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다.
– 마케팅 연도(Marketing Year): 작물의 수확·유통·수출이 회계상 집계되는 연도 구분으로, 코코아는 산지의 작기(作期)와 수출 시즌에 맞춰 연도가 설정된다다.
기자 해설: 가격 경로와 시나리오
단기에는 서아프리카 작황 개선과 수요 둔화가 결합해 가격 하방 압력이 우세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ICE 재고 저점과 아이보리코스트 선적 둔화, 그리고 BCOM 편입에 따른 패시브 매수가 반등의 완충재(buffer)로 기능할 수 있다. 중기에는 ICCO가 제시한 2024/25 흑자 전환(142,000톤)이 실제로 실현되는지가 관건이다. 흑자가 현실화되면 급등했던 전년의 구조적 타이트니스가 완화되며, 가격 변동성의 정상화가 예상된다. 반대로, 병충해·기상이변·물류 차질 등으로 흑자가 축소되거나 재차 적자로 전환되면, 레짐 전환형 급등 리스크가 되살아날 수 있다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 하락 시 패시브 유입 구간과 현물·재고 지표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변동성 기반의 분할 대응이 합리적이다. 그라인딩의 회복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강세 추세의 지속성을 성급히 가정하기 어렵다. 반면 BCOM 매수 수요의 시간적 분할(향후 80일)과 수확·선적 캘린더가 맞물리는 지점에서는 일시적 숏 커버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체크포인트로 삼을 필요가 있다다.
기타 정보
한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고 밝혔다. 본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다다.
참고: 관련 심층 읽을거리 – 소프트 상품 시장 전망, 코코아 가격 추이 등 주제에 관한 바차트의 추가 보도들이 소개됐다(제목 목록 제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