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서아프리카의 풍작 기대가 커지면서 이틀 연속 급락했다. ICE 뉴욕 12월물 코코아(CCZ25)는 장중 -191포인트(-2.99%) 하락 중이며, ICE 런던 12월물 코코아 #7(CAZ25)는 -126포인트(-2.75%) 내렸다. 현지 재배 상황 개선과 기상 여건 호전에 대한 보고가 잇따르면서 단기 공급 우려가 완화된 점이 가격을 압박했다다.
2025년 11월 6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주산지의 코코아나무 생육 상태가 양호하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농가들은 코코아나무가 전반적으로 잘 자라고 있으며, 최근 건조한 날씨가 수확 콩(빈) 건조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가나의 코코아 농가들도 우호적 기상 덕분에 꼬투기(포드) 성장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몬델리즈(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포드 카운트(포드 수 조사)가 5년 평균 대비 7% 상회했으며, 작년 대비로도 “상당히 높은(materially higher)” 수준이라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메인 크롭(main crop) 수확이 이제 막 시작됐고, 현지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인 분위기다.
한편, 코코아는 이번 주 화요일 단기 랠리를 연출하며 5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주 목요일 전해진 블룸버그 상품지수(BCOM) 관련 소식—코코아가 내년 1월부터 20년 만에 처음으로 지수 편입—에 따른 숏커버링 유입 덕분이다. 2024년 말 기준 BCOM을 추종하는 자산은 약 1,090억 달러로 추정되며, 코코아의 지수 내 비중 1.7%는 이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의 유의미한 매수 유입을 촉발할 수 있다.
피크 트레이딩 리서치( Peak Trading Research LLC )는 “향후 80일 동안 펀드가 코코아 선물을 약 $19억 규모 매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공급 사이드: 서아프리카 선적과 재고 흐름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수출 흐름은 가격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11월 2일까지 신작 물량으로 항만에 반입된 물량은 304,840톤(MT)으로, 전년 동기 365,072톤 대비 -16% 감소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항만 가용 물량의 축소를 의미해 현물 타이트함을 자극할 수 있는 수치다.
또한 ICE 인증 재고(미국 항만 보관)는 화요일 기준 181만 657가방으로 집계돼 7.25개월 최저를 기록했다. 공인 재고 축소는 보통 단기 가격에 지지력으로 작용하지만, 이번에는 주산지 작황 기대가 더 큰 재료로 해석되며 가격 하방 압력이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요 사이드: 고가와 관세 부담, 그리고 그라인딩 감소
한편 수요 측에서는 높은 코코아 가격과 관세 부담이 초콜릿 수요 위축을 야기한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조사기관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9월 7일까지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허쉬(Hershey) 최고경영자는 최근 올해 핼러윈 시즌의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disappointing”)”고 언급했다. 핼러윈은 2024년 미국 연간 캔디 매출의 약 18%를 차지했으며,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비중을 가진 시즌이다. 지역별 가공 지표도 부진했다. 아시아 코코아협회는 10월 17일 발표에서 3분기 아시아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83,413톤으로, 9년 내 3분기 최저였다고 밝혔다. 유럽 코코아협회 역시 10월 16일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전년 대비 -4.8% 줄어든 337,353톤으로, 10년 내 3분기 최저라고 보고했다. 전미 제과협회(NCA)는 북미 3분기 그라인딩이 +3.2% 증가한 112,784톤이라고 전했지만, 신규 보고 참여 업체 추가가 수치를 왜곡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 변수: 생산 감소와 수출 흐름
공급 측면에서는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 전망이 가격에 지지 요인으로 남아 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4/25년 작황 전망치인 344,000톤 대비 축소된 수치다. 한편, 9월 수출은 전년 대비 변동 없이 14,511톤을 기록했다.
글로벌 균형표: 2023/24 적자 심화에서 2024/25 흑자 반전 전망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시즌 글로벌 코코아 수급이 -494,000톤 적자로 60여 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고 수정 발표했다. 같은 시즌 글로벌 생산은 전년 대비 -13.1% 감소한 438만 톤(4.380 MMT)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재고/그라인딩 비율은 27.0%로 46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142,000톤의 글로벌 흑자가 전망돼 4년 만의 첫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ICCO는 2024/25년 글로벌 생산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484만 톤(4.84 MMT)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자 분석: 지수 편입 매수 vs. 작황 호전의 힘겨루기
시장 해석의 핵심은 단기 수급 타이트함과 중기 작황 호전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ICE 인증 재고 축소와 코트디부아르 항만 반입 감소는 단기 현물 타이트함을 시사하며 가격을 지지한다. 반면, 서아프리카의 포드 카운트 개선과 건조한 날씨가 제공한 건조 여건, 가나의 빠른 포드 성장은 메인 크롭의 양호한 결과물—즉, 향후 공급 완화—를 예고한다.
BCOM 편입은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매수를 유도해 가격 하락을 완충할 수 있다. 특히 향후 약 80일간 $19억 규모의 매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연말~연초 수급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수요 둔화 신호(북미 판매량 -21%대, 아시아·유럽 그라인딩 감소, 핼러윈 수요 부진)는 가격 반등의 탄력을 제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수 편입에 따른 기술적 매수와 작황 호전·수요 둔화라는 펀더멘털 요인이 단기 변동성 확대를 낳을 공산이 크다.
투자·조달 관점에서 보면, 현물·선물 커브의 변화(백워데이션 약화 혹은 콘탱고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주산지 기상, 항만 반입 속도, ICE 인증 재고 추이, 아시아/유럽 그라인딩 데이터가 당분간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용어 해설 및 맥락 정리
CCZ25 / CAZ25: 각각 ICE 뉴욕 및 ICE 런던의 코코아 12월 만기 선물을 뜻한다. 코드 중 Z는 12월 만기를, 숫자 25는 2025년을 의미한다.
BCOM(블룸버그 상품지수): 글로벌 원자재 시장을 추종하는 대표적 벤치마크 지수다. 코코아 지수 편입은 1.7% 비중으로 반영될 예정이며, 패시브 자금의 구조적 매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라인딩(Grinding): 코코아 원두를 가공해 코코아 리큐어·버터·파우더로 만드는 과정으로, 수요의 선행 지표로 널리 쓰인다.
ICE 인증 재고(ICE-monitored stocks): ICE 거래소가 인증한 항만 보관 재고로, 인도 가능 물량의 타이트함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사 수치 기준 181만 657가방은 약 7.25개월 최저다.
MT / 가방(bags): MT는 미터톤(metric ton)을 뜻한다. 코코아 시장에서는 재고를 ‘가방’ 단위로 표기하는 관행도 있으며, 거래소 통계에서 자주 사용된다.
관련 동향
바차트의 기타 원자재 분석도 함께 발표됐다. 예를 들어, 대두와 소의 유사성을 다룬 기사, 커피 가격의 추가 상방 여지를 분석한 기사, 중국의 대두·밀 구매 재개에 따른 곡물 강세 복귀 전망, 10월 원자재 성과 총정리 등이 있다. 이는 농산물·연질 원자재 전반에서 정책·수요·공급의 변화가 빠르게 가격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의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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