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12월물 코코아(CCZ25) 선물은 11일(현지 시각) 전 거래일 대비 87달러(+1.16%) 오른 반면, 런던 ICE 12월물 코코아 #7(CAZ25) 역시 15파운드(+0.29%) 상승하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Barchart 재인용) 보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의 불안정한 기후가 시세를 떠받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일부 지역에는 폭우가 지속돼 농부들이 농장에 접근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산지에서 항구까지의 물류가 지연되고 있다. 반면, 가나와 나이지리아의 주요 산지에는 건조 현상이 심화되며 코코아 꼬투리(pod)가 말라 죽는 피해가 발생했다.
재고 측면에서도 공급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ICE가 감독하는 미국 항만 보관 코코아 재고는 수요일 기준 211만 5,411자루로 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타이트한 재고 상황은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
이라는 해석이 시장에서 제기된다.
코트디부아르 수출 흐름 둔화 역시 강세 요인이다. 현지 정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9월 7일 마케팅 연도 기준 180만 1,000톤이 선적돼 전년 대비 5.8% 증가했으나, 지난 12월 기록했던 ‘35% 급증’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다만 지난 화요일 가격이 한 달 반 만의 저점까지 밀린 것은 수요 위축 우려 탓이다. Lindt & Sprüngli는 7월 상반기 판매 부진으로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했고, Barry Callebaut도 3개월 새 두 차례 판매량 전망을 낮췄다. 특히 3~5월 분기 판매가 9.5% 급감해 10년 내 최대 폭으로 감소한 점이 시장 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Mondelez International은 최근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포드 집계가 5년 평균 대비 7% 높고, 전년 대비 ‘물리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작황 개선 기대로 해석되면서 단기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후·병해 리스크 재점화
지난달 가격이 두 달 만의 고점까지 치솟았던 배경 또한 기후 불안이었다. Commodity Weather Group 자료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의 지난 60일 강수량은 1979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강수 부족은 10월 시작되는 메인 크롭(main crop) 수확을 앞두고 코코아 꼬투리 탈락률을 높일 위험이 있다. 가나·나이지리아에서는 장마 지연과 병충해의 일종인 블랙 포드(black pod) 병 확산도 보고됐다.
코트디부아르의 미드 크롭(mid-crop) 품질 문제도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Rabobank는 중간 수확량을 전년 44만 톤 대비 9% 감소한 40만 톤으로 추산한다. 지연된 우기가 생육 부진을 초래해 원두 크기가 작고 함량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나이지리아 생산 전망 축소도 빼놓을 수 없다. 현지 코코아협회는 2025/26연도 생산량을 2024/25 예상치(34만 4,000톤) 대비 11% 줄어든 30만 5,000톤으로 제시했다. 다만 6월 수출은 1.0% 미미하게 증가해 1만 4,597톤을 기록했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공급 변수
수요 측면에선 유럽·아시아·북미 전역에서 ‘코코아 그라인딩(cocoa grinding) 감소’가 뚜렷하다. European Cocoa Association은 2분기 유럽 분쇄량이 33만 1,762톤으로 전년 대비 7.2% 줄었다고 발표했다. Cocoa Association of Asia 자료도 같은 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8년 만에 최저치인 17만 6,644톤으로 16.3% 감소했으며, 북미는 10만 1,865톤으로 2.8% 축소됐다.
반면 가나는 7월 1일, 2025/26연도 생산량을 65만 톤으로 8.3% 증가 전망했다. 세계 2위 생산국인 가나의 증산 계획은 중장기적으로 가격 압력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연도 글로벌 공급 부족 전망치를 49만 4,000톤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60년 만의 최대 규모다. 동 기관은 2023/24 생산량이 4.38백만 톤으로 13.1% 감소했고, 재고/분쇄 비율은 46년 최저치인 27%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2024/25연도에는 14만 2,000톤 흑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 시각 & 향후 관전 포인트
기자 해설—현재 코코아 시장은 기후 변수와 수요 둔화가 맞물려 ‘박스권 등락’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서아프리카의 기상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ICE 선물 가격은 톤당 4,200~4,500달러를 재차 테스트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4분기 초 크리스마스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타날 경우, 유로존 경기 둔화와 맞물려 3,700달러 선까지 조정받을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거래 전략 측면에서는 재고 감소세 지속 여부와 주요 업체들의 마진 가이던스 수정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 용어 설명: ‘코코아 그라인딩(cocoa grinding)’은 초콜릿 제조를 위해 원두를 분쇄·가공하는 과정으로, 실제 소비 수요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애슬런드 기자(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을 구성하지 않는다. © Nasdaq,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