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9월물 코코아(CCU25)는 0.67% 오른 55달러, 런던 ICE 9월물 코코아(CAU25)는 0.30% 상승한 17파운드로 마감하며 주초 급등락 이후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5년 8월 15일, 바차트(Barchart)·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아프리카 가뭄이 촉발한 가격 급등세는 국지적 강우 예보가 전해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주초 기록했던 2개월 최고가 배경에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일대의 이례적 건조가 자리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릴 것이란 중-단기 예보가 나오면서 차익 실현 물량이 증가했고, 가격은 하루 만에 급락 후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는 “이번 시즌 코트디부아르·가나 강수량이 30년 평균을 여전히 밑돌고 있다”면서도 “단기적 소나기가 일부 재배지의 수분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기온 상승까지 겹친 현 상황은 10월 시작되는 주요 수확기(Main Crop)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재고 타이트 현상도 가격 지지 요인이다. ICE 등록 재고는 지난 14일 기준 223만4,877포대로 2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한 단기적 조정에도 불구하고 강세 기조가 쉽게 꺾이진 않을 것” — 미국 선물중개사 관계자
수출 흐름도 둔화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8월 10일 누적 선적량은 178만t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으나,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35% 급증과 비교하면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품질 문제 역시 변수다. 현지 가공업체들은 9월까지 진행되는 중간 수확기(Mid-crop) 원두에서 5~6%에 달하는 불량률을 호소하며 트럭 단위 반품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라보뱅크는 “늦은 우기가 생육을 지연시켜 올해 중간 수확량은 40만t(전년 대비 9%↓)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5위 생산국 나이지리아도 2025/26연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만5,000t에 그칠 것으로 자국 코코아협회가 예측했다. 다만 6월 수출 실적은 1만4,597t으로 0.9% 증가했다.
수요 측 약세 요인
스위스 린트&스프렝글리와 벨기에 바리칼리바우트 등 글로벌 초콜릿 제조사는 최근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연간 마진 및 물량 가이던스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특히 바리칼리바우트의 3~5월 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9.5% 급감하며 1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역별 분쇄(그라인딩) 지표도 부진하다. 7월 17일 발표된 유럽코코아협회(ECA) 2분기 분쇄량은 33만1,762t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했다. 아시아코코아협회(CAA)는 17만6,644t으로 16.3% 급감,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북미 지역 감소 폭은 2.8%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반면 가나는 7월 1일 2025/26연도 생산량을 65만t(8.3%↑)으로 제시해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연도 세계 공급 부족 규모를 49만4,000t으로 상향 조정하며 “60여 년 만에 최대 규모 적자”라고 밝혔다. 동시에 2024/25연도에는 4년 만의 14만2,000t 공급 과잉 전환을 전망하고, 생산량 역시 7.8% 증가한 484만t으로 예측했다.
용어 해설
-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뉴욕·런던 선물거래소를 운용하는 글로벌 거래소 그룹.
- Grindings: 원두를 분쇄해 버터·파우더 등으로 가공한 물량으로, 실제 초콜릿 수요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
- Stocks-to-Grindings Ratio: 재고 대비 분쇄 비율로, 숫자가 낮을수록 공급이 타이트함을 의미.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본지 시장팀은 “단기적으로는 현물 재고 부족·품질 저하·수출 둔화 등의 구조적 타이트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상방 경직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2024/25연도 생산 회복이 실현되고, 고점 부담에 따른 수요 위축이 심화될 경우 가격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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