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건조한 날씨 전망에 코코아 가격, 초반 상승분 반납하며 하락

코코아 선물 가격이 서아프리카의 건조한 날씨 전망에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했다. 7월물 ICE 뉴욕 코코아(CCN26)는 이날 10달러 내린 -0.26%를 기록했고, 7월물 ICE 런던 코코아 #7(CAN26)은 23달러 하락한 -0.78%를 나타냈다. 전날과 장 초반에는 아이보리코스트의 코코아 농가가 강한 비와 바람으로 어린 꽃눈이 떨어지고 코코아나무가 훼손됐다고 전하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으나, 이후 최신 기상 예보가 주 후반 서아프리카에 더 건조한 환경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2026년 6월 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 코코아 시장에서는 투기성 숏포지션이 지나치게 쌓여 있는 점이 향후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금요일 주간 Commitment of Traders(COT) 보고서에 따르면 자금운용사들은 6월 2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뉴욕 코코아의 숏포지션을 2,963계약 늘려 순숏 21,111계약으로 확대했다. COT 보고서는 시장 참여자들이 선물시장에 어떤 방향성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순숏 규모가 크다는 것은 가격 하락에 베팅한 자금이 많다는 의미다. 이처럼 숏포지션이 과도하게 누적되면 예상 밖의 악재나 재료가 나올 경우 숏커버링 랠리, 즉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시 매수에 나서면서 급반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 금요일 코코아 가격은 재고 증가 우려 속에 2주래 저점까지 떨어졌다. ICE 코코아 재고는 같은 날 292만9,074포대로 올라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재고가 늘면 시장은 공급이 충분하다고 해석해 가격에 하방 압력을 준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기상 우려가 코코아 가격 하락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엘니뇨(El Niño)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 변화로 인해 전 세계 날씨 패턴을 뒤흔드는 현상으로, 서아프리카에 더 덥고 건조한 조건을 유발해 코코아 생산을 위축시킬 수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금부터 7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로 추정했으며,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가 나타날 확률은 67%로 평가했다.

코코아 가격은 2026/27년 서아프리카 작황에 대한 초기 조사 결과도 지지받고 있다. 조사에서는 코코아나무의 체렐(cherelle), 즉 수정 이후 형성되는 어린 열매의 수가 평균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10월에 시작되는 본수확 전망이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아이보리코스트의 출하 증가가 가격에는 부담이다. 월요일 기준 누적 자료에 따르면 아이보리코스트 농민들은 현재 마케팅 연도인 2025년 10월 1일~2026년 6월 7일 사이 항구로 169만 메트릭톤(MMT)의 코코아를 출하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수준이다. 또 아이보리코스트는 지난 5월 14일 2025/26 시즌 코코아 공급 전망을 기존 180만~190만 MMT에서 220만 MMT로 상향 조정했는데, 당시에는 유리한 날씨를 근거로 제시했다. 아이보리코스트와 함께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 중 하나인 가나의 흐름도 주목된다. 두 나라는 전 세계 코코아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반면 초콜릿 소비가 버티고 있다는 신호는 코코아 가격에 우호적이다. 허시와 몬델레즈 인터내셔널 등 주요 초콜릿 제조업체들의 최근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고가 환경에도 소비자 수요가 비교적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다만 시장 전반의 초콜릿 소비가 전면적으로 강한 것은 아니다. 소비조사기관 Circana는 4월 14일 북미 지역 초콜릿 캔디 판매가 3월 22일로 끝난 13주간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즉, 일부 대형 업체의 실적은 견조하지만 소매 판매 지표는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는 코코아 시장이 높은 가격에도 수요 붕괴는 피하고 있으나, 완전한 강세 국면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세계적 공급과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가격 하단을 떠받치고 있다. 스톤엑스(StoneX)4월 29일 2026/27년 세계 코코아 흑자 전망치를 26만7,000MT에서 14만9,000MT로 낮췄다. 이는 예상되는 엘니뇨로 서아프리카 작황에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스톤엑스는 2025/26년 세계 코코아 흑자 전망도 28만7,000MT에서 24만7,000MT로 하향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가 글로벌 코코아 공급망을 교란하며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해협이 막히면 비료 공급이 줄고, 해상 운임과 보험료, 연료비가 오르면서 코코아 수입업체의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비록 코코아 자체의 직접 공급 차질은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조달 비용 상승을 통해 선물가격에 상방 압력을 줄 수 있다.

다만 세계 수요 둔화는 여전히 약세 요인이다. 미국 제과협회는 4월 23일 북미 지역 1분기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3.8% 감소한 10만6,087MT라고 발표했다. 유럽코코아협회는 같은 기간 유럽의 분쇄량이 전년 대비 7.8% 줄어든 32만5,895MT라고 밝혔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6% 감소보다 더 큰 폭이자 17년 만의 1분기 최저치였다. 분쇄량은 코코아 원두를 가공해 코코아매스와 버터, 파우더를 만드는 초기 수요 지표로, 이 수치가 줄면 최종 수요가 약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반대로 아시아코코아협회는 1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5.2% 늘어난 22만3,503MT라고 발표해, 예상치였던 6.7% 감소와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공급 측면에서는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 전망도 가격 지지 요인이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코코아 수출은 5월 28일 블룸버그 보도 기준 4월에 전년 대비 20% 줄어든 1만4,921MT로 집계됐다. 나이지리아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만5,000MT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에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거의 30% 낮췄고, 아이보리코스트도 3월 중순작기(mid-crop) 수확에 적용될 농가 보수의 57% 인하를 발표했다.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는 세계 코코아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산지이기 때문에, 농가 수취가격 변화는 향후 생산 동향과 공급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세 재료도 적지 않다. 아이보리코스트는 2025/26년 자국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0.8% 감소한 165만 MMT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라보뱅크(Rabobank)2월 10일 2025/26년 세계 코코아 흑자 전망을 32만8,000MT에서 25만MT로 낮췄다. 또한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지난 5월 29일 2024/25년 세계 코코아 흑자 추정치를 7만5,000MT에서 4만8,000MT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4년 만의 첫 흑자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ICCO는 2024/25년 세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472만3,000MT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종합하면 코코아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아이보리코스트의 건조한 날씨 전망, 재고 증가, 수요 둔화가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엘니뇨 가능성, 서아프리카 작황 부진, 주요 생산국의 출하·생산 감소 전망이 가격을 지지하는 구조다. 특히 뉴욕 코코아의 순숏 포지션이 3년여 만의 최고 수준에 도달한 점은 향후 기상 변수나 공급 차질이 확인될 경우 급격한 반등 가능성을 높인다. 반대로 북미와 유럽의 분쇄량 부진이 이어질 경우, 공급 우려가 있어도 가격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코코아 가격은 당분간 기상 리스크와 수요 둔화가 맞서는 높은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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