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시황] ICE 뉴욕 12월물 코코아 선물(CCZ25)은 -3.73%(-285달러) 하락한 반면, ICE 런던 12월물 코코아 선물(CAZ25)도 -2.07%(-108파운드) 떨어지며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지역에 내린 비가 건조했던 기후를 완화해 코코아 나무의 개화(開花)를 촉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강우가 “주요 산지에서의 수확량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일 뉴욕 코코아 가격은 약 1.5주 만의 고점을 터치했으나, 가나와 나이지리아의 극심한 건조로 일부 열매가 시들었다는 우려가 해소되면서 단기 매물 출회가 이어졌다. ICE가 집계한 미국 항만의 코코아 재고도 월요일 208만418가방으로 4.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 공급 우려를 자극했으나 당일 가격 낙폭을 만회하진 못했다.
■ 주요 수급 변수
① 코트디부아르 수출 둔화
코트디부아르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9월 14일 누적 선적 물량은 182만t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지만, 작년 12월 +35% 급증세와 비교하면 크게 둔화됐다.
② 고가(高價)·관세 부담에 따른 수요 위축
스위스 초콜릿 업체 Lindt & Sprüngli는 7월 마진(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하향했고, 벨기에계 대형 원료업체 Barry Callebaut도 세 달 새 두 차례 판매량 전망을 낮췄다. 3~5월 분기 판매량은 -9.5%로 10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었다.
③ 몬델리즈(Mondelez) pod count
글로벌 제과회사 Mondelez는 최근 조사를 토대로 서아프리카 열매 수(포드 카운트)가 5년 평균 대비 7% 상회해 “전년보다 뚜렷한 회복세”
라고 밝혔다.
④ 기상 악화 이력
지난 60일간 서아프리카는 1979년 이래 가장 건조했으며, 저온·건조 환경은 블랙 팟 병 확산과 성장 지연을 유발했다. 흑점병(black pod disease)은 열대 다습 환경에서 번식하지만, 갑작스러운 건조와 열 스트레스가 겹치면 병반이 더 깊어져 수확량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
■ 지역·연도별 생산 동향
가나 코코아위원회는 2025/26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65만t에 달할 것이라 추정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량이 -11% 감소한 30만5,000t으로 후퇴할 것이라 전망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3/24년 세계 공급 부족을 49만4,000t으로 상향했고, 재고 대비 분쇄 비율(Stocks-to-Grindings)은 46년 만의 최저치 27%로 추산했다. 반면 2024/25년엔 14만2,000t 규모의 잉여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 수요 축소 지표
유럽코코아협회(ECA)는 2분기 유럽 분쇄량이 -7.2%(331,762t)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코코아협회(CCA) 역시 -16.3%(176,644t)로 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북미 지역은 -2.8%(101,865t) 감소에 그쳤다. 분쇄량은 실제 소비 및 원료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선행지표다.
분석가들은 “코코아 가격 급등→제과업체 수익 압박→최종 소매가 인상→수요 위축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경우, 주가 및 선물가 모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용어‧제도 해설
ㆍICE(Intercontinental Exchange) :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상품·파생상품 거래소. 설탕, 커피, 코코아 등 소프트(soft) 상품 선물이 상장돼 있다.
ㆍ코코아 분쇄량(grindings) : 원두 형태의 코코아빈을 분쇄·가공해 버터·파우더·리커로 만드는 양을 의미한다. 통상 실제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ㆍ블랙 팟 병 : 고온다습 환경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건조 스트레스와 온도 변동이 반복될 때 병원균 저항력이 약해져 치사율이 높아진다. 감염 열매는 검게 변색돼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 기자 견해 및 전망
이번 강우로 단기적 가격 부담은 불가피하나, 여전히 재고 바닥과 병충해 리스크가 병존하고 있다. ICCO가 46년 만의 최저 재고율을 강조한 만큼, 기후가 조금만 다시 건조해지면 투기적 매수가 재차 유입될 수 있다. 반대로, 2024/25년 예상된 공급 과잉(142,000t)이 현실화될 경우 코코아 선물은 추가 조정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비용 전가에 실패한 초콜릿 제조사들의 실적 발표와 서아프리카 강우 패턴이 향후 수급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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