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선물시장에서 9월 인도 뉴욕 코코아(티커 CCU25)는 전 거래일 대비 -3.43%(-294달러) 하락한 8,280달러에, 런던 코코아(티커 CAU25)는 -3.41%(-197파운드) 내린 5,565파운드에 각각 거래되며 최근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정은 서아프리카 일부 산지에 “산발적 강우가 예보”됐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데 따른 것이다. 12일 기록했던 최근 2개월래 최고가는 서아프리카 가뭄 우려가 촉발했으나, 기상 모델이 단기적 강우 가능성을 시사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
가뭄 리스크 완화 가능성1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자료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가나 일대의 올 시즌 누적 강수량은 30년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고, 고온 현상까지 겹쳐 10월 시작되는 메인 크롭(main crop) 코코아 콩 꼬투리 발육에 차질이 우려됐다. 그러나 14일 기준 일부 지역에 40~60㎜의 국지성 비가 예보되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재고·수출·품질 변수
가격 지지 요인도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 항만에 보관 중인 ICE 모니터링 코코아 재고는 13일 224만 8,546포대로 2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고 감소는 공급 불확실성을 재확인시켜 저가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자료에 따르면, 10일 기준 2024/25 마케팅연도 누적 선적 물량은 178만 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지만,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35% 증가폭에 비하면 둔화됐다. 수출 속도 정체는 시장의 물리적 타이트니스 인식을 강화한다.
현재 수확 중인 미드 크롭(mid-crop) 품질 저하도 가격 지지 요인이다. 현지 가공업체들은 트럭 한 대 분량의 콩 중 5~6%가 불량이라며 매입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메인 크롭의 불량률이 1% 내외였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악화다. 네덜란드 Rabobank는 “늦게 도착한 우기가 생육 기간을 단축시켜 평균 9% 생산 감소(40만 t→36만 t)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이지리아·가나 생산 전망
세계 5위 생산국 나이지리아의 2025/26 시즌 생산량은 30만 5,000t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할 전망이다. 한편 세계 2위 가나의 Ghana Cocoa Board는 2025/26년 생산이 65만 t으로 8.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나 증산 전망은 단기적으로는 약세 재료지만 구조적 공급 부족을 완전히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요 악화: 초콜릿 업계 부진
수요 측에서는 Lindt & Sprüngli·Barry Callebaut 등 글로벌 초콜릿 제조사의 실적 악화가 부담이다. Barry Callebaut는 3개월 만에 두 번째로 연간 판매 전망을 낮췄으며, 3~5월 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9.5% 급감해 10년 만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또한 European Cocoa Association과 Cocoa Association of Asia가 발표한 2분기 분쇄량(그라인딩) 통계는 각각 -7.2%(331,762t)와 -16.3%(176,644t)로 시장 예상(-5%)보다 부진했다. 북미도 -2.8%(101,865t) 감소해 전 지역 동반 수요 위축을 확인시켰다.
글로벌 밸런스 시나리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시즌 공급 부족을 종전 -44만 1,000t에서 -49만 4,000t으로 확대 조정했다. 이는 60년 만의 최대치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14만 2,000t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고, 생산량도 7.8% 늘어난 484만 t으로 전망한다. 업계는 “기상 변수와 병해 충격이 반복될 경우 흑자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한다.
“단기적으로 기상 변화가 가격을 좌우하겠지만, 재고·품질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 – 서울 소재 한 선물사 애널리스트
분석: 본격적인 헷지 수요가 유입되는 9~10월 이전까지는 기상 뉴스 플로우가 즉각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재고 추이·그라인딩 데이터·환율 변동을 동시에 점검하는 다층적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ICE 뉴욕 선물과 런던 선물 간 스프레드(프리미엄)가 최근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차익거래 기회를 모색할만하다.
1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원자재·금융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글로벌 거래소 그룹이며, 코코아 선물은 뉴욕·런던 양시장에 상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