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가뭄 심화, 코코아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다

5월 인도결제(ICE) 뉴욕 코코아(CCK26)는 수요일 마감 기준 상승 +45포인트(+1.36%)로 거래를 마쳤고, 5월 인도결제(ICE) 런던 코코아(#7, CAK26)는 같은 날 하락 -17포인트(-0.68%)로 마감했다. 이로써 뉴욕 코코아는 2주 만에 고점을 기록했으나 런던 코코아는 초콜릿 수요에 대한 우려로 하방 압력을 받았다.

2026년 4월 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의 건조한 기상 상황이 코코아 가격을 지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모니터(African Flood and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2026년 3월 29일 기준으로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3분의 2 지역에 가뭄 조건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강수량은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가뭄 우려를 완화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수요 측면에서는 부활절(이스터) 시즌의 초콜릿 소비가 둔화하는 조짐이 가격을 제한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의 초기 집계에 따르면 이번 부활절 기간의 초콜릿 캔디 판매는 전년 대비 약 -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부활절은 초콜릿 소비가 집중되는 계절적 수요 시기라는 점에서 이러한 판매 감소는 시장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한편 선물시장 참여자들의 포지셔닝도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주 공개된 주간 거래자 포지션(Commitment of Traders, COT) 보고서에서 펀드는 런던 코코아에 대한 순쇼트 포지션을 2,077계약 추가해 총 30,375계약의 순공매도 상태를 기록했다. 이는 4년 넘게 가장 큰 규모의 순쇼트다. 과도한 쇼트(공매도) 포지션은 단기적으로 쇼트 커버링(숏커버링)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

지정학적 요인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차단은 비료 공급 차질을 초래해 전 세계 운임과 보험료, 연료비 상승을 불러왔고, 이로 인해 코코아 수입업자들의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 운임·보험·연료비 상승은 최종적으로 원자재 수입비용을 높여 코코아 가격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공급 측면의 구체적 수치도 가격 지지 요인과 상충 요인을 동시에 보여준다. 아이보리코스트의 누적 수출 자료에 따르면 2025/26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3월 29일) 동안 농민들이 항구로 선적한 코코아 물량은 1.43백만톤(MMT)으로, 전년 동기(1.44MMT)보다 -0.7% 감소했다. 그러나 동시에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창고 재고는 수요일 기준 2,365,789자루로 집계돼 8.25개월분의 재고라는 다소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재고 증가는 가격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최근 3주간 코코아 가격은 공급 호조 기대 등으로 압력을 받았으며, 지난주 목요일에는 3주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농업·정책적 변수들도 주목된다. 가나는 2025/26 수확기에 대해 농민에게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아이보리코스트는 이번 달 시작된 중간 수확분부터 적용되는 농민 지불액을 57%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정책 변화는 글로벌 공급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수요 지표를 보면, 세계적인 초콜릿 제조업체와 제과 산업의 원료 수요가 약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벌크(대량) 초콜릿 제조사인 배리칼보(Barry Callebaut AG)는 11월 30일로 끝난 분기에서 코코아 부문의 판매량이 -22% 감소했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시장 수요의 부진과 수익성이 높은 부문으로의 우선 배치”를 이유로 들었다. 가공(Grinding) 통계도 약세를 시사한다. 유럽코코아협회는 4분기 유럽의 코코아 가공량이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304,470톤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는 12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실적이다. 아시아는 4분기 가공량이 -4.8% 감소한 197,022톤, 북미는 같은 기간 +0.3% 증가한 103,117톤을 기록했다.

한편, 나이지리아의 수출 증가와 생산 전망도 가격에 하방 압력을 제공한다. 블룸버그는 12월 나이지리아의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54,799톤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 수확기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톤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해 지역별 변동성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긍정적(강세) 요인으로서 아이보리코스트는 2025/26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1.85MMT) 대비 -10.8% 감소한 1.65MMT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기관인 라보뱅크(Rabobank)는 2025/26 글로벌 코코아 흑자 전망치를 11월의 328,000톤에서 250,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4/25 글로벌 코코아 흑자 추정치를 11월의 49,000톤에서 75,000톤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같은 기간 전 세계 생산량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4.7MMT로 추정됐다. 시장조사기관 스톤엑스(StoneX)는 2025/26 시즌의 글로벌 잉여를 287,000톤, 2026/27 시즌에 267,000톤의 흑자를 예측하기도 했다.


용어 설명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 등에서 거래되는 주요 선물거래소를 의미하며 코코아 선물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시장이다. COT(Commitment of Traders)는 상품선물시장 참여자들의 포지션(매수·매도) 현황을 주간 단위로 집계한 보고서다. Grinding(가공)은 생(원두) 코코아를 정제·제분해 코코아 매스·분말 등을 생산하는 과정을 뜻하며, 제과업계의 원료 수요를 파악하는 핵심 지표다. MMT는 백만톤(Million Metric Tons)을, 창고 재고의 단위인 “자루(bags)”는 보통 1자루당 62.5kg(철저한 표준은 거래소 규정에 따름)의 규격으로 집계된다.

전망 및 영향 분석

서아프리카의 가뭄 심화는 단기적으로 코코아 공급의 불확실성을 높여 가격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농작물 수확량이 줄어들면 항구로의 선적 물량이 감소해 시장이 빠르게 재평가될 수 있다. 반면 현재의 높은 ICE 재고와 글로벌 수요 둔화는 상반된 힘으로 작용해 가격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 특히 제과업체들의 판매량 감소와 가공량 위축은 구조적 수요 약화 신호로 해석되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방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또한 펀드의 과도한 순쇼트 포지션은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만약 단기간에 공급 우려가 현실화되면 쇼트 포지션의 급격한 청산(숏커버링)이 발생해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 반대로 소비자 수요 회복이 지연되거나 재고 수준이 계속 유지되면 추가 하락 압력도 가능하다.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촉발된 비료·운임·보험·연료비 상승은 농업 생산비를 높여 장기적으로는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으나, 이러한 비용 증가가 즉시 소비자가격으로 전가될지는 수출입 구조와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정책적 측면에서 가나와 아이보리코스트의 농민 지불 삭감은 단기적으로 국가 재정·시장 조정 목적이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농민의 생산 의욕과 재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향후 생산량 추가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코코아 가격의 방향성은 기상(특히 우기 강수량 회복 여부), 제과업체의 수요 회복 속도, 펀드 포지셔닝의 변화, 그리고 물류 및 비료 비용 추이에 달려 있다.

요약적 시사점

현재 시장은 공급 측 리스크(가뭄·정책 변화)와 수요 측 약세(소비 둔화·가공량 감소)가 충돌하는 구도를 보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상 악화와 지정학적 비용 상승이 가격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며, 그 과정에서 투자자 포지셔닝이 가격 급등락을 촉발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소비 회복 여부와 생산 인센티브(농민 보조·가격)가 가격 안정성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기사 작성일 기준으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이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추가 정보는 각 기관의 공시 및 보고서를 통해 확인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