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시황 : 2026년 3월 인도상품거래소(ICE) 뉴욕 코코아 선물 (티커: CCH26)은 하락폭 -429포인트(-6.83%)를 기록했고, 2026년 3월 ICE 런던 코코아 #7 (티커: CAH26)는 종가 기준 -321포인트(-7.05%)로 마감했다.
2025년 12월 15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지역의 강우와 계절적 하르마트(Harmattan) 계절풍의 지연이 코코아 작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선물시장에서는 롱 포지션 청산(롱 리퀴데이션)이 촉발되어 코코아 선물가격이 급락했다.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코코아 농가들은 비와 햇빛이 적절히 섞인 기상여건이 코코아 꼬투리의 발육을 돕고 있다고 보고했다.
수출물량의 증가도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아이보리코스트는 이번 새로운 마케팅시즌(10월 1일~12월 14일) 동안 항구로 반입된 코코아 물량이 895,544MT로 집계되어 같은 기간 전년도의 894,009MT보다 +0.2% 증가했다. 아이보리코스트는 세계 최대의 코코아 생산국이다.
최근 몇 주간 코코아 가격은 글로벌 공급 전망이 타이트해진다는 인식에 힘입어 급등했으나, 이번 급락은 계절적 요인과 물량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잉여 추정치를 142,000MT에서 49,000MT로 하향 조정했고, 같은 기간 전세계 생산 추정치는 4.84MMT에서 4.69MMT로 하향했다는 점이 과거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었다. 또한 Rabobank도 2025/26년 글로벌 잉여 추정치를 328,000MT에서 250,000MT로 낮춤으로써 공급 우려를 부각시켰다.
반면 재고 측면에서는 지지 요인이 존재한다. ICE가 모니터하는 미국 항구 내 코코아 재고는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1,659,110개 백(bags)으로 집계되어 8.75개월 분 수준의 저점을 기록했다.
한편, 지수 편입 영향도 주목된다. 뉴욕 코코아 선물이 1월부터 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BCOM)에 포함될 예정으로, 이를 추종하는 수동형 컴머디티 펀드의 매수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시티그룹은 NY 코코아 선물의 BCOM 편입으로 1월 첫 주까지 최대 약 20억 달러(약 $2bn) 수준의 매수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공급 여건의 풍부함은 가격 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11월 19일 코코아 가격은 서아프리카의 풍작 기대에 따른 공급 우려 완화로 1.75년 만의 근월물 저점까지 떨어졌다. 농가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보리코스트의 코코아 나무 생육이 양호했고 건조한 날씨는 수확한 원두의 건조 작업을 돕는 효과를 냈다. 가나에서도 양호한 기상으로 코코아 꼬투리(포드)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는 현장 보고가 있었다.
글로벌 제과업체인 몬델리즈(Mondelez)는 서아프리카의 최신 코코아 포드 카운트가 5년 평균 대비 +7%이며 “작년 수확보다 실질적으로 더 많다”고 밝혔다. 주력 산지인 아이보리코스트의 주요 수확(메인 크롭)은 막 시작되었으며 농가들은 품질에 대해 낙관적이라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정책·무역 리스크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11월 26일 유럽 의회는 산림파괴 방지 규정(EUDR)의 시행을 1년 연기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EUDR은 대두·코코아 등 주요 원자재의 수입이 산림파괴와 연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로, 연기가 결정되면서 당분간 EU국가들의 일부 아프리카·인도네시아·남미산 농산물 수입이 계속 허용되어 공급이 풍부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11월 14일 미국 행정부는 미국에서 재배되지 않는 품목에 대한 10% 상호 관세를 철회했으며, 브라질발 식품 수입에 대해 부과되던 40% 관세도 철회했다. 브라질은 세계 상위 10개 코코아 생산국 중 하나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약세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10월 30일 초콜릿 기업 허쉬(Hershey)의 최고경영자는 할로윈 시즌 초콜릿 판매가 “실망스러웠다”고 언급했다. 참고로 할로윈은 2024년 미국 사탕(캔디) 연간 매출의 약 18%를 차지하는 기간으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시아 코코아협회는 10월 17일 발표에서 3분기 아시아의 코코아 그라인딩(원두 분쇄량)이 -17% y/y로 183,413MT에 그쳐 9년 만의 최저 수준을 보였다고 전했고, 유럽 코코아협회는 10월 16일 3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4.8% y/y로 337,353MT에 불과해 1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북미의 경우 국가 제과협회가 발표한 3분기 그라인딩은 +3.2% y/y로 112,784MT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이는 새로운 보고 기업의 추가가 통계에 반영된 측면이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시장조사기관 Circana의 데이터에 따르면 북미의 초콜릿 캔디 판매량은 9월 7일로 끝나는 13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1% 이상 감소했다.
한편, 서아프리카 외 주요 산지의 생산 변화도 주목된다. 나이지리아(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는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의 전망치에서 2025/26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MT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나이지리아의 9월 코코아 수출량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14,511MT로 보고되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년 전세계 코코아 적자를 -494,000MT로 상향 조정하며 60년 만에 최대 적자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ICCO는 2023/24년 전세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2.9% 감소해 4.368MMT라고 집계했고, 스톡스 투 그라인딩스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은 46년 만의 최저치인 27.0%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후 ICCO는 금요일 기준으로 2024/25년에는 49,000MT의 잉여를 추정하며 4년 만에 처음으로 잉여 전환을 예측했고, 동일 기간 글로벌 생산은 +7.4% 증가한 4.69MMT로 제시했다.
투명성 공지 : 기사 게재일 기준으로 본 보도를 집필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상품 관련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용어 설명
하르마트(Harmattan) : 서아프리카 계절풍으로 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북동계열 바람을 일컫는다. 코코아 수확과 건조에 영향을 미치며, 통상 하르마트의 시기와 강도는 작황 품질에 중요한 변수이다.
ICCO(국제코코아기구) : 전세계 코코아 시장 통계와 전망을 제공하는 국제기구로, 생산·재고·수요 자료가 국제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ICE : 인테라컨티넨털 익스체인지(Intercontinental Exchange)의 약자이며, 주요 작물과 금속의 선물거래를 제공하는 거래소다.
BCOM(블룸버그 커머디티 인덱스) : 여러 원자재 선물의 가격을 가중치로 집계하는 지수로, 지수 편입은 추종 자금의 매수 유입을 촉발할 수 있다.
그라인딩(Grinding) : 코코아 원두를 분쇄·처리해 초콜릿 원료로 전환하는 공정으로, 그라인딩 수치는 최종 제품 수요의 직접적 지표로 활용된다.
전망과 영향 분석 : 단기적으로 이번 강우와 하르마트 지연, 항구 반입 증가 등은 공급 우려 완화와 즉각적인 하방 압력을 촉발해 선물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구조적 요인들—예컨대 ICE 재고의 저점 수준, ICCO가 제시한 최근의 생산·재고 통계, 그리고 1월로 예정된 BCOM 편입에 따른 잠재적 패시브 자금 유입—은 향후 급격한 가격 반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티그룹의 추정치(약 20억 달러)는 특히 유동성 부족 시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중기·장기 관점에서는 수요 전망이 불확실한 점이 중요한 리스크다. 유럽·아시아의 그라인딩 감소와 북미의 판매 부진 신호는 구조적 수요 약화를 시사할 수 있으며, 이는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방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반대로 아프리카 주요 생산국의 병충해, 기후 이상 등 생산 차질 발생 시에는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며 가격이 다시 상승할 여지도 있다.
정책 변화도 가격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 EUDR 연기와 미국의 관세 철폐는 당분간 글로벌 공급을 원활하게 해 가격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공급을 위한 규제 환경과 무역정책은 생산비와 유통구조에 변동을 줄 수 있어 농가소득과 산지가치에 영향이 예상된다.
시장 참여자에 대한 시사점 : 제과업체와 코코아 트레이더는 단기적으로는 가격 하락을 활용한 헤지·구매 기회를 모색할 수 있으나, 1월 지수 편입에 따른 유동성·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산지국 정부와 농가 입장에서는 수확시기·품질 관리와 더불어 단기 가격 변동이 실질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재고 지표, ICCO·Rabobank의 최신 전망, 그리고 그라인딩과 소비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약 정리 : 서아프리카의 우호적 기상과 항구 반입 증가로 코코아 선물가격이 급락했지만, 재고 저점과 지수 편입 가능성 등은 향후 가격 변동성을 높일 요인으로 남아 있다. 공급 측면의 계절적 호전과 정책적 요인, 그리고 수요 측의 회복 여부가 향후 가격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