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서브웨이(Subway)가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다. 회사는 7월 28일부로 버거킹·드리븐브랜즈 출신의 조너선 피츠패트릭(Jonathan Fitzpatrick)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다고 21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2025년 7월 2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2024년 말 퇴임한 전임 CEO 존 치드시(John Chidsey)의 후임을 찾기 위해 수개월간 진행된 내부·외부 물색 작업의 결과다. 치드시는 재임 5년 동안 회사를 이끌며 2023년 9억 6,000만 달러 규모로 로어크캐피털(Roark Capital)에 회사를 매각하는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킨 바 있다.
■ 신임 CEO의 이력과 전문성
피츠패트릭은 12년 넘게 자동차 애프터서비스 기업 드리븐브랜즈(Driven Brands)를 이끌며 성장 전략, 브랜드 재정비, 프랜차이즈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해 온 인물이다.
그는 드리븐브랜즈 CEO 재임 중 “규모의 경제는 장기 생존의 관건”이라는 신조를 강조하며 5건 이상의 인수합병(M&A)과 다수 브랜드 리포지셔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전에는 버거킹(Burger King)에서 브랜드·운영 총괄(Chief Brand & Operations Officer)을 역임했고, 더 앞서 매장 운영·해외 개발·마케팅 부문을 순차적으로 담당하며 글로벌 QSR(Quick Service Restaurant) 업계 노하우를 쌓았다.
그가 드리븐브랜즈를 떠난 시점은 2025년 초로, 서브웨이 측은 “프랜차이즈 운영 최적화와 글로벌 시장 확장 경험을 겸비한 리더”라고 평가했다. *QSR 업계에서는 버거킹·서브웨이·맥도날드 등 신속 조리·테이크아웃 중심 체인점을 일컫는다.
■ 전임 경영진과의 공통분모
흥미롭게도, 치드시 역시 버거킹 CEO 출신이다. 그는 2010년대 초 3G 캐피털(3G Capital)의 버거킹 인수 과정에서 경영을 담당했고, 이후 3G가 캐나다 커피 체인 ‘팀 호턴스’를 합병해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estaurant Brands International, RBI)를 출범시키는 기반을 다져 QSR 업계에 이름을 남겼다.
서브웨이는 “두 리더 모두 버거킹에서 얻은 대형 프랜차이즈 경영 경험을 서브웨이 체질 개선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수 이후 첫 외부 수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서브웨이가 직면한 시장 환경
서브웨이는 미국 내 19,500여 개 매장을 보유해 지점 수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 패스트푸드 체인이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이후 타 브랜드 및 ‘패스트캐주얼’(fast-casual) 업태가 급성장하면서 점유율 하락세를 겪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노믹(Technomic)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서브웨이의 매출은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더욱이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외식 빈도를 줄이고, 외식 시에도 ‘가성비’가 높은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러한 할인 공세는 이미 영업이익률이 낮은 QSR 업계에서 수익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 로어크캐피털과 사모펀드 모델
이번 인사 배경에는 모회사 로어크캐피털의 전략도 자리한다. 로어크는 던킨 도너츠·애틀랜타 훙리브랜드 등 소비재·외식 포트폴리오에 특화된 미국계 사모펀드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는 투자자금을 모아 경영권을 인수·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재매각(exit)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움직인다.*한국어로는 ‘PEF(사모펀드)’로 불린다. 로어크는 서브웨이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피츠패트릭에게는 ‘가치 제고 후 엑시트’라는 분명한 미션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 향후 과제와 전망
전문가들은 피츠패트릭이 메뉴 혁신·디지털 주문 플랫폼 고도화·글로벌 리모델링 같은 복합 과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본다. 특히 매장수가 많은 만큼 본사 주도로 매장 리뉴얼 CAPEX(설비투자)를 지원하되, 가맹점주와의 ‘윈-윈’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소비자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정가(policy)·프로모션 믹스의 정교화, 경쟁사와 차별화된 브랜드 포지셔닝이 요구된다. 피츠패트릭은 “서브웨이의 신선함·맞춤형 샌드위치라는 원천 강점을 재점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식·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피츠패트릭이 드리븐브랜즈 시절 구사한 ‘멀티 브랜드 시너지’ 전략—여러 브랜드를 하나의 데이터·마케팅 플랫폼으로 묶어 고객 LTV(Lifetime Value)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서브웨이에도 적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 결론
결국 버거킹·드리븐브랜즈 경력을 거친 피츠패트릭의 선임은 서브웨이가 맞닥뜨린 매출 정체, 치열해진 경쟁, 비용 압박을 돌파하기 위한 ‘체질 개선 카드’로 읽힌다. 로어크캐피털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그가 어떤 재무·브랜드 전략을 내놓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